Kiss away

이은석200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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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의 주인공이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거야." 라고. 아직도 보지 못한 영화지만 가장 흔하고, 또 간단명료한 이별의 형태는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임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턱을 끌어당기고 이마에 힘을 가득 주며, 고집스럽게 네 말이 끝날 때까지 눈을 감지 않으려 애썼다.
네가 나지막히 덧붙인 미안해. 라는 한 마디를 듣고 나서야, 나는 눈을 감고 숨을 몰아쉬며 생각했다.
너는 미안하니까 등을 돌려 떠나고, 나는 오래 남겨져야 하는 것이라고. 나는 아직도 네게 미안하지 않으므로, 내가 또 다른 누군가에 마음을 내주고 돌려받으려 쫓아다니다 지친 무릎을 끌어안을 때쯤,


문득 잊어버린 너를 떠올리고 미안해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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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는 말은 어떤 말일까.
가해자로서 나 자신에게 미안하다는 말일까.
이미 당신에게 저질러진 상처들에 대해서, 돌이킬 수 없게 된 삶의 어떤 부분들에 대해서, 눈돌리고 한 발자국 물러서고 싶다는 말일까?

나와 함께 했던 그 몇 다발의 시간들에 의해서 당신에게 가해진 어떤 것들에 대해 그걸 책임질 사람은 이제 내가 아니라 혼자 남게 될 당신이어야 한다는 고급스러운 암시일까?

그래서 나는 이제 널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일까, 혹은 어쨌든 그때 내가, 그때 만큼은 정말, 정말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