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와 미스터키튼에서의 영화 뺨치는 연출력과 리얼리티한그림체, 뒷통수를 치는 반전으로 가득한 이야기들이 인상적인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 20여권에 이르는 장편으로 8년만인 2006년에 연재가 종료되었다. 얼마전에 일본자체에서 영화로 컨버전된 작품이현재 네이버 배너광고로 요란하게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을보아 한국의 극장가에서 개봉되었음을 짐작 할 수 있었다. 때문에, 한동안 나의 주 관심사였던 이 작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예전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이 자리를 빌어 정리해 볼 필요를 느꼈다. 많은이들이 이 작품을 명작으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나 역시도 처음엔 별 의구심 없이 흥미진진한 내용에몰입하여 재미있게 읽었으니까. 게다가, 대부분의 어린시절 한번쯤 해 보았을친구들과의 비밀기지와 공상놀이가 후일 세계를 움직이는거대 사건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섬뜩한 스토리라니. 일본에선 과거와 현실을 엮는 스토리가 너무 흔해서 B급 작품의 특징으로 취급될 만큼 진부하게 받아들여 지지만,그 진부함을 우라사와 나오키 특유의 서사적이고 섬세한 화법으로풀어내어 극복하고 읽는이들로 하여금 엄청난 흡인력을 부여한다. 그러니까 2000만권이나 팔렸지. 이 작품 속에서는친구, 유년의 추억, 아폴로11호, 록스타, 세계정복,엑스포(만국박람회) 가상현실 게임, 인간애, 소외,광신도, 암살, 테러, 세계대통령, 봉인된 비밀등공감과 흥미를 불러일으킬만한 왠만한 요소들은 모두 있다. 하지만, 이 만화를 끝까지 다 본 후에 내가 느낀점은,이 만화의 내용이 생각보다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이다. 마치 극중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서브 리미널]처럼,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을 주파수 조작으로 숨겨서듣고있는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그 메세지에 세뇌되게 만드는,그러한 숨겨진 요소들이 여기저기서 보이더란 말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일제의 군국주의의 합리화 갑자기 무슨 강아지 풀 뜯어먹는 소리냐고 하겠지만,이 작품에 대해 아는 이들은 다음에 대해 잘 생각해 보자.증거제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소의 스포일러가들어간 글이니, 미리 줄거리를 알면 재미가 반감된다고 생각하는이들은 읽지 않는 것을 권유하는 바이다. 1. 비밀기지는 군국주의의 환상 켄지일행이 만든 풀들을 엮어만든 비밀기지는 다름아닌,일제의 군대를 상징한다. 한때 일본의 국민들이 그랬던것 처럼, 대일제국을 꿈꾸며 각 일원들이 천황의 깃발아래군대에 육체적,물질적,정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충성을 한다.그것은 만화책, 라디오, 성인잡지등의 자신들의 보물들을한자리에 모아놓고 그들만이 공유함으로서 소속감을 강화시는극중 모습과 명확하게 일치한다. 그리고 그들은상상을 실현할 예언서(군사계획)를 함께 만들어 나간다. 2. '친구' 마크는 욱일승천기를 상징한다. 정의를 지키는 비밀결사대의 일원임을 상징하는 이 마크는처음 켄지 일행들에 의해 만들어 지지만, 켄지들과 함께 놀고싶어 했으나, 유난히 경계심과 자기과시욕이 강해 남들과어울리기 힘든 성격의 후쿠베는 우연히 그들의 기지에 침입하여그들의 예언서(군사계획)를 보고 신예언서(침략계획)를만들어 구체화 시키고, 그들이 만든 마크(욱일승천기)까지도용하여 자기들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것은 처음 일본의 군사주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한 순수한목적으로 정의로운 세력(켄지파)에 의해 만들어 졌으나,삐뚤어진 우익집단(후쿠베파)에 의해 변질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마크를 찾아오자고 한다.그것은 패전과 만행으로 얼룩진 욱일승천기의 어두운 역사를지우고 우리의 영광스러운 증표로 되찾자는 뜻으로 해석되어진다. 3. 얀보와 만보는 미군 또래 아이들보다 압도적인 체격과 힘을 가진 쌍둥이 형제얀보와 만보는 틈만나면 켄지일행을 자기들의 레슬링 기술의실험체로 삼아 괴롭히기 일쑤다. 결국 그들을 피해서 놀기 위해만든 비밀기지도 결국 얀보와 만보에 의해 파괴되어 버리고 만다.(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극중에선 그 즉시 모두 힘을 합쳐 쌍둥이에게 대항하지만 패하고대신 그들의 상징인 깃발을 세움으로써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킨다.이후, 켄지파는 각자의 갈길을 찾아가는 일원들로 인해 해산된다.(일본의 패전, 무조건 항복선언)그날의 추억을 잊지못해 새로운 비밀기지(자위대)를 만들고다시 놀려는 요시츠네의 눈물겨운 노력도 헛수고가 되어버린다.(전후 일본의 모습) 설상가상으로 성인이 된 얀보와 만보는 일본을 장악한후쿠베의 우민당과 붙어먹는 짓까지 벌인다. 하지만 그 모든 행위는어렸을땐, 철없어서 괴롭혔던 것이고 커서는 기업운영상어쩔 수 없는 것들이었음을 받아들이며 우민당 타도에 힘을 합쳐결국 성공하고 그들과도 친구가 된다.(과거 적국이었고 원자탄까지 먹인 미국과 놀아먹는 현 일본) 이것은, 어린시절과 성인시절의 얀보&만보와 켄지와의 관계는각각 미국과 일본의 전쟁세대, 전후세대를 시사하는 것이다.과거에 어떤 사이였든 필요하면 받아들인다?이건 진보적인 발상인지, 자존심도 없는 것인지.. 4. 후쿠베의 세계정복은 일제침략의 정당화. 앞서 말했듯 후쿠베는 일본의 우익을 대변한다. 순수 국방의목적으로 만들어진 일본군을 제국주의로 타락시켜전세계를 혼란과 공포, 광분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었던2차 세계대전처럼, 극중에선 종교적인 형태를 띈교주로 군림하여 신도들로부터 자본과 기술과 노동력을거의 무한정 흡수하여 정치적, 기업적인 색채까지 가진 거대한세력을 만든다. 그리고 예언을 세우고 예정대로 테러를 일으킨다.(옴 진리교)나아가 그것을 자신들의 힘으로 막아 정의의 세력으로군림하는 자작극에 성공하여 전국민의 90%이상의 지지를 받는최고 최대의 정당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반분자 타도와자신들을 존재를 더욱 신격화 시키기 위해 전인류의 절반이상을멸종시키기에 이른다. 이후 세계경제는 몰락하고 우민당중심으로 적이 없는 절대권력의 세계가 열리게 되지만그 실상은 실로 아이의 장난스러운 발상 이상도 이하도 아닌조악하고 유치한 세계의 모습으로 그려진다.(우라사와 나오키는 독재에는 찬성하지 않는듯) 5. 일본인의, 일본인에 의한, 일본인을 위한공상과학 미스테리물 결국엔 어른이 된 켄지파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통감하고일체의 사명감으로 뭉쳐 후쿠베파를 타도하고 세계를 구원한다. 교황도 감복시키고, UN도 속일 정도의 거대한 음모는 결국,누구나 해봤을 법한 순진한 어린이들의 놀이에서 발상되어구체화되어 결국 일본인들이 세상을 계획하고, 일본인들이리드하고, 일본인들이 멸망시키고, 일본인들이 구한다는 내용. 과거와 현실을 오가며 거대하게 엮은 세기말적 분위기를그린 작품 치고는 연재의 막바지로 갈수록 주제의식도긴장감도 흐물흐물해 지더니, 결국엔 가상게임에 들어가이미 죽고 없는 친구에게 '너한테 누명씌우고 무시했던거미안했어'이 한마디로 모두 정리되는 김빠지는 마무리.. 후쿠베 사후에 별다른 반전도 없는 내용을 질질 끈 것 부터가문제였지만, 중성자폭탄까진 가지 말았어야 했다. 과거 일제가 했던 일들도, 결국엔 어느 철없는 어린아이의망상스러운 장난과 같은게 아니냐고, 그러니까용서할 수 있는거 아니냐고.. 세계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자폐적인일본중심의 세계관부터 버려라. 다 좋다 이거다. 하지만 아직은, 아직도 일본인들에게서 그런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모든 동아시아 국가들이느끼는 공통된 감정일 것이다. 무조건 용서 할 수 없는게 아니라 지금까지의일본의 뻔뻔한 태도는 결코 반성과 사죄의 의미로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엄연한 국제사회의 평론이다.독일의 반만큼만 성의를 보였으면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비단 이 작품 뿐이 아니라세계정상 수준의 제작력을 보유한 일본의 창작물인 소설,만화,애니등전반적인 매체에서, '과거는 잊자, 인간은 모두 똑같다,우리도평화를 원한다'는 메세지를 외쳐대면서,한편으론 여전히 과거 군국주의에 대한 환상, 야마토전함,일제관례, 나치찬양 요소들이 곳곳에 서브리미널 처리되어 있고그러한 것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한국인들의 뇌리에침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 일본,일본인,일본만화 무지 좋아한다. 하지만그들의 극우적 취향까지 사랑 할 순 없다.극우에 대한 경계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멘발의겐, 반딧불의묘는 전쟁도발국 일본이 패전후의모습을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위장했음에 경종을 울리는모습들이 보였지만, 신기하게도 일제 군국주의를 속편하게재구성하여 정당화 하고, 마음대로 일본이 세계를 가지고 노는엄청난 과대망상적인 사상이 담긴 20세기소년을 보고명작이라고 환호하는 이들을 보면, 솔직히 좀 걱정된다.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인가? 지금까지 열심히 쓴 글이지만,부디 이 글이 나의 삽질에 불과한확대해석이길 간곡히 바라는 바이다. 2008 08 31정동규
[리뷰]20세기소년의 재해석
몬스터와 미스터키튼에서의 영화 뺨치는 연출력과 리얼리티한
그림체, 뒷통수를 치는 반전으로 가득한 이야기들이 인상적인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
20여권에 이르는 장편으로 8년만인 2006년에 연재가 종료되었다.
얼마전에 일본자체에서 영화로 컨버전된 작품이
현재 네이버 배너광고로 요란하게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아 한국의 극장가에서 개봉되었음을 짐작 할 수 있었다.
때문에, 한동안 나의 주 관심사였던 이 작품에 대해서 다시 생각
하게 되었고, 예전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정리해 볼 필요를 느꼈다.
많은이들이 이 작품을 명작으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나 역시도 처음엔 별 의구심 없이 흥미진진한 내용에
몰입하여 재미있게 읽었으니까.
게다가, 대부분의 어린시절 한번쯤 해 보았을
친구들과의 비밀기지와 공상놀이가 후일 세계를 움직이는
거대 사건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섬뜩한 스토리라니.
일본에선 과거와 현실을 엮는 스토리가 너무 흔해서 B급 작품
의 특징으로 취급될 만큼 진부하게 받아들여 지지만,
그 진부함을 우라사와 나오키 특유의 서사적이고 섬세한 화법으로
풀어내어 극복하고 읽는이들로 하여금 엄청난 흡인력을 부여한다.
그러니까 2000만권이나 팔렸지.
이 작품 속에서는
친구, 유년의 추억, 아폴로11호, 록스타, 세계정복,
엑스포(만국박람회) 가상현실 게임, 인간애, 소외,
광신도, 암살, 테러, 세계대통령, 봉인된 비밀등
공감과 흥미를 불러일으킬만한 왠만한 요소들은 모두 있다.
하지만, 이 만화를 끝까지 다 본 후에 내가 느낀점은,
이 만화의 내용이 생각보다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이다.
마치 극중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서브 리미널]처럼,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을 주파수 조작으로 숨겨서
듣고있는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그 메세지에 세뇌되게 만드는,
그러한 숨겨진 요소들이 여기저기서 보이더란 말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일제의 군국주의의 합리화
갑자기 무슨 강아지 풀 뜯어먹는 소리냐고 하겠지만,
이 작품에 대해 아는 이들은 다음에 대해 잘 생각해 보자.
증거제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소의 스포일러가
들어간 글이니, 미리 줄거리를 알면 재미가 반감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읽지 않는 것을 권유하는 바이다.
1. 비밀기지는 군국주의의 환상
켄지일행이 만든 풀들을 엮어만든 비밀기지는 다름아닌,
일제의 군대를 상징한다. 한때 일본의 국민들이 그랬던
것 처럼, 대일제국을 꿈꾸며 각 일원들이 천황의 깃발아래
군대에 육체적,물질적,정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충성을 한다.
그것은 만화책, 라디오, 성인잡지등의 자신들의 보물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그들만이 공유함으로서 소속감을 강화시는
극중 모습과 명확하게 일치한다. 그리고 그들은
상상을 실현할 예언서(군사계획)를 함께 만들어 나간다.
2. '친구' 마크는 욱일승천기를 상징한다.
정의를 지키는 비밀결사대의 일원임을 상징하는 이 마크는
처음 켄지 일행들에 의해 만들어 지지만, 켄지들과 함께 놀고
싶어 했으나, 유난히 경계심과 자기과시욕이 강해 남들과
어울리기 힘든 성격의 후쿠베는 우연히 그들의 기지에 침입하여
그들의 예언서(군사계획)를 보고 신예언서(침략계획)를
만들어 구체화 시키고, 그들이 만든 마크(욱일승천기)까지
도용하여 자기들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것은 처음 일본의 군사주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한 순수한
목적으로 정의로운 세력(켄지파)에 의해 만들어 졌으나,
삐뚤어진 우익집단(후쿠베파)에 의해 변질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마크를 찾아오자고 한다.
그것은 패전과 만행으로 얼룩진 욱일승천기의 어두운 역사를
지우고 우리의 영광스러운 증표로 되찾자는 뜻으로 해석되어진다.
3. 얀보와 만보는 미군
또래 아이들보다 압도적인 체격과 힘을 가진 쌍둥이 형제
얀보와 만보는 틈만나면 켄지일행을 자기들의 레슬링 기술의
실험체로 삼아 괴롭히기 일쑤다. 결국 그들을 피해서 놀기 위해
만든 비밀기지도 결국 얀보와 만보에 의해 파괴되어 버리고 만다.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
극중에선 그 즉시 모두 힘을 합쳐 쌍둥이에게 대항하지만 패하고
대신 그들의 상징인 깃발을 세움으로써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킨다.
이후, 켄지파는 각자의 갈길을 찾아가는 일원들로 인해 해산된다.
(일본의 패전, 무조건 항복선언)
그날의 추억을 잊지못해 새로운 비밀기지(자위대)를 만들고
다시 놀려는 요시츠네의 눈물겨운 노력도 헛수고가 되어버린다.
(전후 일본의 모습)
설상가상으로 성인이 된 얀보와 만보는 일본을 장악한
후쿠베의 우민당과 붙어먹는 짓까지 벌인다. 하지만 그 모든 행위는
어렸을땐, 철없어서 괴롭혔던 것이고 커서는 기업운영상
어쩔 수 없는 것들이었음을 받아들이며 우민당 타도에 힘을 합쳐
결국 성공하고 그들과도 친구가 된다.
(과거 적국이었고 원자탄까지 먹인 미국과 놀아먹는 현 일본)
이것은, 어린시절과 성인시절의 얀보&만보와 켄지와의 관계는
각각 미국과 일본의 전쟁세대, 전후세대를 시사하는 것이다.
과거에 어떤 사이였든 필요하면 받아들인다?
이건 진보적인 발상인지, 자존심도 없는 것인지..
4. 후쿠베의 세계정복은 일제침략의 정당화.
앞서 말했듯 후쿠베는 일본의 우익을 대변한다. 순수 국방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일본군을 제국주의로 타락시켜
전세계를 혼란과 공포, 광분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었던
2차 세계대전처럼, 극중에선 종교적인 형태를 띈
교주로 군림하여 신도들로부터 자본과 기술과 노동력을
거의 무한정 흡수하여 정치적, 기업적인 색채까지 가진 거대한
세력을 만든다.
그리고 예언을 세우고 예정대로 테러를 일으킨다.(옴 진리교)
나아가 그것을 자신들의 힘으로 막아 정의의 세력으로
군림하는 자작극에 성공하여 전국민의 90%이상의 지지를 받는
최고 최대의 정당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반분자 타도와
자신들을 존재를 더욱 신격화 시키기 위해 전인류의 절반이상을
멸종시키기에 이른다. 이후 세계경제는 몰락하고 우민당
중심으로 적이 없는 절대권력의 세계가 열리게 되지만
그 실상은 실로 아이의 장난스러운 발상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조악하고 유치한 세계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우라사와 나오키는 독재에는 찬성하지 않는듯)
5. 일본인의, 일본인에 의한, 일본인을 위한
공상과학 미스테리물
결국엔 어른이 된 켄지파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통감하고
일체의 사명감으로 뭉쳐 후쿠베파를 타도하고 세계를 구원한다.
교황도 감복시키고, UN도 속일 정도의 거대한 음모는 결국,
누구나 해봤을 법한 순진한 어린이들의 놀이에서 발상되어
구체화되어 결국 일본인들이 세상을 계획하고, 일본인들이
리드하고, 일본인들이 멸망시키고, 일본인들이 구한다는 내용.
과거와 현실을 오가며 거대하게 엮은 세기말적 분위기를
그린 작품 치고는 연재의 막바지로 갈수록 주제의식도
긴장감도 흐물흐물해 지더니, 결국엔 가상게임에 들어가
이미 죽고 없는 친구에게 '너한테 누명씌우고 무시했던거
미안했어'이 한마디로 모두 정리되는 김빠지는 마무리..
후쿠베 사후에 별다른 반전도 없는 내용을 질질 끈 것 부터가
문제였지만, 중성자폭탄까진 가지 말았어야 했다.
과거 일제가 했던 일들도, 결국엔 어느 철없는 어린아이의
망상스러운 장난과 같은게 아니냐고, 그러니까
용서할 수 있는거 아니냐고..
세계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자폐적인
일본중심의 세계관부터 버려라.
다 좋다 이거다. 하지만 아직은, 아직도 일본인들에게서 그런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모든 동아시아 국가들이
느끼는 공통된 감정일 것이다.
무조건 용서 할 수 없는게 아니라 지금까지의
일본의 뻔뻔한 태도는 결코 반성과 사죄의 의미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엄연한 국제사회의 평론이다.
독일의 반만큼만 성의를 보였으면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비단 이 작품 뿐이 아니라
세계정상 수준의 제작력을 보유한 일본의 창작물인 소설,만화,애니등
전반적인 매체에서, '과거는 잊자, 인간은 모두 똑같다,우리도
평화를 원한다'는 메세지를 외쳐대면서,
한편으론 여전히 과거 군국주의에 대한 환상, 야마토전함,
일제관례, 나치찬양 요소들이 곳곳에 서브리미널 처리되어 있고
그러한 것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한국인들의 뇌리에
침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 일본,일본인,일본만화 무지 좋아한다. 하지만
그들의 극우적 취향까지 사랑 할 순 없다.
극우에 대한 경계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멘발의겐, 반딧불의묘는 전쟁도발국 일본이 패전후의
모습을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위장했음에 경종을 울리는
모습들이 보였지만, 신기하게도 일제 군국주의를 속편하게
재구성하여 정당화 하고, 마음대로 일본이 세계를 가지고 노는
엄청난 과대망상적인 사상이 담긴 20세기소년을 보고
명작이라고 환호하는 이들을 보면, 솔직히 좀 걱정된다.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인가?
지금까지 열심히 쓴 글이지만,
부디 이 글이 나의 삽질에 불과한
확대해석이길 간곡히 바라는 바이다.
2008 08 31
정동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