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는 지루함"

최고일200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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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지루함"

처음에는 거의 눈치를 채지 못해.

 

허나 어느 날 갑자기

아무것도 하고 싶은 의욕이 없어지지.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지.

한마디로 몹시 지루한 게야.

 

허나 이런 증상은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더 커지게 마련이란다.

 

하루 하루, 한 주일 한 주일이 지나면서

점점 악화되는 게지.

 

그러면 그 사람은 차츰 기분이 언짢아지고,

가슴 속이 텅 빈 것 같고,

스스로 이 세상에 대한 불만을 느끼게 된단다.

 

그 다음에는 그런 감정마저 서서히 사라져

결국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되지.

 

무관심해지고, 잿빛이 되는 게야.

 

온 세상이 낯설게 느껴지고,

자기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 같아지는 게지.

 

이제 그 사람은 화도 내지 않고,

뜨겁게 열광하는 법도 없어.

 

기뻐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아.

웃음과 눈물을 잊은 게야.

 

그러면 그 사람은 차디차게 변해서,

그 어떤 것도, 그 어떤 사람도 사랑할 수 없게 된단다.

 

그 지경까지 이르면 그 병은 고칠 수가 없어.

회복할 길이 없는 게야.

 

그 사람은 공허한 잿빛 얼굴을 하고

바삐 돌아다니게 되지.

 

회색 신사와 똑같아진단다.
그래, 그들 중의 하나가 되지.

 

그 병의 이름은 견딜 수 없는 지루함 이란다.

 

 

  미하엘 엔데   '모모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