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가수 박학기 “노래는 로또가 아니야…내 인생 존재의 이유”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200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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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가수 박학기 “노래는 로또가 아니야…내 인생 존재의 이유”       포크가수 박학기 “노래는 로또가 아니야…내 인생 존재의 이유”
포크가수 박학기 “노래는 로또가 아니야…내 인생 존재의 이유”딸에게 바치는 노래 ‘비타민’ 박학기

‘긍정의 힘’. 미국의 조엘 오스틴 목사가 쓴 베스트셀러 제목이기도 하지만, 최근 6년 만에 새 음반을 낸 가수 박학기(사진)의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그 동안 박학기는 서울종합예술학교 겸임교수, 드라마 음악감독 등으로 바쁘기도 했지만, 급격히 변해버린 음악시장에 적응하는 데 꽤나 많은 시간을 보냈다. 명함 찍듯 마구잡이로 음반을 찍어내고 또 음반을 내도 팔리지 않는 가요계 현실을 보면서 의욕도 많이 꺾였다고 했다.

박학기는 그 좌절과 회의 속에서 ‘요즘 스타일’이 아닌 자신의 음악세계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됐다. 그의 대표곡은 ‘향기로운 추억’, ‘이미 그댄’, ‘자꾸 서성이게 돼’ 등 서정적이고 감상적인 포크 발라드다.

‘과연 나는 어떤 노래를 추구해야 하나’ 고민하던 박학기는 중학교 2학년 음악교과서에 실린 ‘아름다운 세상’이 떠올랐다. 1989년 2집에 수록된 이 곡은 쉽게, 빨리, 양념으로 만든 노래인데, 각종 CF에 삽입되고, 음악회 엔딩곡으로 쓰이는 등 정작 자신의 대표곡들보다 더 ‘국민가요’가 돼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그래서 밝은 음악, 부르는 자신도 즐겁고 듣는 사람도 기분 좋아지는 ‘긍정의 노래’를 만들자 결심했다. 나이가 들면 성인가요를 하게 되는 풍토에도 맞서고 싶었다.

“노래의 힘이 대단해요. 내 자신이 우선 긍정적으로 살고 싶고, 그 동안 ‘긍정의 힘’이 주제인 책도 많이 읽었어요. 기왕이면 밝고,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는 긍정적인 노래를 해보자고 했죠. 희망의 노래를 만드는 뮤지션으로서 책임감 같은 것으로요.” 긍정의 노래를 만드는 데 가장 큰 힘을 보탠 사람은 두 딸이다. 두 딸과 친구처럼 지내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었지만, 음악에는 없었다. 밥 말리, 에어 서플라이의 노래는 오히려 어린 딸이 더 좋다며 함께 부르는 곡이다.

타이틀곡 ‘비타민’은 ‘아름다운 세상’처럼 온 가족이 함께 부를 수 있는 긍정적인 노래이기도 하지만 딸에게 바치는 ‘연가’이기도 하다. 제목은 박학기가 딸의 미니홈피에 썼던 ‘넌 아빠의 비타민이야’라는 글에서 가져왔다.

“노래는 내게 ‘로또’가 아니라 생활이고 존재의 이유입니다. 앨범도 어차피 1∼2곡만 부각되고 대부분 묻히기 마련인데, 좋은 곡 하나씩 잘 만들어서 활동도 오래하고 공연도 많이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비타민’과 함께 수록된 ‘좋아해, 사랑해’도 듣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노래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