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주 전 영화 잡지 씨네 21 특집 놈놈놈 제작일지에 올려져 있는 글 중 일부이며 이미 읽으신 분은 안 읽으셔도 될 듯합니다.
혹시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올려 놓습니다. ^^
2006년, 어느 날
1. 만지작 거리던 핸드폰을 책상에 내려놓자마자 디리리리 진동이 울린다. 액정화면을 보자 송.강.호 세글자가 뜬다. 송강호는 몸을 부르르 떨며 전화나 빨리 받으라고 아우성이다. 전화를 받자마자 저 멀리서 들려오는 송강호의 목소리 “ 여보세요?? 아 감독님이신가?? ” 내 전화기 내가 받았으니 내가 맞다고 말했다. 서로 물으나마나 들으나마나 한 안부인사를 건성으로 나눈뒤 송강호를 만나러 청담동커피숍에 나갔다. 커피숍에서 맥주를 찾던것 말고는 오랜만에 만난 송강호와 대화는 아주 유익하고 생산적이었다. 그것도 아주 대단히. 송강호와 반칙왕 이후 7년만에 같이 영화를 하자고 약속했다. 반칙왕이후 7년만에 만나는 송강호. 그와 무엇을 해야 좋을까? 고민하기 시작한다.
2006.11
1. “와 바로 이거다!! 진짜 대박이다 !!” 이만희 감독님의 “ 쇠사슬을 끊어라 ”를 반쯤 보고 비디오의 스톱버튼을 누른뒤 송강호에게 전화를 했다. “ 서부극을 해야겠어. 서부극 ! 어때?? ” 수화기 저쪽의 송강호는 한동안 말이없다. 마음을 졸이며 실제 60년대와 70년대에 만주활극, 만주웨스턴이 우리나라에 있었고 당시 한창 관객들의 사랑받던 장르였고 반세기만에 그 장르를 멋지게 복원할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 서부극요? .... 한국에서.....” 시큰둥한 느낌으로 되묻듯 서부극이란 말만 공허하게 뇌까리듯 하더니 송강호는 또 가만있는다. 식은땀이 흐른다. 썩 마음에 내키지 않는것인가? 나는 급한 마음에 “ 마음에 안들어? 그럼, 전에 잠깐 말했던 고인돌할까? 고인돌가족? ” “문소리가 마누라고 오달수가 동네 건달 원시인야. 이웃 사는 촌장 원시인 윤제문이 사냥 나갔다가 맘모스한테 밟혀 부상당해 돌아와서 동네가 난리가 난거지. 그래서 원시인들이 어버버하며 나름 최초의 민주적인 회의를 거쳐 맘모스에게 복수하러 가는 내용있잖아 ” 한참을 듣고만 있던 송강호는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 서부극 하시죠 ”
2007.1 1.이병헌을 만났다.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그의 깊고 촉촉한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약해질것 같아 얼른 썬그라스를 썼다. “ 셀지오 레오네의 “ 좋은놈 나쁜놈 추한놈”이랑 한국의 만주웨스턴 “ 쇠사슬을 끊어라 ” 스타일의 한국형 웨스턴야.
나쁜놈역할인데“ “ 내가 나쁜놈이예요? ” “ 이게 그냥 나쁜놈이 아냐. 진짜 죽이는 캐릭터지. 멋진 악당야. 내면에 그늘도 있고. 자신이 최고가 아니면 견딜 수 없는
놈이지. “최고는 아닌가봐요? ” “ 최고지. 내가 보기엔 최고야. 남이 보기엔 또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 아무튼 ,그런데 애가 독종야. 아주 잔인한 놈이지. “ 그런데 왜 나쁜놈을 나한테 ? ” “ .... 너 나쁜놈이잖아” 딱지 맞았다.
2. 정우성을 만났다. 전에 이병헌한테 확답을 못받은 나는 거의 거절의 의미라고 생각한뒤 약간 의기소침한 상태여서 정우성에게는 조심히
말을 꺼냈다. 정우성은 달콤한인생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를 늘어놓으며 자신도 그런 남자들의 이야기를 느와르 풍으로 풀어내는 영화 너무 좋아 한다며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 이것도 남자들 이야긴데 ” “와우 좋죠 역시 느와르풍이 좋죠 ” “ 총도 쏘고 ” “죽인다 역시 느와르네 ” “ 말도 타 ” “ ......... ” “ ...... 서부극야 ” 정우성 잠시 엥? 하는 표정을 짓더니 캬캬캬 하고 크게 웃는다. “ 와 진짜 죽인다. 서부극? 한국에서 서부극을 할 생각을 했단 말이예요?? ” 정우성은 안할 이유가 없다고 호쾌하게 말한다. 역시 정우성이다. 오케이!! 용기를 얻어 다시 한번 이병헌에게 전화를 한다.
3. 아침. 창밖에서 까치가 운다. 오늘은 뭔가 좋은일이 있으려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열어본다. 병헌에게 문자하나가 와있다. 나는 문자를 열어보고 기함을 지르며 쇼파에서 일어나 팔짝팔짝 뛴다. 승낙의 메시지끝에 저녁 먹자고 한다. 아싸!!!
2007.4.
고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가만히 생각해본다. “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과 한국형 서부극을 만들 생각을 하다니 ... 도대체 내가 뭔짓을 한거야? 이 황당하기 짝이 없는
멍청한 놈!!”
남들이 보면 배 부른 소리 한다고 하겠지만 나름 우여 곡절끝에 세놈이 캐스팅 되었습니다.
사실 영화 만들면서 가장 난항을 보이는 지점이 캐스팅 단계 같습니다.
나는 우리 시대에 이 세 명을 한 스크린에 볼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영화를 만들었고 이 세놈은
보란듯이 멋지게 앙상블을 이루며 스크린을 장악했습니다.
역시 그 중심에는 송강호가 있었습니다.
송강호는 세명중에도 맏형이지만 촬영장 안밖으로 맏형 노릇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습니다.
괴롭고 힘든 중국 촬영에 주,조연 배우들 안 가리고 한 곳을 바라보며 뭉칠 수 있었던 것도 알고 보면 송강호의 훌륭한
맏형 노릇 덕택이었습니다.
이른바 송강호 맏형 프로젝트의 비밀은 세가지는.
잘 냉동 보관된 칭따오 맥주와 한국서 몰래 들여온 황태, ( 일종의 밀반입 )
그리고 촬영 없는 날 어김없이 벌어지는 조별 축구였습니다.
송강호는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그러니까 눈에 붙은 눈꼽도 떼기전에 더듬 더듬 칭따오 맥주를 냉장고에 쟁여 놓는 일
서부터 하루의 일과를 시작합니다.
대개 촬영이 끝나고 제일 먼저 촬영장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은 배우들입니다.
스탶들은 늘어 놓은 장비 챙기다 보면 한 두시간 훌쩍 지나가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촬영 종료 한두시간 전부터 요령껏 감독 눈치보며 필요없다고 판단 되는 장비들먼저 챙겨 넣습니다.
하지만 감독인 내가 갑자기 " 이거 한번 이렇게 찍어볼까?? " 하고 변덕이라도 부리는 날엔 망하는 경우도
종종 ..... 자주그랬나?? .... 아무튼 덤탱이 고생을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감독인 나는 아마 그 사이 어디 쯤의 타이밍에 촬영장을 빠져나갑니다.
숙소에 돌아오면 보통 다른 사람들은 씻고 옷갈아입는것 부터 하는데 송강호는 냉장고문을 열고 칭따오 맥주의 온도부터
체크합니다.
냉장고에서 칭따오 맥주하나를 꺼내서 손으로 딱 잡았을 때의 손 안으로 퍼지는 그 냉기와 온도를 의사가 환부를 집도하듯,
한의사가 진맥을 잡듯, 아주 진지하고 섬세하게 감지합니다.
그런 다음 뒤이어 들어오는 후배 배우들을 보이는 대로 불러서 시원한 칭따오 맥주와 황태를 내놓습니다.
고열과 땡볕에 고생하고 모래바람을 밥먹듯 하고 강도높은 장면들을 촬영하고 돌아온 후배 연기자들이 대접받는
배우들과 스탭들에게 촬영후의 시원한 칭따오는 분명 고된 중국 촬영의 활력소가 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워낙 고강도의 액숀씬이 많다보니 크게 눈에 보이는 부상도 많았는데 하물며 자기만 아는 말 못할 부상은 이루 말할수
없었습니다.
배우들이 직접 말 하기도 그렇고 제작부도 일일이 챙길 수 없었던 이런 순간들에 , 송강호는 " 누구 누구 어디 다친 것 같더라. 침 맞혀라"고 제작부에게 이야기 할 정도로, 놈놈놈 팀이 전력 누수 없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작진이 놓치고 보지 못 한 곳까지 챙기는 섬세하면서도 통 큰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팀 놈놈놈이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배경 혹은
중심에, 꼼꼼하게 헤아리고 든든하게 받쳐주며 탄탄하게 뭉치게 해 주는 맏형 송강호가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대단한 세 배우와 함께 작업하면서 그들 사이의 경쟁심이나
트러블은 없었냐는 것이었습니다. 다분히 있었을 거라는 확신을 내심 가지고 물어보는 듯한 분위기도 전해 옵니다.
제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확고하기조차 합니다 "아니~"
힘든 촬영이 많았지만 세놈은 언제나 화기애애했고, 촬영이 이어지면서 인간적으로 더욱 서로 친밀해지는 흐뭇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병헌과 정우성이 둘 다 워낙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합리성을 갖춘 훌륭한 사람들이어서 그렇기도 했겠지만
그 중심에 맏형 송강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됩니다.
배우 송강호의 발전도 놀랍지만, 놈놈놈에서 다시 만난 그는, 배우 이전에 인간으로서 나날이 더욱 훌륭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아니 할 수 없게 하는 송강호였습니다.
여기까지 태구 이야기 시즌 1이었습니다.
사무실에서 필 받아 한참 쓰고 있는데, 갑자기 약속이 생겨 나가봐야 하게 되었습니다.^^;;
놈놈놈 캐스팅 비화
김지운 감독글..
태구 이야기를 쓰기 전에 세놈의 캐스팅 비화를 옮겨 놓은 글을 먼저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글은 2주 전 영화 잡지 씨네 21 특집 놈놈놈 제작일지에 올려져 있는 글 중 일부이며 이미 읽으신 분은 안 읽으셔도 될 듯합니다.
혹시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올려 놓습니다. ^^
2006년, 어느 날
1. 만지작 거리던 핸드폰을 책상에 내려놓자마자 디리리리 진동이 울린다.
액정화면을 보자 송.강.호 세글자가 뜬다.
송강호는 몸을 부르르 떨며 전화나 빨리 받으라고 아우성이다.
전화를 받자마자 저 멀리서 들려오는 송강호의 목소리 “ 여보세요?? 아 감독님이신가?? ”
내 전화기 내가 받았으니 내가 맞다고 말했다.
서로 물으나마나 들으나마나 한 안부인사를 건성으로 나눈뒤 송강호를 만나러 청담동커피숍에 나갔다.
커피숍에서 맥주를 찾던것 말고는 오랜만에 만난 송강호와 대화는 아주 유익하고 생산적이었다. 그것도 아주 대단히. 송강호와 반칙왕 이후 7년만에 같이 영화를 하자고 약속했다.
반칙왕이후 7년만에 만나는 송강호.
그와 무엇을 해야 좋을까? 고민하기 시작한다.
2006.11
1. “와 바로 이거다!! 진짜 대박이다 !!” 이만희 감독님의 “ 쇠사슬을 끊어라 ”를 반쯤 보고 비디오의 스톱버튼을 누른뒤 송강호에게 전화를 했다.
“ 서부극을 해야겠어. 서부극 ! 어때?? ” 수화기 저쪽의 송강호는 한동안 말이없다.
마음을 졸이며 실제 60년대와 70년대에 만주활극, 만주웨스턴이 우리나라에
있었고 당시 한창 관객들의 사랑받던 장르였고 반세기만에 그 장르를 멋지게 복원할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 서부극요? .... 한국에서.....”
시큰둥한 느낌으로 되묻듯 서부극이란 말만 공허하게 뇌까리듯 하더니 송강호는 또 가만있는다. 식은땀이 흐른다. 썩 마음에 내키지 않는것인가?
나는 급한 마음에 “ 마음에 안들어? 그럼, 전에 잠깐 말했던 고인돌할까? 고인돌가족? ”
“문소리가 마누라고 오달수가 동네 건달 원시인야. 이웃 사는 촌장 원시인 윤제문이 사냥 나갔다가 맘모스한테 밟혀 부상당해 돌아와서 동네가 난리가 난거지. 그래서 원시인들이 어버버하며 나름 최초의 민주적인 회의를 거쳐 맘모스에게 복수하러 가는 내용있잖아 ”
한참을 듣고만 있던 송강호는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 서부극 하시죠 ”
2007.1
1.이병헌을 만났다.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그의 깊고 촉촉한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약해질것 같아 얼른 썬그라스를 썼다.
“ 셀지오 레오네의 “ 좋은놈 나쁜놈 추한놈”이랑 한국의 만주웨스턴 “ 쇠사슬을 끊어라 ” 스타일의 한국형 웨스턴야.
나쁜놈역할인데“
“ 내가 나쁜놈이예요? ”
“ 이게 그냥 나쁜놈이 아냐. 진짜 죽이는 캐릭터지. 멋진 악당야. 내면에 그늘도 있고. 자신이 최고가 아니면 견딜 수 없는
놈이지.
“최고는 아닌가봐요? ”
“ 최고지. 내가 보기엔 최고야. 남이 보기엔 또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 아무튼
,그런데 애가 독종야. 아주 잔인한 놈이지.
“ 그런데 왜 나쁜놈을 나한테 ? ”
“ .... 너 나쁜놈이잖아”
딱지 맞았다.
2. 정우성을 만났다.
전에 이병헌한테 확답을 못받은 나는 거의 거절의 의미라고 생각한뒤 약간 의기소침한 상태여서 정우성에게는 조심히
말을 꺼냈다.
정우성은 달콤한인생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를 늘어놓으며 자신도 그런 남자들의 이야기를 느와르 풍으로 풀어내는 영화 너무 좋아 한다며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 이것도 남자들 이야긴데 ”
“와우 좋죠 역시 느와르풍이 좋죠 ”
“ 총도 쏘고 ”
“죽인다 역시 느와르네 ”
“ 말도 타 ”
“ ......... ”
“ ...... 서부극야 ”
정우성 잠시 엥? 하는 표정을 짓더니 캬캬캬 하고 크게 웃는다.
“ 와 진짜 죽인다. 서부극? 한국에서 서부극을 할 생각을 했단 말이예요?? ”
정우성은 안할 이유가 없다고 호쾌하게 말한다.
역시 정우성이다.
오케이!! 용기를 얻어 다시 한번 이병헌에게 전화를 한다.
3. 아침. 창밖에서 까치가 운다.
오늘은 뭔가 좋은일이 있으려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열어본다.
병헌에게 문자하나가 와있다.
나는 문자를 열어보고 기함을 지르며 쇼파에서 일어나 팔짝팔짝 뛴다.
승낙의 메시지끝에 저녁 먹자고 한다. 아싸!!!
2007.4.
고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가만히 생각해본다.
“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과 한국형 서부극을 만들 생각을 하다니 ... 도대체 내가 뭔짓을 한거야? 이 황당하기 짝이 없는
멍청한 놈!!”
남들이 보면 배 부른 소리 한다고 하겠지만 나름 우여 곡절끝에 세놈이 캐스팅 되었습니다.
사실 영화 만들면서 가장 난항을 보이는 지점이 캐스팅 단계 같습니다.
나는 우리 시대에 이 세 명을 한 스크린에 볼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영화를 만들었고 이 세놈은
보란듯이 멋지게 앙상블을 이루며 스크린을 장악했습니다.
역시 그 중심에는 송강호가 있었습니다.
송강호는 세명중에도 맏형이지만 촬영장 안밖으로 맏형 노릇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습니다.
괴롭고 힘든 중국 촬영에 주,조연 배우들 안 가리고 한 곳을 바라보며 뭉칠 수 있었던 것도 알고 보면 송강호의 훌륭한
맏형 노릇 덕택이었습니다.
이른바 송강호 맏형 프로젝트의 비밀은 세가지는.
잘 냉동 보관된 칭따오 맥주와 한국서 몰래 들여온 황태, ( 일종의 밀반입 )
그리고 촬영 없는 날 어김없이 벌어지는 조별 축구였습니다.
송강호는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그러니까 눈에 붙은 눈꼽도 떼기전에 더듬 더듬 칭따오 맥주를 냉장고에 쟁여 놓는 일
서부터 하루의 일과를 시작합니다.
대개 촬영이 끝나고 제일 먼저 촬영장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은 배우들입니다.
스탶들은 늘어 놓은 장비 챙기다 보면 한 두시간 훌쩍 지나가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촬영 종료 한두시간 전부터 요령껏 감독 눈치보며 필요없다고 판단 되는 장비들먼저 챙겨 넣습니다.
하지만 감독인 내가 갑자기 " 이거 한번 이렇게 찍어볼까?? " 하고 변덕이라도 부리는 날엔 망하는 경우도
종종 ..... 자주그랬나?? .... 아무튼 덤탱이 고생을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감독인 나는 아마 그 사이 어디 쯤의 타이밍에 촬영장을 빠져나갑니다.
숙소에 돌아오면 보통 다른 사람들은 씻고 옷갈아입는것 부터 하는데 송강호는 냉장고문을 열고 칭따오 맥주의 온도부터
체크합니다.
냉장고에서 칭따오 맥주하나를 꺼내서 손으로 딱 잡았을 때의 손 안으로 퍼지는 그 냉기와 온도를 의사가 환부를 집도하듯,
한의사가 진맥을 잡듯, 아주 진지하고 섬세하게 감지합니다.
그런 다음 뒤이어 들어오는 후배 배우들을 보이는 대로 불러서 시원한 칭따오 맥주와 황태를 내놓습니다.
고열과 땡볕에 고생하고 모래바람을 밥먹듯 하고 강도높은 장면들을 촬영하고 돌아온 후배 연기자들이 대접받는
배우들과 스탭들에게 촬영후의 시원한 칭따오는 분명 고된 중국 촬영의 활력소가 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워낙 고강도의 액숀씬이 많다보니 크게 눈에 보이는 부상도 많았는데 하물며 자기만 아는 말 못할 부상은 이루 말할수
없었습니다.
배우들이 직접 말 하기도 그렇고 제작부도 일일이 챙길 수 없었던 이런 순간들에 , 송강호는 " 누구 누구 어디 다친 것 같더라. 침 맞혀라"고 제작부에게 이야기 할 정도로, 놈놈놈 팀이 전력 누수 없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작진이 놓치고 보지 못 한 곳까지 챙기는 섬세하면서도 통 큰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팀 놈놈놈이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배경 혹은
중심에, 꼼꼼하게 헤아리고 든든하게 받쳐주며 탄탄하게 뭉치게 해 주는 맏형 송강호가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대단한 세 배우와 함께 작업하면서 그들 사이의 경쟁심이나
트러블은 없었냐는 것이었습니다. 다분히 있었을 거라는 확신을 내심 가지고 물어보는 듯한 분위기도 전해 옵니다.
제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확고하기조차 합니다 "아니~"
힘든 촬영이 많았지만 세놈은 언제나 화기애애했고, 촬영이 이어지면서 인간적으로 더욱 서로 친밀해지는 흐뭇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병헌과 정우성이 둘 다 워낙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합리성을 갖춘 훌륭한 사람들이어서 그렇기도 했겠지만
그 중심에 맏형 송강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됩니다.
배우 송강호의 발전도 놀랍지만, 놈놈놈에서 다시 만난 그는, 배우 이전에 인간으로서 나날이 더욱 훌륭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아니 할 수 없게 하는 송강호였습니다.
여기까지 태구 이야기 시즌 1이었습니다.
사무실에서 필 받아 한참 쓰고 있는데, 갑자기 약속이 생겨 나가봐야 하게 되었습니다.^^;;
시즌 2는 오늘 새벽이나 내일, 써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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