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중한 사람에게

이재환200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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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중한 사람에게

내 소중한 사람에게

 

사랑하는 사람이여
그 많은 인연을 제치고 만난
당신과 내가 한 세월 밟고 살아가자면
어찌 웃음 웃는 날만 있겠습니까!

 

살다보면 무심코 던진 한 마디 말에
상처난 마음 여미지 못하고 넘어져
어금니 바득바득 갈게 하는 날도 있겠지요.
그땐 우리 서로 말을 아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 혹은 나의 감정이
성난 폭풍우처럼 격해 있을 땐
그 어떤 대화 주머니에도
은빛 고귀한 설득력 따윈 없을 테니까요.

그럴 땐 한 걸음만 뒤로 물러서서
성급하게 조각난 언어의 파편
인내로 모자이크 하는 건 어떨까요.

 

우리 서로 아무리 미운 날 있어도
심장 깊숙이 찔려 증오로 들락거리는 말이나
환한 웃음 끝에 감겨드는 서늘한 허탈감일랑
서슴 없이 품고 사는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백이 있는 풍경》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