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환, 한여름에 왜 "연탄 자살"?

이양자2008.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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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재환, 한여름에 왜 '연탄 자살'?

  자살하려다가도 '차 밖 탈출' 가능성 커
      혼인신고 안해 정선희씨에 빚 책임 없어

 

 

8일 오전 서울 하계동 주택가 골목에 주차돼 있는 카니발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탤런트 안재환(36)씨는 연탄 가스로 인해 질식사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차 안에는 연탄 화덕이 있었고, 화덕 안에는 다 탄 연탄 한 장과 밑부분만 약간 타버린 또 다른 연탄 한 장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겨울에도 쉽게 구하기 힘든 연탄을 한여름에 어떻게 구했으며, 라이터로 쉽게 불 붙일 수 없는 연탄에 어떻게 불을 피웠고, 화덕과 집게는 어디서 입수했을까.

경찰 조사 결과, 안씨는 착화탄을 이용해 화덕에 불을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화덕에 들어 있는 두 장의 연탄 밑에서 착화탄 재가 나왔다. 안씨는 그 착화탄을 카니발 승용차가 주차돼 있던 곳에서 200여m 떨어져 있는 수퍼마켓에서 직접 구입했다.

수퍼마켓 주인 강모(44)씨는 "보름 전쯤 비 오는 날 오전에 안재환씨가 반바지 차림에 모자를 쓰고 번개탄을 사러 왔었다"며 "(연예인인 줄) 알아보니까 지그시 웃으면서 '번개탄 3장만 달라'고 해서 줬다"고 말했다.

이 가게와 50여m 떨어진 수퍼마켓 주인인 이모(여·49)씨도 "열흘 전쯤 비 오는 날 아침에 안재환씨가 '번개탄 있냐'고 묻길래 안 판다고 했다"며 "그날 인근에서 한 방송사의 드라마 이름이 적힌 트럭을 봤는데 스태프들과 고기 구워먹으려고 그러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안재환, 한여름에 왜 "연탄 자살"?

▲ 탤런트 안재환씨의 사망 소식으로 실신했던 안씨의 부인 정선희씨가 9일 새벽 경찰조사를 마친 뒤 하계동 을지병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수퍼마켓 주인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안씨가 착화탄을 구입한 날은 지난달 19일로 보인다. 해당 방송사가 하계동 부근에서 촬영한 날이 19일이고,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엔 그날 오전 7시쯤 30분 가량 비가 왔었기 때문이다.

연탄과 화덕은 안씨가 숨진 채 발견된 차량과 불과 10여m 떨어진 헛간에서 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이 발견된 골목길 한쪽엔 길을 따라 철조망 쳐진 50m 길이의 울타리가 있는데, 이 울타리 바로 뒤에 슬레이트 지붕의 헛간이 있었다. 이 헛간 안에는 100여 장의 연탄과 화덕, 연탄난로와 집게가 있었다.

헛간 주인인 김모(50)씨는 경찰서에서 안씨 차량 안에서 발견된 화덕과 연탄, 집게가 자신의 헛간에서 나온 것임을 확인했다.

여름에 차 안에서 연탄불을 피웠다는 것도 의문이다. 열기(熱氣) 때문에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이라도 차 밖으로 뛰쳐나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경찰관계자는 "차 안에서 빈 소주병 2개가 발견된 것으로 볼 때 안씨가 만취한 상태에서 연탄을 피우고 곯아떨어진 것 같다. 부검을 통해 시신에 남아 있는 알코올 농도를 측정해 보면 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거액의 사채를 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안씨의 빚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

민법에선 사망자의 재산뿐 아니라 채무도 배우자와 직계비속(자녀)에 자동 상속되도록 규정돼 있다. 자녀가 없는 안씨의 채무는 배우자에게 우선 상속되지만 안씨는 정선희씨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법률상 부부가 아니다. 따라서 정씨에게 상속되지 않고, 2순위인 안씨의 부모에게 상속된다.

그러나 상속되는 채무가 재산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을 때, 상속권을 가진 사람은 '한정승인'이나 '상속 포기'를 가정법원에 신고할 수 있다. '한정승인'은 사망자의 빚을 그가 물려준 재산의 한도 내에서 갚는 것으로, 빚이 재산보다 더 많을 경우 따로 갚지 않아도 된다.

사망자의 채무가 너무 많아 상속권자가 '상속포기'를 신청하면 '배우자 및 직계비속→부모→형제자매→4촌 이내 방계혈족' 순으로 채무가 넘어간다. 이 경우, 자신이 상속자가 됐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하면 빚을 대신 갚지 않아도 된다. 

 

류정 기자 ,  조백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