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우타코씨 - 다나베 세이코

이경희2008.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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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근두근 우타코씨 - 다나베 세이코

 

<두근두근 우타코씨>

제목을 보면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떠올린 건 나뿐이었을까.

당최 나는 이 화려한 표지와 두근두근이라는 글자를 보면서도

이 같은 생각을 했을까.

왜냐고 물어보신다면 딱히 대답할 말은 없다. 괜히 생각났다고나 할까?

 

 

간만에 생긴 휴식같은 시간에 뭘해야할지 몰라 빈둥대다가

회사 앞 서점으로 직행.

그 안에서도 핸디북으로 저렴하게 나온 책들 사이에서

유독 화려한 표지의 우타코씨를 발견.

 

두근두근이라는 제목과 화려하다못해 눈이 부신 색감의 표지 때문인지

나는 당연히도 주인공이 20대의 꽃다운 여성일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의 콩닥콩닥 가슴뛰는 싱그러운 로맨스쯤으로 가볍게 여겼다.

 

그러나 첫장을 넘기는 순간

'헉~! 당최 이건 뭥미?'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 건 이 책의 주인공

77세의 할머니 우타코씨 때문이었다.

나의 저렴한 예상을 정확하게 빗나가주는 센스!

 

과연 이 77세의 할머니에게 두근두근할 일이 뭐가 있냐며,

분명 손자녀석을 돌봐주며, 며느리들의 곰살맞은 애교를 보며, 잘 나가는 아들들의 허세를 보며,

두근두근 이라고 칭하는 거겠지! 라고 비아냥거렸지만,

만만치 않은 우타코 할머니는

정말로 두근 거리고 있었다.

 

우타코씨는 내가 생각한 전형적인 할머니의 모습이 아닌

남편과 일찍이 사별한 뒤, 홀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고,

이제는 남부럽지 않은 두둑한 재산과 서예교실을 운영할 정도의 사회성까지 지닌

화려한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신여성의 모습이었다. 

팔자가 좋은 예외적인 노인의 모습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뭐 어떠랴.

이 역시 우연이 아닌 노력의 결과인 것을.

즐거운 노년의 인생을 위해서는 젊은 날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교훈쯤으로 받아들이자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그저 자신들의 비위를 맞추며,

그들의 앞날에 해가 가지 않도록 조용히 하며 살아야한다고 자신을 다그친다.

그러나 두근두근한 우타코씨를 보자!

그녀는 동네 노인정에서나 볼법한 희수잔치 대신

예쁜 드레스를 맞춰 입고, 젊은 사람들처럼 파티를 연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즐길 줄 알았고, 충분히 그녀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77세의 희수의 나이엔 자식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이다.

 

77세의 꿈쟁이 할멈 우타코씨는 쉼없이 두근거린다.

첫사랑의 아들을 만났을 때는 첫사랑의 감정이 떠올라 두근거리고,

어릴 적 같은 곳에서 자랐던 할아버지를 보고는 옛생각에 가슴이 뭉클거리고,

마음이 잘 맞아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만나고나서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생각해보았는가?

어느 때 이렇게 두근거릴 수 있는 것인지.

꿈쟁이 할멈 우타코씨보다도 약 50세는 더 어린 내 나이에도

이런 사소한 일로 두근거릴 수 있는 것인지.

 

 

 두근두근 우타코씨 - 다나베 세이코

 

저자 - 다나베 세이코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1928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쇼인여자전문학교 국문과를 졸업한 후

1964년 《감상여행》으로 제5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1987년 《꽃 같은 옷 벗으니 휘감기네》로 여류문학상,

1993년 《비뚤어진 일차》로 제28회 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

1994년 제42회 기쿠치칸상,

1998년 《도돈보리에 비 내리는 날 헤어지고 처음》으로 요미우리문학상, 이즈미교카문학상, 이하라사이카쿠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50여 년이 넘는 왕성한 집필 활동을 통해 600여 권의 소설을 써냈으며,

 작품마다 문단의 호평을 받고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기록했다.

그녀의 작품을 관통하는 소녀적 로맨스와 삶에 대한 통찰력은 국내에도 수많은 독자층을 일궈냈다.

영화로도 소개된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과 《아주 사적인 시간》이 국내 번역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