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의미와 해석 - 예술작품의 사회성과 현재성을 중심으로

정민영200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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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의미와 해석

- 예술작품의 사회성과 현재성을 중심으로

 

 

예술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며 더불어 그 속에 사회성을 깊이 내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예술을 단순히 창조자의 개인적 관념의 구성물, 유희의 결과물로 보는 관점은 인간의 사회성을 간과한 이해라 할 수 있다.  또한 예술은 예술 자체로서의 본질적 가치를 갖기도 하지만, 그 예술 작품의 해석에 따라 의미가 변화될 수 있으며 해석이 의미 자체를 규정하기도 한다.

  예술 작품은 의미와 감각이 결합되어 있는 존재이다.  예술 작품은 그것이 창조될 당시의 환경과 예술가 자신의 의도를 반영한 결과물 혹은 작품 그 자체로서의 가치를 갖는 고정적 의미를 내포한다.  그러나 예술작품은 동시에 예술을 경험하는 주체가 변화함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가 변화되는 역사성을 지닌다.  시․공간의 변화, 경험의 상이성, 경험 주체의 다양성 등은 예술을 경험하는 주체가 변화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동인(動因)이다.  이런 의미에서 예술은 현재성을 지닌 존재의 현현(顯現)이다.  이러한 예술의 존재 방식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고전의 의미는 몇 가지 시사점을 준다. 

  고전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고전 자체가 지니고 있는 정신적 보존 기능과 예술성이다.  긴 시간의 나날 속에서 선별된 고전 작품은 그 자체로서 이미 검증된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사람들은 고전 작품 자체가 지니고 있는 예술성을 작품이 창조될 당시의 시대적 상황, 창조(작)자의 생애 등의 주변 맥락을 고려하여 그 가치를 평가한다.  이는 곧 예술 작품의 태생적 존재 방식이다.  둘째는 고전이 현 상황에 던지는 농축된 시사점과 이를 다양한 형태로 변용할 수 있는 자양분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예술가는 작품을 창조, 해석하는데 있어서 고전을 통해 오랫동안 정제되고 선별된 통찰력을 얻을 수 있고, 때로는 고전작품 자체를 뼈대로 하여 재창조, 재해석의 기회를 얻기도 한다.  이는 고전을 현재적 관점에서 이해한다는 점에서 예술 작품의 현재적 존재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예술의 두 가지 존재 방식은 ‘예술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라는 물음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예술의 해석은 예술 작품의 존재 방식을 드러내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해석의 시작은 인식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추의 시 『꽃』의 한 구절처럼 한 작품이 예술이기 위해서는 그 작품이 예술일 수 있다는 인식의 사회적 공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예컨대 마르셀 뒤샹은 ‘샘(fountain)’이라는 작품을 통해 변기통이라는 기성 제품 또한 원래의 기능에서 벗어나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 새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새로운 해석을 덧붙임으로써 변기통을 예술품으로 승화시켰다.  이는 뒤샹의 창의적 사고와 더불어 사회 구성원이 이러한 해석을 서로 공유하고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 했다.

  이와 같은 예술 해석의 메커니즘은 필연적으로 ‘사회성’과 ‘현재성’을 갖는다.  “역사적 정신의 본질은 과거의 복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삶과 사유하는 매개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헤겔의 말은 이와 같은 예술의 본질과 일맥상통한다.  즉 예술은 사회적이며 역사적이다.  예술이 단순히 인간 개인의 관념이 발현된 결과물이라는 주장은 틀린 생각이라 할 수는 없지만, 인간 개인의 관념 속에 사회적 영향력이 내재되어 되어 있음을 간과했다는 점에서 부족한 설명이다.  ‘인간은 개체이기 전에 전체성 속에서 유기적 존재이며, 유기적 존재로서 사회화를 통해 비로소 인간화가 이루어진다’라는 말처럼 인간 존재의 사회적 성격은 불가피하며, 인간의 창조물인 예술 또한 그러하다.  때로는 이와 같은 사회적 영향력이 예술 작품의 존재적 목적이 되기도 한다.  유럽 중세시대 예술 작품의 대부분이 ‘신’을 대상으로 한 점이나,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에 실존주의 철학이 급속도로 유행하게 된 역사적 사실 등은 예술이 당시의 사회 변동과 역사의 진행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반영하는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