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에서 타살로

박종구200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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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자살에서 타살로 밝혀진 사건이 있었다. 꼬박, 1년 6개월이 걸렸다. 사건은, 20대 여성이 남친과 다투다 홧김에 철도 육교 위로 올라가 투신자살했다는 거다. 그러나 투신의 유일한 목격자는 서로 심하게 다투었다는 남친 뿐이었다. 검찰은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며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증거불충분으로 기각시켰다. 그리고 버젓이 그 남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미니 홈피에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라는 대문 글을 올린다. 그리고 그의 바람대로 곧, 다른 여자를 사귀게 되었고 자신의 홈피 메인 사진에 새로 사귄 여성의 밝게 웃는 모습을 올렸다.

 

 

 

 

--그러나 그의 완전범죄 시도는 법의학에 기초한 과학수사에 덜미를 잡히게 된다. 바로, 육교 위에서 떨어질 때 일어날 수 있는 자세를 시뮬레이션으로 재연한 것과 시신 부검 결과를 꼼꼼히 분석한 결과이다. 첫째, 숨진 여성의 목 부위 연골이 부러졌음에도 목 부위 피부손상은 전혀 없었다는 것(남친이 여친의 목을 졸랐다는 증거-1). 둘째, 숨진 여성의 얼굴 피부에, 목 졸릴 때 나타나는(혈압상승으로) 혈관의 팽창에 의한 자국들 발견(남친이 목 졸랐다는 증거-2). 셋째, 시뮬레이션 판독 결과, 육교 난간을 등지고 떨어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자세였다는 것이다(남친이 육교 위에서 밀었다는 증거)

 

 

 

--마지막으로, 아무리 자살이라고 해도 높은 곳에서 떨어지게 되면 땅에 닿기 직전에는 본능적으로 방어자세를 취한다는 거다. 즉, 머리 등 중요한 부위를 두 팔로 감싸 안는 등의 동작을 무의식적으로 취한다는 거다. 그러나 숨진 여성에게서는 그러한 방어자세를 취할 때 반드시 생기는 '상처흔'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는 거다(남친이 여친의 목을 졸ra 실신시킨 후, 육교 위에서 밀어뜨렸다는 결정적 증거). 결국, 남친은 현재 살인혐의로 구속되어 있다. 내일 첫 재판이 열린다고 한다. 만약, 이러한 과학수사가 밝힌 여러 정황이 무시되고 이 남자가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우리나라 법의학과 과학수사의 입지는 크게 좁아질 것이다. 지켜볼 것이다.

 

 

 

 

--여기서, 故 안재환님의 자살을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故 안재환님의 사망 당시 자세에도 상당한 의문점이 있다. 만취상태에서 건 아니건 간에, 故 안재환님이 직접 연탄불을 피워서 질식사했다면 분명히 의식은 있었다는 거다. 그렇다면, 故 안재환님이 언론보도와 같이 그렇게 편안한 자세로 사망할 수 있단 말인가. 보통의 연탄가스 중독 사망과는 분명히 다르다. 수면 중에는 의식 없이 호흡만 유지된다. 그때는 그야말로 잠자는 상태 그대로, 편안한 자세로 죽게 된다. 그러나 故 안재환님은 소주를 마시고 유서를 쓰고 연탄불을 피우고 차 안에서 숨졌다. 부검 결과도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나왔다. 즉, 자살이라는 거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연탄가스가 차 안 가득히 퍼져서 자신의 호흡과 함께 체내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괴로움에 뒤척인 흔적이나 마지막,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발버둥친 약간의 흔적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타살 의혹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완전범죄는 있을 수 없다. 부디, 법의학자님들과 국립과학수사 연구원님들께서 진실을 밝혀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의식있는 상태에서 연탄가스를 흡입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자세 또한 시뮬레이션으로 재연할 수는 없을까? 잠자는 상태와 비교한다면 故 안재환님의 사망 당시 자세를 통해 자살이 아닌, 타살일 수도 있다는 판독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아울러, 故 안재환 친아버지께서 조잡한 유서라며 타살 의혹을 제기하는 마당에 경찰의 재수사 의지가 없다는 기사를 보니 너무도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리고... 장기기증 유서? 연탄가스 중독에 의해 사망할 경우에는 대부분의 장기 조직세포는 산소공급 중단으로 말미암아 즉시 손상을 입게 된다. 그렇다면, 故 안재환님의 바람인 장기기증은 애초에 희박하다는 거다. 장기기증은 건강한 장기에 한한다. 서울대 공예과 나온 故 안재환님이 그 정도 상식도 가지고 있지 않았단 말인가. 장기기증에 관한 유서는 완전범죄를 노린 누군가에 의한 교묘한 술책은 아닐까? 이런 의심마저 품지 말라고 하는 것은 무정하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나 모든 증거는 시신에 남아 있다고 한다. 법의학자의 믿음이기도 하다. 모든 사건에는 '만에 하나' 그리고 '내 가족이라면' 이라는 생각이! 수사관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두 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하는 재수사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과 의문임을 말씀드립니다.

 

 

[추측]

연탄가스 중독. 즉, 일산화탄소 흡입으로 말미암은 산소공급 중단으로 인한 사망. 안재환씨가 누군가에게 살해된 뒤, 그것을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차 안에 연탄불을 피웠다고 가정해도,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이라는 부검 결과로써 자살로 결론 짓는 것에는 무리가 없다. 왜냐하면, 호흡이 멈춘 뒤에는 연탄가스가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갈 수 없으니까. 이런 점을 들어서 당연히 자살이라고 단정짓는 것에 불만이다. 만에 하나라도 완전범죄를 노린 타살이라고 한다면, 어느 멍청한 놈이 부검으로 연탄가스 중독이 아니라는 것이 뻔히 밝혀질 것을 알면서 미리 살해한 후 그런 위장술을 벌이겠는가. 완전범죄란, 말그대로 정말 그럴듯하여 자칫하면 '아 그렇겠구나' 라고 속을 만큼 치밀하게 준비된다. 만약, 내가 당사자(살인자)라고 한다면, 수면제 또는 신경안정제 또는 정말 소주로 만취되어 정신을 잃게(우리도 흔히 필름이 끊기지 않는가) 한 후, 연탄을 피워 안재환씨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죽게 한 후(부검 결과까지 계산한) 카니발에 안재환씨를 눕히고(편안한 자세였다는 기사로 봐서는 충분히 가능함) 범인이 직접 연탄을 피우고 소주병을 차 안에 두어(물론 상당량은 다른 곳에 쏟아버리고 차 안에는 술 마셨다는 증거만 입증될 수 있게끔 약간량을 차 내부에 흘렸겠지) 안재환씨가 마치, 술에 만취했기 때문에 연탄을 피우자마자 필름이 끊기고 따라서 그런(수면 중과 동일한 편안한) 자세로 죽었음을 의도적으로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의문]

또한, 친아버지의 조잡한 유서에 대한 의혹제기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아내에게 쓴 문체와 부모님께 쓴 문체가 상이하다는 거다. 여기서 안재환씨는 우리가 짐작할 수도 없는 그 어떤 협박과 강압에 직면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군가의 강압에 의해 타의적으로 유서를 썼는지도 모르다. 안재환씨의 유서에서 보이는 두 가지 의문점이 있다. 첫째, 아내에게 쓴 내용의 문체와 부모님께 쓴 내용의 문체가 아버지 보시기에 왜 그렇게 조잡하고 상이하게 보였을까? 안재환씨가 서울대학교 출신이라고 해서 '똑똑하니까' 라는 가정하에서 하는 말이 아니다. 어쩌면 안재환씨는 유서를 통해 자살이 아니라는 것을 범인이 눈치채지 못하게 나타내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범인이 유서의 문체까지 개입할 수는 없을 테니까. 안재환씨는 한 장의 유서에서 확연히 다른 문체를 사용함으로써 누군가의 강압에 의한 것임을 표현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둘째, 앞에서도 언급한 장기기증에 대한 유서 내용이다. 안재환씨는 자신의 시신이 빨리 발견된다면, 쓸 수 있는 장기는 모두 사용해달라고 썼다. 장기기증... 사채업자들이 돈 받아내기 어렵겠다 싶을 때 사용하는 가장 잔인한 방법 중 하나이다. 바로, 장기매매 브로커와 연계해서 채무자의 장기를 강제로 팔아버리는 것이다. 안재환씨가 장기기증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시신의 장기는 아무리 빨리 발견된다해도 이식할 수 없는 손상된 장기입니다. 그럼에도 기증할 수도 없는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하는 것의 실상은, [장기기증=사채업자] 라는 것을 암시하는 거에요' 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은 아닐까. 형체도 알아볼 수 없도록 부패되었다는 시신. 부검은 했지만, 그 부검의 애초의 목적은 연탄가스 중독이냐 아니냐에 초점을 맞추었다. 즉, 시신의 모든 부분을 세밀하게 관찰하지 않고 오직, 연탄가스 중독일 때 주로 하는 호흡기 부분의 부검만 실시되었다고 한다면 정말 부실 부검이자 부실 수사이다. 이미 안재환씨는 한줌의 재로 이 세상에 없다. 

 

 

[의심]

나는 법의학자도 아니고 수사관도 아니지만, 심하게 부패된 시신에서 타살의 흔적을 찾기란 무척 어렵다고 본다. 그럼에도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 진단은 그리도 빠르고 정확하게 드러나면서 약물중독이나 또는 그 무언가에 몸이 움직일 수 없게 고정된 상태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 보았을까? 장례식장에 사채업자들도 왔다고 한다. 사채업자들도 똑똑하다. 남의 돈 챙겨먹는 게 보통 일이겠는가. 지금 당장은 잠잠할 지 몰라도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자신들이 챙기고야 말겠다는 돈은 반드시 챙기려 할 것이다. 사채업은 조폭의 대표적인 자금줄이다. 안정적 수입원이기도 하다. 또한 모든 경찰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조폭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찰들도 상당수 있다는 것은 애석하게도 사실이다. 불법 오락실 뒤를 봐주거나 윤락가 업주와 홍등가 포주들 배후에 있는 조폭의 뒤를 봐주는 경찰도 수두룩하다. 또한, 조폭은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잔인하고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정치권과도 손이 닿아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의심도 가져야 한다. 부검의의 부검결과가 모두 사실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부검의든 경찰이든 판사든 검사든... 공통점은 사람이라는 것. 조폭의 협박에 의한 공포심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작용하게 된다면, 타살은 얼마든지 자살로 결론 날 수 있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잔인하고 무서운 작금의 현실이다.  

 

 

[또 다른 예]

경기도 장애인협회 간부가 자신이 고용한 정신지체장애인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고향 친구와 공모해서 1톤 트럭으로 치어 숨지게 했죠. 그리고 살인자가 부모없는 장애자의 장례까지 치루어주는 어이없는 현실이었죠. 곧바로 화장된 불쌍한 정신지체장애인. 이 사건 역시 완전범죄로 끝날 뻔 했습니다. 그러나 한 수사관의 날카로운 관찰력이 이 경악할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게 됩니다. 경찰의 처음 발표는 단순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이었습니다. 그랬기에 부검도 없이 바로 화장을 할 수 있었던 거죠. 그런데 경기도 광역수사대의 한 수사관의 눈에 한 장의 사진이 들어왔습니다. 바로, 숨진 장애인을 수습한 119 대원이 찍은 현장 사진이었죠. 그 사진 한 장으로 이 사건은 단순 교통사고 사망에서 보험금을 노린 살인으로 밝혀지게 된것입니다. 사진을 자세히 본 수사관은 직감적으로 타살임을 알았다고 합니다. 바로, 숨진 장애인의 몸에 난 트럭 바퀴 자국이었는데요. 단순 교통사고라고 한다면, 바퀴 자국은 한번으로 끝나는게 상식이죠. 헌데 이 분 몸에는 한 대의 트럭이 왔다갔다를 반복한 바퀴 흔적이 있었던 겁니다. 어느 누가 실수로 사람을 치었는데 또 그 사람을 치겠습니까. 장애인을 돌보던 사장이 빚에 힘들어하던 고향친구를 시켜 저지른 끔찍한 사건입니다. 안 죽었을까봐 왔다갔다 치었다는 것을 상상하면 정말 소름이 돋습니다. 이런 짓을 누가 했습니까. 바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저지른 소행입니다. 자살에서 타살로 드러난 사건과 보험금을 노린 장애인 살인사건을 예로 든 이유는, 이렇듯 완전범죄를 노리는 사건들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단, 1%라도]

어떤 사건 사고이든 사람의 생명이 달린 거라면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단, 1%의 의문점이라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겁니다. 아마도 단순사고사나 자살로 결론 난 사건들 중에서도 어떤 불순한 목적에 의한 타살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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