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한 헤어짐.

임미림200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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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한 헤어짐.

읽을 수 없는 공백이 때때로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내 것이 될 수 없는 사람과 어떻게 해 보려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미련이 남아 난 점점 궁지에 몰린다.

인간 관계는 거짓과 환상에 기초한 무언의 동의.

그러한 편협한 생각에 치우쳐진 나를 끌어올려준 너.

너무 낡아버려 집착도 모두 증발된 옛 감정.

더 멀어질까 두려워 애써 숨겨야했던 진심들.

잊지도 못할 전화번호. 인연이 끝난 사람이라 여겼는데.

거미줄같이 끈질기게 이어져 돌아설 수도 없게 만든다.

사랑이 아니라면 집착인걸까. 아니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과거.

솜사탕 같았던 지난 밤. 그건 한낱 꿈이었던가.

달콤하고 부드럽지만 애달프고 서늘한 현실은 산산조각난 유리파편.

수없이 꿈꾸었던 너와의 내일은 문득 지나친 어느 역에 두고와버렸다.

고작 한 여름밤의 꿈만으로도 녹아버리는 얼음 한 조각같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