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바이러스

윤정원2008.09.19
조회87

 

요즘 눈에 띄는 드라마 한 편을 만나고 있다.

수, 목에 방영되는 ...베토벤 바이러스...

극중 주인공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마에스트로 강건우!

일명 ...강마에...다.

 

 

그는 말이 없다.

아니, 할 말만 하는... 정확하게 표현하면 말을 던지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인간미도 찾을 수 없고, 상대방이 누구이든 간에 철저하게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도 팽배하다.

 

 

그는 스스로 생각한다.

자신은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왜냐하면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자리에 자신이 서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오만함 그 자체지만, 정작 자신은 탁월한 것이다.

 

 

강마에...

이런 그를 보면서 묘한 인간적 당김을 느낀다는 것은 분명 아이러니다.

 

먼저는 그의 어투(語套)다.

툭툭 내뱉듯 던지는 그의 어투는 늘 간결하다.

핵심만 꼬집어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그의 언어는 능수능란하다.

특히 말꼬리를 치켜세우며 거의 대부분을 “~하지 않았습니까?”라는 질문법으로 끝내는 말 습관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말문이 막히게 하는 설득의 미학이 숨어 있다.

실력은 있지만 실력을 키워나가고 인정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던 그의 힘들었던 과거에서, 어쩌면 그는

세상을 향해 그렇게 질문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두 번째는 그의 자신감(自信感)이다.

그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악기들을 조종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그가 완벽한 하모니를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은 다름 아닌 그의

전문성에 있다. 철저한 프로 정신으로 자신의 분야에서만큼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바로 강마에다.

사람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약하지만 적어도 악기에 대한 세밀함은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그래서 그가 지휘자로 서는 무대는 언제나 최고라고 인정받는다. 이런 자신감은 실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마에’가 아닌 배우 ‘김명민’의 연기력이다.

배우는 자신의 캐릭터를 충분히 파악하고 준비해야 할 책임이 있다. 적어도 공인으로서 지녀야 할 책임감인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 배우는 시청자로 하여금 최선을 다한다는 공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번 배역은 세심한 감정 표현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의 연기는 극중 인물과 충분히 합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선이 굵으면서도 세세한 부분까지 대사를 치고 나가는 그의 힘은 과거 10여년의 무명 세월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독보적이다.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이번 베토벤 바이러스... 란 드라마는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섣부른 확신을 가진다. 거기에 다양한 캐릭터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오케스트라란 특이한 소재 자체가 이미

흥미를 주고 있고, 나아가 드라마를 통해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오늘날의 꿈꾸는 인생들에게 또 다른 희망을 쏘아

올리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비록 그 꿈이 실현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한 번쯤 그 길 위에 설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행복에 겨워하는 사람들을

드라마와 현실을 통해 많이 만나기를 소원한다.

 

 

베토벤 바이러스...

잃어버리거나 포기하고 있을 우리 모두의 꿈들이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번 모닥불처럼 잔잔하게

피워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서로의 다름을 통해 조화를 이루어가는 상생의 모습을 통해 다른 사람에

대한 작은 배려와 사랑을 배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