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부동산 재앙 앞당기는 ‘토건 대통령’

이강율200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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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부동산 대책에 담긴 인위적 경기부양

 

“서민 그리고 신혼부부들을 중심으로 한 무주택자들을 임기 중에 없애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오전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의 당·청 회동에서 이러한 의지를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앞으로 10년 동안 수도권 300만 가구, 전국 500만 가구를 건설하는 내용의 주택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도심 팽창을 막고 시민들의 ‘허파’ 역할을 하던 그린벨트 100㎢가량을 해제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 해제되는 그린벨트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명박 정부의 이번 대책은 공급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신도시를 새로 건설하기보다는 서울 외곽 그린벨트를 풀고 도심의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무주택자를 없애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할 이들은 많지 않다. 문제는 주택 문제 해결이 최고 권력자의 ‘입’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참여연대 "집값 안정기조 흔드는 위험한 개발촉진 정책"

 

 

▲ 이명박 대통령(사진 가운데) ⓒ청와대

 

정부는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발표했지만 시민단체와 야당의 시각은 다르다. 참여연대는 19일 논평에서 “정부정책은 개발증대로 폭증하는 이주수요를 감안하지 않아 전세값, 집값 폭등을 촉발하여 집값 안정기조를 뒤흔들 수 있는 위험한 개발촉진(드라이브)정책”이라고 우려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국민의 주거안정이라는 정부의 허울 좋은 목표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인위적 경기부양으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부동산 대란으로 이어져 경제 위기를 심화시키고, 정권의 위기로 나아가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석수 창조한국당 대변인도 "미분양 아파트를 국민 혈세로 사들여 건설 쪽의 땅 짚고 헤엄치기식 폭리를 보장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막대한 주택물량을 공급하겠다는 어이없는 발상이다. 국민 주거안정보다 유휴 건설장비 활용에 방점을 찍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부동산 문제로 골머리…한국, 부동산 경기부양으로 위기탈출?

 

부동산 거품은 세계적인 고민 거리이다. 미국은 세계 4위 투자은행이 파산했고 또 어떤 공룡 기업이 문을 닫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전 의장은 “100년 만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세계가 부동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에서 현대 건설 CEO 출신 이명박 대통령은 부동산 경기 부양을 경제 위기 해법으로 내놓았다.

 

민주당 제4정책조정위원회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의 원인이 주택가격의 거품이 꺼지면서 시작되었고, 그것이 이번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을 촉발시킨 금융위기의 본질이라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입이 닳도록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이명박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에 앞장서는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진보신당 정책위원회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고, 생태 축을 보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그린벨트를 지금의 7.5%(06년 기준)나 해제하면서 ‘녹색성장’을 말하는 것은 우습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문제 핵심은 공급부족이 아니라 고분양가와 과잉공급"

 

 

▲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경기도 성남시 서판교 지역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진보신당은 “현재까지 부동산 문제의 핵심은 ‘공급부족’이 아니라 고분양가와 과잉공급으로 인한 것을 생각하면 이번 발표는 과잉공급과 미분양 속출, 버블붕괴의 다양한 부작용을 가져올 확률이 높다. 서민들에게 주택을 공급하기 위함이 아니라 반짝하는 수도권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한 조급증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인위적 경기부양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리면 부동산 거품에 따른 대재앙은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 제4정조위원회는 “그린벨트 해제, 재개발·재건축 관련 각종 규제 등을 완화하여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하는 것은 부동산경기에 불을 붙여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으로서 단기적으로는 주택가격 폭등과 투기를, 장기적으로는 금융기관과 가계의 동반부실을 가져올 우려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