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규제: 중요한 인권 문제입니다

Jake Hwang2008.09.20
조회31,361

두발규제에 관련된 논란이 있는 것을 보니 아직 한국은 후진국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곳에서 두발규제라는 비인격적인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학교에서의 두발규제는 한국 교육환경이 가진 여러 문제점들이 표면적으로 나타난 한 예이다.

즉, 단순히 머리카락을 자르느냐 마느냐의 문제가아니라 여러가지의 부정적 요소들이 통합되어 나타난 현상이라 보여진다.

 

일단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두발규제가 필요하다는 측의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것.

이 명제에 대해 여러가지 합리화를 들어왔지만, 그것들은 단지 합리화에 그칠 뿐 머리모양과 공부에 대한 어떤 보편타당한 연결을 지어주지 못한다.

많은 이들이 주로 말하는 것중 하나가 머리에 신경쓰느라 공부를 못한다 라는 것인데 그것은 한국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어떤 열성 요인중 하나인가? 미국이나 유럽 학생들은 두발에 대한 규제가 없으니 다 대학도 못가고 공부는 못해야 정상인가? 근데 사실은 미국, 유럽 학생들도 대학 갈 애들은 다 대학가고 공부 할 애들은 열심히 하니, 한국사람은 두발규제가 꼭 있어야 공부를 하고 규제가 없으면 다 문제아가 되버리는 열성민족인거군?

 

위에서 제시한 명제와 같은 맥락에서 나온 말중, '학업에 열중하기 위해서는 머리가 짧고 단정해야 최적인거다' 라는 말도 있다. 이건 정말 개인의 상대성을 무시한 군대적이면서 무식한 발상이다. 일단 학생들은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특히나 중, 고등학생들은 인격이 형성되어져 가고 있는 또 형성되어져 있는 한명의 개인이라 이거다. 모든 개인이 '공부에 최적인 머리모양'에 대한 똑같은 기준을 가질 수도 없는 것이고, 그런 기준을 굳이 가지지 않는다고 비정상도 아닌 것이다. 

또한 짧고 단정한 머리가 공부에 최적이다 라는 말도 참 설득력이 없다. 난 이미 대학생인데, 교수들 머리 절대  짧고 단정하지 않다.  우리 학교에 노벨상 수상한 교수들이 다섯명 있는데 모두 산발이다. 그리고 내 기억속엔, 아인슈타인도 항상 산발인 모습이었다. 이래도 짧고 단정한 머리가 공부에 최적인가? 내가 보기엔 그 반대인거 같기도 한데?

 

누가 보아도 어떻게 보아도, 결론적으로는 공부와 머리모양에는 상관관계가 없으며, 따라서 학생들의 학업을 위해 두발규제를 한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이러한 비논리적인 근거로 학생들의 신체적 자유를 침해하여 모두 같은 모습을 만들어 버리려고 하는 것이 두발규제이며,  바로 이 획일화의 문제 역시 한국 교육환경이 가지고 있는 큰 문제중 하나이다.  이 문제는 좀더 심각한 문제이다.  한국의 이런 획일화가 국가 전체의 발전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모두 똑같이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에 나가서 성공해서 돈잘벌고 살면 나라가 발전하는거 아니냐고?

돈잘벌려면 일단 공부부터 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요새는 조금 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사회 전체에, 그리고 교육환경 내에 만연한 생각들…

 

정말 무식한 생각이 아닐수 없다. 경제의 기본적인 원리중 하나가, 상대적인 효율성을 바탕으로 노동이 분배되어야 전제적인 경제의 발전률이 가장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옷을 잘만드는 사람은 옷을 만들어야 하고 농사를 잘 짓는 사람은 농사를 짓는데에 전념하여야 전체적인 그림으로 보았을때 경제가 더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물론 현대사회에서의 복잡성과 개인의 욕구라는 문제가 있으므로 항상 이상적인 노동력 분배가 이루어지는건 불가능하지만, 교육단계에서부터의 획일적인 인력생산은 나라 전체의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것이다. 

 

나라 경제 발전은 차치하더라도, 이처럼 획일적인 체제 안에서 획일적인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면 기성세대가 되어 똑같은 일을 반복할것이고 점점 더 한국사회는 국제사회에서 퇴보할것이다.  난 이점을 광장을통해 확실히 느꼈다.

광장에서 두발규제에 관한 글과 댓글을 보고 놀란 것은, 젊다는 사람들, 즉 대학생이나 2-30대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두발문제에 대해 장년층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다는 것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두발규제 상관없이 그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라던가 '공부나 열심히 해,' 혹은 '머리 꾸미기 전에 사람이나 되라 어린것들아' 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다.  아직 젋다는 사람들인데 생각이 벌써 닫혀 버린 것이다. 다른 선진국 입장에서, 혹은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다른 어떤나라에서 보면 너무도 몰상식하며 비인격적인 '두발규제,' '두발단속'에 대해 너무도 면역되어져있다.

 

두발규제 받아도 상관 없으니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당신 뇌가 마비된건가? 왜 다른 사람이 내 머리에 대해 뭐라고 하고 심지어는 가위까지 가져다 대는데 상관이 없어? 당신 17살때는 생각이란게 없었나보군? 비판적인사고란게 없어? 그럼 학교는 왜 다니나?

 

이런 사람들의 변명이란 대체로 이렇다.

'어차피 학생때 머리모양가지고 투항하고 튀어봤자 귀찮은 일만 생겨. 선생한테 불려가고 매맞고, 봉사활동하고, 머리카락 잘리고...'

 

결국 제자리 걸음.

 

 

 

대부분의 공립학교에서 두발규제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역시 교육의 주체라 불리는 학생, 학부모, 그리고 선생들이 (당연히) 같이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 선생이나 학부모는 별로 관심 없을테고, 역시 이문제에 대해 피부로 받아들이는건 학생쪽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지금은 대입 준비로 바빠서 본인 머리카락이 잘리는 인권모독행위에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겠지?

 

현실은 답답하지만, 전에 비해 확실히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두발규제에  관한 논란.

 몇년뒤에 지금의 고등학생들이 대학생이 되고 어른이 되어도 계속 관심을 갖고 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되어 조금 씩 변화를 만들어 나갈수 있으면 좋겠다.

 

교육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기본적인 인권이 침해당하는 한국...

서두에 말했지만 정말 후진국적인 모습이다. 이런 교육환경이면서 왜 학구열 높은 나라라는 말이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공부 시켜서 하버드 보내면 다인가? 정작 한국내에는 세계수준의 대학도 없으면서. 한국사람들 좀 더 눈을 열고 살았으면 좋겠다.

 

 

 

 

 

(더읽기)

위 글의 처음 반 정도까지 두발규제의 근거와 이유가 설득력이 없음을 주로 설명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개인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정당한 근거가 있어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국의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대한민국 헌법 10조는 다음과 같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일단 여기서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이 무슨 의미인지 설명하겠다. 이는 원칙적으로 개인의 권리는 침해가 불가능 하며, 권리를 제한하게 되는 법 이전에,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우선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헌법 10조는 정당한 근거 없이 국민의 자유가 침해당하지 않도록 국가가 보장한다는 의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현제 한국 학교에서 행해지고 있는 정당한 근거라고는 전혀 없는 두발 규제는 당연히 위헌이다. 따라서 한국 학생들은 두발규제에서 보호 받을 권리가 있다. (이점 참조하고 학생들이 단체 소송을 걸거나 형사 신고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댓글들 중 '지킬 것 부터 지키고 권리를 찾아라' 라는 글들이 보이는데, 이것은 틀린 말이다. 개인의 권리란 것은 지킬 것을 지킴으로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인간이라는 이유 자체로 갖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두발에대한 자유, 신체에 대한 자유, 선택의 자유... 모두 다 하나의 인간이므로 당연히 갖고 있는 권리라는 것이다. 절대로 공부를 잘하는 사람,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 두발자유인 학교를 다니고 있는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이 대한민국은 개인에게 그러한 "불가침"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는 나라라는 것을 한번 더 강조하겠다.

 

(왠지 또 한번 한국을 비하하는 것 처럼 돼 버리지만) 한국에서는 헌법에 깃든 진정한 의미나 인권에 대한 교육이 많이 부족하다. (이는 아마도 한국 학교나 사회 내에서 헌법의 정신과 모순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여기서 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은 부분을 더 이야기하겠다.

 

일단 다음 영어 문장을 읽어보길...

 

We hold these truths to be self-evident, that all men are created equal, that they are endowed by their Creator with certain unalienable Rights, that among these are Life, Liberty and the pursuit of Happiness.

 

번역하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자명한 진실을 갖는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모든 사람은 다른이에게 양도 될 수 없는 권리를 가지고 창조되었고, 이 권리에는 생명, 자유, 그리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들이 있다."

 

그리고 다시 헌법 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헌법 10조와 영어문장이 많이 비슷하지 않은가. 몇몇 용어들은 직역 수준이다.

위에 인용된 영어 문장은 1776년 7월 4일 발표된 미국 독립선언문의 첫 부분이다. (더 읽어보고 싶으면 wiki로...). 국사 시간에 한국의 헌법이 1948년 7월 17일에 제정될 당시 미국과 유럽의 헌법을 참조하여 독립열사들 등이 집필하였다는 것 을 배웠을 것이다. 국사책이 "참조" 라고 표현 하며 의미한 바는 바로 이런 것이다.

 

헌법 10조가 미국 독립선언문을 많이 참고해서 만들어 졌다는 것을 알았으니, 왜 미국 독립 선언문에 내려진 인권의 정의가 위와 같은지 알아보자.

 

미국 독립선언문에 나와 있는 인권에 대한 정의. 이것은 식민지배와 영국의 왕정으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제창한 어떠한 장치 같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의는 프랑스가 왕정을 무너뜨리고 혁명에 성공하면서 발표한 프랑스 인권 선언문에도 반영되어있다. 이것이 바로 권력과 힘이 왕의 손을 떠나 국민들에게 분배되고, 또 분배된 힘이 보장되게 된 현대 민주주의의 시초이다.

 

따라서 우리 학생들은 (그리고 우리 모두 다는) 위에서 말한 "불가침"의 권리란 것이 타인의 힘이나 권력으로부터 개인의 권리를 지켜주는 중요한 방패란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이러한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란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인권에 대한 위와 같은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눈에 거슬린다는 이유로 머리 단속하는 일이나, 자기 취향에 맞지 않는 다고 상대방의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한국 사회와 교육은 '불가침'의 권리에 대한 개념 부족이란 얘기다.

 

인권에 대한 올바를 개념을 갖고 틀린 부분은 고쳐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