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rs of Mirth

채정화2008.09.21
조회95

눈물.

 

난 눈물이 꽤 많은 편이다.

별로 그렇게 보이지는 않지만.

 

그러나 사람들 앞에서 우는 건

정말 치욕스럽다.

이유인 즉슨,

너무너무 서럽게, 시끄럽게

울기 때문이다.

 

마치 아기로 돌아간 것처럼.

배고파, 밥줘.

강렬한 의사표현을 하는 아기들처럼

그렇게 운다.

  

멜로 영화 속의 여주인공들은

눈만 빨개지면서 예쁘게들 우는데,

왜 현실 속에선 그렇게 할 수 없는 걸까? ㅡㅡ;

뭐 여주인공들은 예쁘기 때문이겠지.

단순한 차이점을 뭘 그리 궁금해하나...

 

아니지,

그네들은 안약넣고 울어서 그래!!

진실로 운다면

콧물까지 나와야 한다규~ㅋㅋ

 

우울증을 해소하면서

꽤 많이 울었다.

집에서, 학교에서, 영화관에서, 길거리에서...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물론 지인들 앞에서는 그러지 못했지만.

 

어제는 샤워하다가

갑자기 나도 모를 감정이 북받쳐올라

소리까지 꺽꺽 내어가며

눈물을 흘렸다.

 

이런.

 

라섹수술 이후 눈물이 말라버렸는지

감정에 비례한 눈물의 양이 아니다.

 

턱없이 적은 양의 눈물이지만

내 감정만은 극도의 흥분상태였다.

 

 

뭐,

살아가면서

많은 양의 눈물을 흘려 왔고,

특별할 일 없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나에게 어제 흘린 눈물은

굉장히 특별한 눈물이다.

 

다름 아닌,

환희의 눈물 (Tears of Mirth)이기 때문.

 

그런 감정

처음으로 느껴 보았다.

 

기뻐서 우는 것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나

굉장히 특별하고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사람들만이

흘린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이토록 평범한 잡설쟁이가.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신기하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글쎄.

아무리 돌이켜봐도.

난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100% PURE 기쁨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뒤늦게 들기도 한다.

난, 기쁨의 눈물이란 어느 정도의 서러움이 섞여 있을 거란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기억으론

분명히 기쁨의 눈물이다.

감사의 눈물이다.

 

이쯤 되면 이유 없는 기쁨이란 게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다.

노곤한 몸을 달래며 샤워를 하던 중,

문득 정말 황홀할 정도로 행복하단 생각이 들었다.

 

난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리고 스스로의 노력을 보태어

우울증을 견뎌냈고 예전의 나를 찾았다.

 

그리고 지금은 지상 최고라고 할 정도

충만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매일매일 눈뜨고 감는 것에 감사하며

따사로운 햇살과 귓가를 스치는 바람에게도

감사를 느끼는 내 자신이...

 

낯설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그냥 그 모든 최악의 상태를 이겨낸 것에 대한

 

대견함.

 

아마 그것 때문이었나보다.

 

기쁘다.

 

그런 눈물은

탈수 증세를 걱정할 만큼

수백번 수천번 흘려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