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솎아보기] "강부자" 감세…보수언론도 시큰둥

이강율200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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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1200만원 집 소유자 종부세 200만원→2만원

 

MB노믹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자유주의 정책 실패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데 미국식 금융선진화 모델을 밀어붙이는가 하면 '강부자(강남땅부자)'만을 위한 감세 조치로 계층 간 갈등도 커질 전망이다.

 

22일 정부와 한나라당은 종합부동산세 기준을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상향조정하는 개편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종부세를 냈던 가구의 59%인 22만3000가구가 종부세를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됐다. 공시가격 9억 원 이상 집을 보유한 사람들도 세율인하와 고령자 특별감면까지 받으면 세금이 대폭 줄어든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개편안으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반응은 냉담하다. 거래활성화에 당장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고 '부유층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종부세 혜택, 강남구가 전체의 45% 차지

 

종합부동산세 부과기준이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상향되면 누가 혜택을 볼까. 당장 수혜를 입는 가구 수는 전체 28만6354가구 중 절반이 넘는 18만3159 가구에 이른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13만3484 가구가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경기와 인천도 각각 4만7035가구와 1440가구가 부과 대상에서 빠진다.

 

이 가운데 강남구(3만15556가구), 서초구(2만6391가구), 송파구(2만4716가구) 등 '강남 3구'에서 8만2663가구가 제외된다. 종부세 부과대상에서 벗어나는 주택의 45%다. 정부여당의 정책이 '강부자' 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그렇다면 개편안으로 얼마만큼의 혜택을 보는 것일까. 중앙일보가 예로 든 사례를 보면 체감이 빠르다.

 

공시가격이 9억1200만 원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아파트(전용면적 108.3㎡)는 현행대로라면 200만4000원의 보유세를 내야하지만 개정안에 따라 세율이 내리고, 과표적용률(80%)이 동결되면 종부세는 1만8000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고령자 특별감면까지 받으면 거의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사실상 '종부세의 사망선고'(한국일보)다.

 

"종부세 인하 거래활성화 큰 도움 안 돼" 언론들 미지근한 반응

 

이번 종부세 개편안을 놓고 정치권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종부세는 가만히 있어도 재산을 빼앗는 징벌적 성격의 세제"라며 개편안에 찬성한 반면, 민주당은 "종부세의 대폭 완화는 수도권 집값 상승과 투기를 부추길 우려가 높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언론반응도 미지근하다. 종부세 폐지를 요구해왔던 보수언론들도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는 비관적이다.

 

동아일보는 3면 기사에서 종부세 완화로 주택구입 부담은 줄었지만 집 값 하락이 계속되고 있어 선뜻 집을 사려는 사람은 많지 않고, 또 종부세 부담 때문에 내놨던 집을 도로 거둬들이는 일이 생기면 매물이 줄어 주택 거래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부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한겨레는 1면 기사와 3면 기사에서 "정부와 한나라당이 잠정 합의한 종부세 완화방안은 그야말로 '강남 집부자'(강부자)를 배려한 정책"이라며 "2007년 기준으로 종부세 과세 대상자의 56.4%가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에 몰려있고, 분당을 포함하면 65.5%에 이른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도 3면 기사에서 "상속·증여세 대폭 인하, 양도소득세 완화 등에 이어 종부세까지 근간을 뒤흔들면서 '강부자 감세'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일보 9월23일자 3면

 

조선일보는 만평에서 '특 신랑감'의 조건이 대기업, 공기업, 의사…가 아닌 종부세 내는 집을 갖고 있는 신랑감이라고 풍자해 눈길을 끌었다.

 

 

▲ 조선일보 9월23일자 만평

 

MB노믹스 추진, 돌다리 두드려보고 건너도 늦지 않아

 

이명박 정부의 각종 금융규제 완화 정책을 둘러싼 정치권의 찬반 논쟁도 거세지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정부의 투자은행(IB) 육성, 금산분리 완화, 자본시장통합법 등이 이른바 MB노믹스의 근간인 만큼 정기국회에서 이를 관철하는데 주력하는 상황이다.

 

반면, 야권은 최근 국제금융 위기가 미국식 금융모델에서 촉발된 것인 만큼 정부가 실패한 미국식 모델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고 맞서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언론의 평가도 엇갈린다. 동아일보는 23일자 사설 에서 MB노믹스 추진을 지지했다.

 

동아일보는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규제개혁을 통해 금융산업의 경쟁과 자율을 확대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금융시장이 어수선한 와중에 정부가 시장 참가자들에게 판단의 준거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고 환영했다.

 

그리고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의 미국 금융위기 사태를 계기로 정책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민영화를 저지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일부 공기업 노조의 의도가 규제강화론에 깔려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폄하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에서 반대주장을 폈다. 경향신문은 전 위원장의 같은 발언을 들며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미국금융위기가 경영자의 경쟁·실적지상주의가 만연하고 있는데도 감독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감독기관도 감독을 소홀히 한 데서 비롯됐으며, 결국 이는 신자유주의적 금융시스템의 근본적 한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하거나 망각한 발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경향신문 9월23일자 사설

 

경향신문은 "우리는 감독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놓지도 않고 금융시장을 마구 열어젖혔다가 10년 전 외환위기라는 참화를 겪은 적이 있다"며 "(미국이 갔던 길을 성급하게 뒤따라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살피고 토론하고 그리고 그 결과를 보아가며 추진해 나가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월가 투자은행 시대 종언…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지주회사로 전환

 

정부여당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미 금융시장 모델이 정작 미국에서는 종언을 고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21일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은행지주회사로의 기업구조 변경 신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대표적인 두 투자은행은 그동안 증권거래위원회의 감독만 받던 것과 달리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금융당국으로부터 직접 규제를 받게 됐다.

 

월스트리트의 마지막 투자은행인 두 회사가 은행지주회사로 전환됨으로써 독자적인 투자은행은 사라지게 됐다. 윌리엄 아이작 연방예금보험공사 전 총재는 블름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우리가 알고 있던 월스트리트의 종언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전문가들 역시 지난 70년 간 월가를 주름잡은 투자은행 시대가 공식적으로 마감되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규정했다(국민일보).

 

연예기획사 금품로비 PD·애널리스트 9명 기소

 

검찰은 연예기획사들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은 방송사 예능부문 전·현직 PD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9명을 사법처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문무 검사)는 이아무개 전 KBS 책임프로듀서와 고아무개 MBC 예능1 책임프로듀서를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달아난 박아무개 전 KBS 예능1팀장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은 또, 4명의 전·현직 PD들을 불구속 기소하고 연예기획사에 긍정적인 증권보고서를 작성해 주고 주식을 헐값에 매입한 애널리스트 김아무개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KBS 시사프로 전면 손질? …시사투나잇 폐지·미디어포커스 전면개편

 

KBS가 10월 예정된 개편에서 시사프로그램 을 폐지하고, 는 일요일 오전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6면 기사에서 "KBS가 지난 정부에서 '편파 방송' 논란을 빚은 일부 시사프로그램을 없애고, 2TV에서 월화 미니시리즈를 폐지해 공영성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골자로 가을 프로그램 개편안을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9월23일자 6면

 

KBS 관계자들에 따르면, 을 폐지, 이 시간대에 시사 토크형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의 포맷을 바꿔 시간대를 일요일 오전으로 옮기는 프로그램 개편안을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자유는 언론 스스로 지켜야" …한겨레 사설서 "언론 감시 비판 기능 절실한 상황"

 

한겨레는 사설 에서 "KBS와 YTN 사장을 낙하산 인사로 임명한데 이어, 이를 비판하는 사원들을 보복성 인사와 무차별 징계로 억누르려 한다. 정권에 거슬리는 보도를 한 프로그램은 폐지하거나 내용을 바꾸려 한다"고 비판했다.

 

▲ 한겨레 9월23일자 사설

 

한겨레는 이 사설에서 22일 전국언론노조,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9개 언론단체가 '국민주권과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대한민국 언론인 시국선언'을 발표해 이명박 정부의 언론탄압에 맞서 언론인 스스로 언론자유 수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것을 전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한겨레는 "군사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난 듯, 사상과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의 자유가 거침없이 짓밟히고 있다. 소수의 이익을 위한 정책, 합리적 비판을 무시하는 정권의 독주도 계속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언론의 감시와 비판기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