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복 申潤福 1758(영조 34)~? 조선후기의 화가. 자는 입부(笠夫), 호는 혜원(蕙園). 본관은 고령(高靈). 화원(畵員). 벼슬은 첨정(僉正)에 올랐다. 혜원 신윤복은 정확한 생존시기가 알려져 있지 않은 화가이나, 김홍도로부터 영향을 받은 사람이다. 그러나 신윤복은 김홍도에게서 받은 영향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변화시켜서 그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창안하여 김홍도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풍속화의 대가가 되었다. 당시의 서민 사회의 풍속을 매우 세밀하게 잘 그려, 김홍도와 함께 조선의 대표적인 화가로 손꼽힌다. 훌륭한 그림을 많이 그려 한국 미술사에 커다란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나, 생애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특히 양반 중심의 체계적 문화에서 벗어나 부녀자들을 그리는 등 그림의 소재의 다변화를 꾀하였다. 시골 주막의 서정적인 풍속을 날카로운 화필로 잘 그려냈다. 현 사회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참된 모습을 즐겨 화폭에 담았다. 김홍도와 함께 조선사회의 대표적인 화가로 손꼽히며 그의 작품 중 대다수는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주류이다. 비록 김홍도처럼 임금님 밑에서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으나 그만의 대단한 선과 아름다운 필체로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의 작품대다수는 항상 부녀자들이 나오며 양반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대부분 양반들은 앉은 자세로 향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며 부녀자들은 춤추고 노래하고 술을 따르며 기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 민족의 민속놀이나 흥겨운 농악을 그린 김홍도에 비해 신윤복은 세밀하고 표독스러운 느낌을 멋지게 자아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사물의 모습을 한층 더 화사하고 화려하게 돋보이기 위하여 배경을 그 색에 맞게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신윤복 풍속화의 진면목은 <단오풍정端午風情>이나 <방문訪問> <검무劍舞> <선유도船遊圖> <월하정인月下情人> <연당야유도> <미인도> <송정아회> <야연도> <연소답청> <이부탐춘> <전모 쓴 여인> <풍속도>등의 작품에서 볼 수가 있다.
[기방무사] (妓房無事) (1805) 종이에담채. 28.2*35.2cm 간송미술관 소장
현대적인 구도감각과 독특한 상황설정이 돋보이는 그림이다. 화면은 전체적으로 수직선과 수평선 및 사건의 기하학적 구조에 의한 질서잡힌 짜임새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정적인 구도가 그림 속에 등장하는 세 명의 인물에 대하여 고요함과 기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하학적 짜임새를 지닌 건물의 기둥이나 벽이나 문짝 등은 모두 엷은 먹선이나 희미한 담묵으로 칠해져 있는 데 비해 등장 인물들은 모두 강렬한 원색과 진함 먹선으로 그려져 시선을 모은다. 화면에 그려진 상항은 에로틱한 긴장감을 보여주고 있으며, 화면 속의 배경은 그 시대의 기방[妓房]의 정경인 듯하다.
방안에서 남녀가 무슨 일을 하고 있다가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에 당황한 듯 하죠? 아마도 방 안의 여인은 기생의 몸종이고, 방안의 남자는 기생을 찾아왔다가 그녀의 몸종과 사랑을 나누던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갑자기 기생이 들어오니 사내는 이불로 자신의 벗은 몸을 가린 듯 하구요. 혜원의 춘화 중에는 이와 같은 내용으로 이불을 덮지 않은 채 벌거벗은 사내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 있답니다.
[ 단오풍정(端午風情) (1805)]28.2*35cm .간송미술관화첩 종이에 채색 신윤복의 그림 중 특히 뛰어난 작품이다. 음력 5월5일 단오절의 여인네 들의 풍속을 그린 그림인데 ,화면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3개의 인물군으로 전개되고 있다. 인물군의 하나는 화면 좌측 아래 부분에 그려진 몸을 씻고 있는 여인들.화면 우측에 보이는 그네 뛰고 머리를 손질하는 여인. 먹거리를 머리에 이고 있는 아낙이 이루는 인물군.끝으로 화면 좌측 상부에서 여인네들을 훔쳐보고 있는 인물군이 있다. 이들 인물군을 살펴보면 배경을 제거하고 본다면 산만하게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나 산수배경의 효과적인 형태배치로 무리없이 하나로 연결되고 있다.또한 구도상으로 훔쳐보고 있는 두 명의 중들은 없어도 무방하나 엉뚱한 인물이 삽입되면서 활기를 띠게 되며,시각적으로 확장된 느낌을 준다.
[ 무녀신무(巫女神舞) (1805)] 일반 집에서 굿을 하고 있는 풍경입니다. 갓을 쓰고 부채를 들고 춤을 추는 무당 앞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빌고 있는 아낙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혜원은 이렇게 흥미롭고 이색적인 생활의 풍경을 화폭에 담길 즐겨하였지요. 그래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이 기녀, 무녀 들입니다. 여기서도 기녀의 붉은 의상은 우리의 시선을 기녀에게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 쌍검대무(雙劍對舞) (1805)]세력있는 귀족이 장악원(掌樂院)의 악공들과 가무(歌舞)에 능한 기생을 불러다가 즐기는 장면이다. 악공과 기생의 수효로 보아 이 놀이가 보톹 규모가 아닌데, 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오직 주인대감과 그의 자제낭관(子弟廊官)인 듯하니 일가의 세도가 어지간한 모양이다. 화면구성에 있어서 일체의 배경을 거부하고 검무하는 광경만 전면에 가득 채운 대담성을 보였으나 주제 표현에 조금도 군색함이 나타나지 않으니, 이는 인물의 포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라 하겠다 . 시각의 초점이 되는 검무 기생들은 의상에서 청홍의 강렬한 대조를 보이면서 화면을 압도하는데, 주인을 비롯한 관객들과 악공들이 이를 중심으로 포열(布列)함으로써 화면의 비중은 평형을 이룬다.검무 기생의 날렵한 동작에서 오는 율동감은 관객들의 도취된 몸짓과 악공들의 신바람 나는 연주에 혼연 일치를 보여 아연 활기를 띤다. 이렇게 옮겨 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무리 화가의 예리한 안목이라도 그리 쉽지 않을 일이다. 인물들이 하나같이 극도로 세련된 차림을 보이는 것도 그의 주변을 보는 듯하여 흥미롭다.
[ 연당의 여인 (1805)] 평론가들에게 신윤복 회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작품입니다. 연꽃이 활짝 핀 연못 을 바라보며 여인의 모습을 시원하면서도 운치있게 그려내었습니다. 생황을 불려는 듯 한손에 들고, 다른 손에는 담뱃대를 든 채 툇마루에 앉아 있는 이 여인은 은퇴한 기생인 퇴기인 듯 합니다. 순간의 모습을 잘 포착하여 깔끔하게 화면에 담아낸 혜원의 솜씨가 놀랍습니다. [ 월야밀회(月夜密會) (1805)] 종이에 채색 28.2*35.3cm 간송미술관 장안의 인적이 끊어지고 보름달만 휘영청 밝게 비치는 야밤중에 골목길 후미진 담그늘 아래에서 남녀가 어우러져 깊은 정을 나누고 있다. 남자의 차림새는 전립(氈笠)을 쓰고 전복(戰服)에 남전대(藍纏帶)를 매었으며 지휘봉 비슷한 방망이를 들었으니 어느 영문(營門)의 장교일시 분명한데, 이렇듯 노상에서 체면없이 여인에게 허겁지겁 하는 것은 필시 잠깐밖에는 만나볼 수 없는 사이인 때문일 것이다. 이쪽 담모퉁이를 도는 곳에 비켜서서 동정어린 눈길로 이들을 지켜보는 여인은 사람의 기척에 무척 신경 쓰면서 가슴을 졸이고 있는 듯하니, 바로 이 여인이 밀회를 성사시킨 장본인인 것 같다. 차림새가 여염의 여인은 아닌 듯하여, 장교를 만나고 있는 여자의 전력(前歷)도 대강 짐작이 간다. 조선시대의 화류계를 주름잡던 사람들이 대개 각 영문의 군교나 무예청의 별감 같은 하급 무관들로서, 이들이 기생의 기둥서방 노릇을 하고 있었던 것을 상기할 때, 군교 차림의 이런 애틋한 밀회는 그리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 월하정인(月下情人) (1805)] 어스름한 달빛 아래서 양반인 듯 잘 차려 입은 남자가 초롱불을 들고 길을 재촉하는 것 같네요. 여자는 쓰개치마를 둘러쓰고 다소곳한 모습으로 조금은 주저하는 듯한 모습이구요. 배경은 간략히 묘사되어 있지만 대신 이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미루어 짐작되는 그네들의 감정은 온 화폭이 모자라는 듯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왼쪽 담에는 "달은 기울어 밤 깊은 삼경인데,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이 안다(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라고 씌여 있습니다.
[ 주사거배(酒肆擧盃) (1805)] 주막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취객들과 주모의 모습을 그려내었습니다. 그러나 여느 주막과는 다르게 주변의 기와집과 마당 안의 매화도 보이는 것이 양반들을 상대하기에도 손색없는 꽤 반듯한 집 같아 보입니다. 술자리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손님들도 선비와 양반들인 듯 하구요. 매우 일상적인 조선시대의 한 생활상입니다.
[ 주유청강(舟遊淸江) (1805)]28.2*35.3cm .간송미술관 “피리 소리는 바람을 타서 아니 들리는 데 흰 갈매기가 물결 앞에 날아든다” 라고 적혀 있다. 뱃놀이를 즐기고 있는 장면을 그린 작품.화면의 상단부에 암벽으로 가득 차게 그려놓고 암벽을 배경으로 하여 유람선을 가까이에 그려놓은 그림이다. 시원하고 대담하게 그린 암벽의 형상에서 신윤복 산수화의 뛰어난 기량을 일부 엿볼 수 있다. 여기서 암벽의 배치는 그림 주제의 풍치를 돋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자세와 배치에서 조형적 변화의 미를 신중하게 고려하여 그린 것으로 ,뱃머리 쪽에 앉아 생황[笙篁]을 불고 있는 여인을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하여 독립적으로 배치한 점.담뱃대를 잡고 있는 남녀2인과 대금을 부는 젊은 총각과 뱃전에 앉아 턱을 고이고 생각에 잠긴 선비 바로 옆에 흐르는 물 속에 두 손을 담는 여인, 그리고 뒷전에 먼 곳을 바라보는 남자,삿대를 쥔 사공 등을 배치 방법과 각 인물들의 다양한 자세에서 변화의 미를 볼 수 있다고운 자태의 기생들과 뱃놀이를 하며 자연의 풍취에 취해 있는 한량들의 모습을 분위기 있게 형상화한 그림이다. [ 청금상련(聽琴賞蓮) (1805) ]종이에 채색 28.2*35.3cm 간송미술관 후원에 연당이 있고 고목 나무가 그늘을 드리우며 잔디가 가득 깔린 큰 저택을 가진 주인이, 연꽃이 필 무렵에 맘에 맞는 친구들을 청하여 연꽃 감상의 즐거움을 함께 하는 모양이다.옛 선비들은 기생들과 즐기는 놀이도 양반들이 지녀야 할 풍류로 생각하였기에, 당당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들이 보인다. 연당을 거치는 선들바람이 청향(淸香)을 실어오고, 가야금의 청아한 선율이 이 위에 어리는데, 의관을 파탈할 정도로 자유롭게 연꽃과 여인을 즐기고 있다. 이렇게 격의 없이 놀 수 있는 사이라면 어지간히 무던한 상일 것이고, 의복 차림으로 보면 벌써 당상(堂上)의 품계를 넘어 있어서 나이도 그리 젊지는 않을 듯하니 정말 허물없는 오랜 친구들인 모양이다. 모두들 준수하게 빼어났지만 차림새가 빈틈없이 세련되어 귀족의 몸에 밴 기품을 대하는 듯하다. 기녀들의 옷맵시나 선비들의 옷매무새, 가야금, 우아한 정원의 나무들이 매우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 당시의 생활상을 잘 알게 해 준다. 이는 화원이던 혜원이 궁정 주변에서 이들 귀족 생활을 남김없이 눈에 익히고 살아 온 때문에, 그 진면목을 이와 같이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가리마를 쓴 기생의 모습에서나 갓끈을 귀밑에 잡아 맨 귀인의 관(冠)차림에서 당시의 관식(冠飾)을 알 수 있으며, 운치있게 둘러진 석축과 고목의 표현에서는 왕조시대의 격조 높은 조원(造園) 환경을 실감할 수 있다.
전모(氈帽)를 쓴 여인(女人) 비단에 채색 28.2*19.1cm 국립중앙박물관 조선 여인의 아름다움을 그 누구보다도 잘 나타낸 혜원은 이 분야의 그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고르고 가는 필선으로 그림을 그리되 치마 저고리의 각기 부풀고 착 달라붙은 모습이라든지, 모든 부분에서 몸체를 숨기는 고유 복색이나 이에 반해서 얼굴, 손끝, 발끝의 맵시가 사뭇 두드러진다. 그러면서도 결코 외설스럽지 않은 묘사에 해학과 멋을 흥건히 담고 있다. 짤록한 허리에 부푼 치마, 그 아래 보이는 속옷바지와 외씨버선이 잠긴 좁은 신의 가는 선 등은 혜원이 그린 여인도의 공통된 묘사이다. 또한 나이 짐작이 다소 힘든 애띤 얼굴에, 초생달 같은 눈썹과 순하게 생긴 둥근 얼굴과 코, 꼭 다문 좁은 입 등 전혀 생소하지 않은 얼굴이다. 전모는 무늬가 없는 단순한 형태이나, 이와 대조적으로 전모끈은 길게 늘어뜨렸다.
[猫犬圖] 비단에 담채 31.8*16.3cm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화폭 중앙 왼쪽에 커다란 괴석(怪石)이 비수(脾瘦)가 심하고 빠른 붓놀림으로 묘사됐는데 묘선의 흐름이 거친 바탕의 효과와 함께 생동한다. 바위 위에 한 마리의 고양이가 잔뜩 웅크리고 아래에서 꼬리를 흔들며 올려다보는 개를 주시하고 있다. 이 바위 뒤편에서 담묵으로 친 석류나무 오른편을 향해 뻗어 있는데 석류 세 개가 탐스럽게 달려 있다. 그림 전경 오른쪽으로도 괴석의 일부가 보이고 있어, 여기서부터는 개, 바위의 뒤틀리면서 움직이는 방향 ,그리고 그 위의 고양이로 이어지는 대각선 구도를 석류가 깨뜨려 준다. 개나 고양이 ,특히 개의 잔털 묘사가 잦은 세필에 의존하고 있지만, 전통적 영모도와는 달리 식물이나 석질의 묘선과 크게 대치되지 않고 어울림은 이 그림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미인도(美人圖) 비단에 채색 114.2*45.7cm 간송미술관 풍속화와 함께 신윤복의 사실주의적 미의식을 엿볼 수 있는 그림으로 신윤복의 작품 가운데 대작이기도 하려니와 비단 바탕에 고운 필치로 인물화 실력을 한껏 뽐낸 작품이다. 배추잎처럼 부푼 담청 치마, 단이짧은 저고리, 고개를 숙인 앳된 얼굴, 가느다란 실 눈썹의 고운 눈매, 다소곳한 콧날, 좁은 입 등 조선후기 미인의 조건을 여실히 보여준다. 치마 아래로 한쪽만이 살포시 드러나는 외씨 버선은 절묘한 느낌을 준다. 얼굴의표정은 마음까지 드러내 보여 주어 초상화를 방불케 한다. 쪽물을 들인 회청색 치마에 받쳐 입은 삼회장 저고리, 그에 조화된 자주색 댕기와 옆구리의 붉은 띠치장은 그 미모를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우리 옷맵시의 아름다움이 한껏 배어 나온다. 여인의 복장과 더불어서 붉은 삼작 노리개를 만지작거리는 자연스러운 자태는 풍속화로서 손색이 없다. 그러면서도 기존 왕공 사대부의 권위적 초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인물화로서의 예술성이 충만하다
[송정아회](松亭雅會) 종이에 담채 38*32.5cm 간송미술관 혜원은 지나친 여속도(女俗圖)를 그린다 해서 도화서에서 쫓겨났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여속도 전문가여서, 그가 남긴 산수화는 많지 않으나, 송정아회는 산수화 중의 수작이라 할 수 있다. 부드러운 담묵 필선으로 그려 올라간 소나무들은 수려하기가 마치 여속도 속의 늘씬한 미인을 보는 듯하고, 죽림 뒤로 자리잡은 초당 속에 반쯤 걷어 붙인 휘장 뒤로 비스듬히 상반신을 드러낸 인물이나, 초당을 찾아오는 긴 지팡이의 인물도 모두 훤칠한 키에 구성진 몸매로 미끈미끈 그려져 있다. 솔숲과 대숲에 싸인 초당이 화면의 중심을 이루는데, 비교적 강렬한 붓질로 보는 이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뛰어난 기교를 보이고 있다. 특히 화면 전체를 담청으로 훈염하다시피 한 뒤, 이와 큰차이 없는 담담한 색조를 구사하는 듯하다가, 소나무 밑에서는 초묵(蕉墨)에 가까운 음영을 드리워 단조로움을 깨뜨려버리는 대담한 솜씨를 나타내 보이고 있다. [연소답청](年少踏靑) 종이에 채색 28.2*35.3cm 간송미술관 진달래꽃 피는 봄철이 되자 협기 만만한 반가(班家)의 자제들이 장안의 기녀들을 대동하고 간화답청(看花踏靑)의 봄나들이에 나섰는데 이들의 옷차림은 장안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온갖 멋을 부리고 있다. 보라색과 옥색 천으로 굵게 누빈 저고리에 향낭(香囊)을 달아 차고 홍녹의 갖은 주머니를 긴 띠 매어 치레하며, 행전은 짧게 치고, 중치마의 앞 두 폭을 뒤로 잡아매어서 뒤폭만 꼬리로 늘이어 걸음마다 나풀거리게 하고 있다. 장안 명기들의 미태(美態)에 홀딱 빠진 양반자제들은 체면 불구하고 말 탄 기생에게 시중드느라 담뱃불을 붙여 대령하며, 구종되기를 자원하여 갓을 벗어 마부 벙거지를 제가 쓰고서 검은 띠를 허벅 대님으로 매고 말고삐를 잡고 있다. 암벽에는 진달래나무인 듯 분홍꽃을 가득 피운 나무들이 군데군데 있고, 구름 같은 기생의 트레 머리에도 그 꽃가지가 꽂혀 있다. 물빛으로 갈라 놓은 삼거리 주변의 청태점(靑苔點)이 분분하여 답청이 실감된다. 출처 _ 황칠네 cafe.daum.net/dlaandnd
신윤복의 그림세계
[기다림]
신윤복 申潤福 1758(영조 34)~? 조선후기의 화가.자는 입부(笠夫), 호는 혜원(蕙園). 본관은 고령(高靈). 화원(畵員). 벼슬은 첨정(僉正)에 올랐다. 혜원 신윤복은 정확한 생존시기가 알려져 있지 않은 화가이나, 김홍도로부터 영향을 받은 사람이다. 그러나 신윤복은 김홍도에게서 받은 영향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변화시켜서 그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창안하여 김홍도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풍속화의 대가가 되었다. 당시의 서민 사회의 풍속을 매우 세밀하게 잘 그려, 김홍도와 함께 조선의 대표적인 화가로 손꼽힌다. 훌륭한 그림을 많이 그려 한국 미술사에 커다란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나, 생애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특히 양반 중심의 체계적 문화에서 벗어나 부녀자들을 그리는 등 그림의 소재의 다변화를 꾀하였다. 시골 주막의 서정적인 풍속을 날카로운 화필로 잘 그려냈다. 현 사회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참된 모습을 즐겨 화폭에 담았다. 김홍도와 함께 조선사회의 대표적인 화가로 손꼽히며 그의 작품 중 대다수는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주류이다. 비록 김홍도처럼 임금님 밑에서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으나 그만의 대단한 선과 아름다운 필체로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의 작품대다수는 항상 부녀자들이 나오며 양반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대부분 양반들은 앉은 자세로 향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며 부녀자들은 춤추고 노래하고 술을 따르며 기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 민족의 민속놀이나 흥겨운 농악을 그린 김홍도에 비해 신윤복은 세밀하고 표독스러운 느낌을 멋지게 자아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사물의 모습을 한층 더 화사하고 화려하게 돋보이기 위하여 배경을 그 색에 맞게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신윤복 풍속화의 진면목은 <단오풍정端午風情>이나 <방문訪問> <검무劍舞> <선유도船遊圖> <월하정인月下情人> <연당야유도> <미인도> <송정아회> <야연도> <연소답청> <이부탐춘> <전모 쓴 여인> <풍속도>등의 작품에서 볼 수가 있다.
[기방무사] (妓房無事) (1805) 종이에담채. 28.2*35.2cm 간송미술관 소장
현대적인 구도감각과 독특한 상황설정이 돋보이는 그림이다. 화면은 전체적으로 수직선과 수평선 및 사건의 기하학적 구조에 의한 질서잡힌 짜임새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정적인 구도가 그림 속에 등장하는 세 명의 인물에 대하여 고요함과 기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하학적 짜임새를 지닌 건물의 기둥이나 벽이나 문짝 등은 모두 엷은 먹선이나 희미한 담묵으로 칠해져 있는 데 비해 등장 인물들은 모두 강렬한 원색과 진함 먹선으로 그려져 시선을 모은다. 화면에 그려진 상항은 에로틱한 긴장감을 보여주고 있으며, 화면 속의 배경은 그 시대의 기방[妓房]의 정경인 듯하다.방안에서 남녀가 무슨 일을 하고 있다가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에 당황한 듯 하죠? 아마도 방 안의 여인은 기생의 몸종이고, 방안의 남자는 기생을 찾아왔다가 그녀의 몸종과 사랑을 나누던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갑자기 기생이 들어오니 사내는 이불로 자신의 벗은 몸을 가린 듯 하구요. 혜원의 춘화 중에는 이와 같은 내용으로 이불을 덮지 않은 채 벌거벗은 사내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 있답니다.
[ 단오풍정(端午風情) (1805)]28.2*35cm .간송미술관화첩 종이에 채색 신윤복의 그림 중 특히 뛰어난 작품이다. 음력 5월5일 단오절의 여인네 들의 풍속을 그린 그림인데 ,화면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3개의 인물군으로 전개되고 있다. 인물군의 하나는 화면 좌측 아래 부분에 그려진 몸을 씻고 있는 여인들.화면 우측에 보이는 그네 뛰고 머리를 손질하는 여인. 먹거리를 머리에 이고 있는 아낙이 이루는 인물군.끝으로 화면 좌측 상부에서 여인네들을 훔쳐보고 있는 인물군이 있다. 이들 인물군을 살펴보면 배경을 제거하고 본다면 산만하게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나 산수배경의 효과적인 형태배치로 무리없이 하나로 연결되고 있다.또한 구도상으로 훔쳐보고 있는 두 명의 중들은 없어도 무방하나 엉뚱한 인물이 삽입되면서 활기를 띠게 되며,시각적으로 확장된 느낌을 준다.
[ 무녀신무(巫女神舞) (1805)]일반 집에서 굿을 하고 있는 풍경입니다. 갓을 쓰고 부채를 들고 춤을 추는 무당 앞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빌고 있는 아낙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혜원은 이렇게 흥미롭고 이색적인 생활의 풍경을 화폭에 담길 즐겨하였지요. 그래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이 기녀, 무녀 들입니다. 여기서도 기녀의 붉은 의상은 우리의 시선을 기녀에게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 쌍검대무(雙劍對舞) (1805)]세력있는 귀족이 장악원(掌樂院)의 악공들과 가무(歌舞)에 능한 기생을 불러다가 즐기는 장면이다. 악공과 기생의 수효로 보아 이 놀이가 보톹 규모가 아닌데, 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오직 주인대감과 그의 자제낭관(子弟廊官)인 듯하니 일가의 세도가 어지간한 모양이다. 화면구성에 있어서 일체의 배경을 거부하고 검무하는 광경만 전면에 가득 채운 대담성을 보였으나 주제 표현에 조금도 군색함이 나타나지 않으니, 이는 인물의 포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라 하겠다 . 시각의 초점이 되는 검무 기생들은 의상에서 청홍의 강렬한 대조를 보이면서 화면을 압도하는데, 주인을 비롯한 관객들과 악공들이 이를 중심으로 포열(布列)함으로써 화면의 비중은 평형을 이룬다.검무 기생의 날렵한 동작에서 오는 율동감은 관객들의 도취된 몸짓과 악공들의 신바람 나는 연주에 혼연 일치를 보여 아연 활기를 띤다. 이렇게 옮겨 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무리 화가의 예리한 안목이라도 그리 쉽지 않을 일이다. 인물들이 하나같이 극도로 세련된 차림을 보이는 것도 그의 주변을 보는 듯하여 흥미롭다.
[ 연당의 여인 (1805)]평론가들에게 신윤복 회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작품입니다. 연꽃이 활짝 핀 연못 을 바라보며 여인의 모습을 시원하면서도 운치있게 그려내었습니다. 생황을 불려는 듯 한손에 들고, 다른 손에는 담뱃대를 든 채 툇마루에 앉아 있는 이 여인은 은퇴한 기생인 퇴기인 듯 합니다. 순간의 모습을 잘 포착하여 깔끔하게 화면에 담아낸 혜원의 솜씨가 놀랍습니다. [ 월야밀회(月夜密會) (1805)] 종이에 채색 28.2*35.3cm 간송미술관
장안의 인적이 끊어지고 보름달만 휘영청 밝게 비치는 야밤중에 골목길 후미진 담그늘 아래에서 남녀가 어우러져 깊은 정을 나누고 있다. 남자의 차림새는 전립(氈笠)을 쓰고 전복(戰服)에 남전대(藍纏帶)를 매었으며 지휘봉 비슷한 방망이를 들었으니 어느 영문(營門)의 장교일시 분명한데, 이렇듯 노상에서 체면없이 여인에게 허겁지겁 하는 것은 필시 잠깐밖에는 만나볼 수 없는 사이인 때문일 것이다. 이쪽 담모퉁이를 도는 곳에 비켜서서 동정어린 눈길로 이들을 지켜보는 여인은 사람의 기척에 무척 신경 쓰면서 가슴을 졸이고 있는 듯하니, 바로 이 여인이 밀회를 성사시킨 장본인인 것 같다. 차림새가 여염의 여인은 아닌 듯하여, 장교를 만나고 있는 여자의 전력(前歷)도 대강 짐작이 간다. 조선시대의 화류계를 주름잡던 사람들이 대개 각 영문의 군교나 무예청의 별감 같은 하급 무관들로서, 이들이 기생의 기둥서방 노릇을 하고 있었던 것을 상기할 때, 군교 차림의 이런 애틋한 밀회는 그리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 월하정인(月下情人) (1805)]
어스름한 달빛 아래서 양반인 듯 잘 차려 입은 남자가 초롱불을 들고 길을 재촉하는 것 같네요. 여자는 쓰개치마를 둘러쓰고 다소곳한 모습으로 조금은 주저하는 듯한 모습이구요. 배경은 간략히 묘사되어 있지만 대신 이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미루어 짐작되는 그네들의 감정은 온 화폭이 모자라는 듯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왼쪽 담에는 "달은 기울어 밤 깊은 삼경인데,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이 안다(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라고 씌여 있습니다.
[ 주사거배(酒肆擧盃) (1805)]주막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취객들과 주모의 모습을 그려내었습니다. 그러나 여느 주막과는 다르게 주변의 기와집과 마당 안의 매화도 보이는 것이 양반들을 상대하기에도 손색없는 꽤 반듯한 집 같아 보입니다. 술자리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손님들도 선비와 양반들인 듯 하구요. 매우 일상적인 조선시대의 한 생활상입니다.
[ 주유청강(舟遊淸江) (1805)]28.2*35.3cm .간송미술관
“피리 소리는 바람을 타서 아니 들리는 데 흰 갈매기가 물결 앞에 날아든다” 라고 적혀 있다. 뱃놀이를 즐기고 있는 장면을 그린 작품.화면의 상단부에 암벽으로 가득 차게 그려놓고 암벽을 배경으로 하여 유람선을 가까이에 그려놓은 그림이다. 시원하고 대담하게 그린 암벽의 형상에서 신윤복 산수화의 뛰어난 기량을 일부 엿볼 수 있다. 여기서 암벽의 배치는 그림 주제의 풍치를 돋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자세와 배치에서 조형적 변화의 미를 신중하게 고려하여 그린 것으로 ,뱃머리 쪽에 앉아 생황[笙篁]을 불고 있는 여인을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하여 독립적으로 배치한 점.담뱃대를 잡고 있는 남녀2인과 대금을 부는 젊은 총각과 뱃전에 앉아 턱을 고이고 생각에 잠긴 선비 바로 옆에 흐르는 물 속에 두 손을 담는 여인, 그리고 뒷전에 먼 곳을 바라보는 남자,삿대를 쥔 사공 등을 배치 방법과 각 인물들의 다양한 자세에서 변화의 미를 볼 수 있다고운 자태의 기생들과 뱃놀이를 하며 자연의 풍취에 취해 있는 한량들의 모습을 분위기 있게 형상화한 그림이다. [ 청금상련(聽琴賞蓮) (1805) ]종이에 채색 28.2*35.3cm 간송미술관 후원에 연당이 있고 고목 나무가 그늘을 드리우며 잔디가 가득 깔린 큰 저택을 가진 주인이, 연꽃이 필 무렵에 맘에 맞는 친구들을 청하여 연꽃 감상의 즐거움을 함께 하는 모양이다.옛 선비들은 기생들과 즐기는 놀이도 양반들이 지녀야 할 풍류로 생각하였기에, 당당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들이 보인다. 연당을 거치는 선들바람이 청향(淸香)을 실어오고, 가야금의 청아한 선율이 이 위에 어리는데, 의관을 파탈할 정도로 자유롭게 연꽃과 여인을 즐기고 있다. 이렇게 격의 없이 놀 수 있는 사이라면 어지간히 무던한 상일 것이고, 의복 차림으로 보면 벌써 당상(堂上)의 품계를 넘어 있어서 나이도 그리 젊지는 않을 듯하니 정말 허물없는 오랜 친구들인 모양이다. 모두들 준수하게 빼어났지만 차림새가 빈틈없이 세련되어 귀족의 몸에 밴 기품을 대하는 듯하다. 기녀들의 옷맵시나 선비들의 옷매무새, 가야금, 우아한 정원의 나무들이 매우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 당시의 생활상을 잘 알게 해 준다. 이는 화원이던 혜원이 궁정 주변에서 이들 귀족 생활을 남김없이 눈에 익히고 살아 온 때문에, 그 진면목을 이와 같이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가리마를 쓴 기생의 모습에서나 갓끈을 귀밑에 잡아 맨 귀인의 관(冠)차림에서 당시의 관식(冠飾)을 알 수 있으며, 운치있게 둘러진 석축과 고목의 표현에서는 왕조시대의 격조 높은 조원(造園) 환경을 실감할 수 있다.
전모(氈帽)를 쓴 여인(女人) 비단에 채색 28.2*19.1cm 국립중앙박물관 조선 여인의 아름다움을 그 누구보다도 잘 나타낸 혜원은 이 분야의 그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고르고 가는 필선으로 그림을 그리되 치마 저고리의 각기 부풀고 착 달라붙은 모습이라든지, 모든 부분에서 몸체를 숨기는 고유 복색이나 이에 반해서 얼굴, 손끝, 발끝의 맵시가 사뭇 두드러진다. 그러면서도 결코 외설스럽지 않은 묘사에 해학과 멋을 흥건히 담고 있다. 짤록한 허리에 부푼 치마, 그 아래 보이는 속옷바지와 외씨버선이 잠긴 좁은 신의 가는 선 등은 혜원이 그린 여인도의 공통된 묘사이다. 또한 나이 짐작이 다소 힘든 애띤 얼굴에, 초생달 같은 눈썹과 순하게 생긴 둥근 얼굴과 코, 꼭 다문 좁은 입 등 전혀 생소하지 않은 얼굴이다. 전모는 무늬가 없는 단순한 형태이나, 이와 대조적으로 전모끈은 길게 늘어뜨렸다.
[猫犬圖] 비단에 담채 31.8*16.3cm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화폭 중앙 왼쪽에 커다란 괴석(怪石)이 비수(脾瘦)가 심하고 빠른 붓놀림으로 묘사됐는데 묘선의 흐름이 거친 바탕의 효과와 함께 생동한다. 바위 위에 한 마리의 고양이가 잔뜩 웅크리고 아래에서 꼬리를 흔들며 올려다보는 개를 주시하고 있다. 이 바위 뒤편에서 담묵으로 친 석류나무 오른편을 향해 뻗어 있는데 석류 세 개가 탐스럽게 달려 있다. 그림 전경 오른쪽으로도 괴석의 일부가 보이고 있어, 여기서부터는 개, 바위의 뒤틀리면서 움직이는 방향 ,그리고 그 위의 고양이로 이어지는 대각선 구도를 석류가 깨뜨려 준다. 개나 고양이 ,특히 개의 잔털 묘사가 잦은 세필에 의존하고 있지만, 전통적 영모도와는 달리 식물이나 석질의 묘선과 크게 대치되지 않고 어울림은 이 그림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미인도(美人圖) 비단에 채색 114.2*45.7cm 간송미술관풍속화와 함께 신윤복의 사실주의적 미의식을 엿볼 수 있는 그림으로 신윤복의 작품 가운데 대작이기도 하려니와 비단 바탕에 고운 필치로 인물화 실력을 한껏 뽐낸 작품이다. 배추잎처럼 부푼 담청 치마, 단이짧은 저고리, 고개를 숙인 앳된 얼굴, 가느다란 실 눈썹의 고운 눈매, 다소곳한 콧날, 좁은 입 등 조선후기 미인의 조건을 여실히 보여준다. 치마 아래로 한쪽만이 살포시 드러나는 외씨 버선은 절묘한 느낌을 준다. 얼굴의표정은 마음까지 드러내 보여 주어 초상화를 방불케 한다. 쪽물을 들인 회청색 치마에 받쳐 입은 삼회장 저고리, 그에 조화된 자주색 댕기와 옆구리의 붉은 띠치장은 그 미모를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우리 옷맵시의 아름다움이 한껏 배어 나온다. 여인의 복장과 더불어서 붉은 삼작 노리개를 만지작거리는 자연스러운 자태는 풍속화로서 손색이 없다. 그러면서도 기존 왕공 사대부의 권위적 초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인물화로서의 예술성이 충만하다
[송정아회](松亭雅會) 종이에 담채 38*32.5cm 간송미술관 혜원은 지나친 여속도(女俗圖)를 그린다 해서 도화서에서 쫓겨났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여속도 전문가여서, 그가 남긴 산수화는 많지 않으나, 송정아회는 산수화 중의 수작이라 할 수 있다. 부드러운 담묵 필선으로 그려 올라간 소나무들은 수려하기가 마치 여속도 속의 늘씬한 미인을 보는 듯하고, 죽림 뒤로 자리잡은 초당 속에 반쯤 걷어 붙인 휘장 뒤로 비스듬히 상반신을 드러낸 인물이나, 초당을 찾아오는 긴 지팡이의 인물도 모두 훤칠한 키에 구성진 몸매로 미끈미끈 그려져 있다. 솔숲과 대숲에 싸인 초당이 화면의 중심을 이루는데, 비교적 강렬한 붓질로 보는 이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뛰어난 기교를 보이고 있다. 특히 화면 전체를 담청으로 훈염하다시피 한 뒤, 이와 큰차이 없는 담담한 색조를 구사하는 듯하다가, 소나무 밑에서는 초묵(蕉墨)에 가까운 음영을 드리워 단조로움을 깨뜨려버리는 대담한 솜씨를 나타내 보이고 있다. [연소답청](年少踏靑) 종이에 채색 28.2*35.3cm 간송미술관 진달래꽃 피는 봄철이 되자 협기 만만한 반가(班家)의 자제들이 장안의 기녀들을 대동하고 간화답청(看花踏靑)의 봄나들이에 나섰는데 이들의 옷차림은 장안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온갖 멋을 부리고 있다. 보라색과 옥색 천으로 굵게 누빈 저고리에 향낭(香囊)을 달아 차고 홍녹의 갖은 주머니를 긴 띠 매어 치레하며, 행전은 짧게 치고, 중치마의 앞 두 폭을 뒤로 잡아매어서 뒤폭만 꼬리로 늘이어 걸음마다 나풀거리게 하고 있다. 장안 명기들의 미태(美態)에 홀딱 빠진 양반자제들은 체면 불구하고 말 탄 기생에게 시중드느라 담뱃불을 붙여 대령하며, 구종되기를 자원하여 갓을 벗어 마부 벙거지를 제가 쓰고서 검은 띠를 허벅 대님으로 매고 말고삐를 잡고 있다. 암벽에는 진달래나무인 듯 분홍꽃을 가득 피운 나무들이 군데군데 있고, 구름 같은 기생의 트레 머리에도 그 꽃가지가 꽂혀 있다. 물빛으로 갈라 놓은 삼거리 주변의 청태점(靑苔點)이 분분하여 답청이 실감된다. 출처 _ 황칠네 cafe.daum.net/dlaand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