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우향우 국정운영, 보수에 갇힌 대통령

이강율2008.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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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과 거꾸로 가는 청와대, ‘제 식구 감싸기’ 급급한 여당

 

이명박 대통령이 5~7월 촛불 정국의 위기를 거치면서 국정운영 방향을 오른쪽으로 더 이동시켰다. 어정쩡한 중도 색깔을 벗어 던지고 보수세력의 품에 안겼다.

 

이명박 정부가 ‘언론자유’ 침해 논란에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점이나 ‘모성’이라는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면서 유모차 엄마들의 경찰 수사를 강행하고 있는 점이나 한나라당도 주저하는 종합부동산세 무력화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국정운영의 ‘우향우’를 상징하는 것들이다.

 

이명박 정부는 권력을 동원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있다. 언론 환경을 더욱 우호적인 방향으로 바꿔 놓았고 검찰과 경찰을 통해 비판 세력 확산을 저지하고 있고 사정 정국을 통해 전임 정부 인사들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정부 합동수사팀 신설…"정치보복 위한 게슈타포 조직" 우려

 

 

정부 합동 태스크 포스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비판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도 나서고 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법적 근거도 없이 검찰, 경찰, 국세청 등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 신설은 전두환 정권 시절 관계기관대책회의의 재현이다. 야권을 향한 표적수사, 촛불 국민에 대한 표적수사로 구체화할 것이며 정치보복과 정치말살을 위한 게슈타포 조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권은 정기국회에서도 ‘힘의 정치’를 앞세워 정기국회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명박 정부를 견제 감시하고자 2008년 국정감사를 열었지만 여권은 참여정부를 견제 감시하는 웃지 못할 장면을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26일자 1면 기사에서 “26일 단독입수한 한나라당의 ‘국정감사 주요 공격이슈’ 내부문건에 따르면 한나라당이 선정한 이슈는 현재 사정 당국이 내사 또는 수사 중인 사건으로 15개 이슈 모드 이른바 참여정부 실세들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이명박 정부 국정감사에서 참여정부 비리캐는 한나라당

 

▲ 헤럴드경제 9월26일자 1면.

 

조정식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오늘 모 언론에 보도됐듯이, 한나라당 국감 문건이 공개됐다. 이를 통해 이명박 정부 6개월의 실정과 친인척 비리를 덮기 위한 한나라당의 물타기 국감전략의 실체가 드러났다”면서 “한나라당은 이번 국감을 ‘과거정권의 뒷조사 국감’으로 몰아가서, 사정 당국의 정치보복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노무현 정권 부정부패를 민주당이 덮으려는 꼬투리 잡기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정정당당하게 국정감사에 임해주시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여권의 행보는 가속 페달을 밟고 달리는 자동차와 같다. 민심의 흐름을 살피고 비판의견을 경청할 수도 있겠지만, 속도를 줄이거나 멈춰 서거나 후진하는 일이 없다. 이명박 정부는 민심 역행 정책을 강행하고 국회 과반을 접한 집권 여당은 제 식구 감싸기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우향우' 국정운영, 부유층 대변 정권 '정치적 부담'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운영 ‘우향우’로 방향을 튼 것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명박 정치’를 제대로 펼쳐보기도 전에 고립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수 진영에 구애작전을 펴면 펼수록 중도 계층은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펼치려는 주요 국정 과제는 ‘아군’보다는 ‘적군’을 늘릴 수밖에 없다.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면 비수도권 지역에서 반발할 수밖에 없다.

 

종부세를 내리고 재산세를 올리면 소수 부유층에 환영받을 수 있겠지만 절대 다수 서민층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민심의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8월 베이징 올림픽을 거치면서 촛불의 열기도 한풀 꺾였다.

 

"보수의 손길 잡고 급한 불 껐지만 옴짝달싹 못하게 묶여"

 

▲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 결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청와대는 힘을 얻었고 추석 연휴(9월13~15) 이후 40% 지지율 회복을 공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수편향 국정운영 카드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중앙일보가 지난 18일 창간 특집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이명박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25.4%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지난 22일 여론조사에서는 25.6%로 나타났다. CBS-리얼미터의 지난 24일 여론조사에서도 25.6%로 조사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60% 안팎에 이른다. 이러한 흐름은 큰 변화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철희 KSOI 수석 애널리스트는 “세간의 정서는 여론조사 수치(25.4%, 중앙일보 9.22)보다 훨씬 험악하다. 내각제라면 당장 퇴진이다. 일본 후쿠다 전 총리는 29%에서 물러났다. 영국 블레어는 26%쯤에서 사퇴를 결정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보수가 내미는 구원의 손길을 덥석 잡았다. 급한 불은 껐다. 그러나 이젠 옴짝달싹 못하게 묶여 버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