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 붙어 있는 메모지가 몇 장 눈에 들어왔다. '……해석적 방법의 실패가……' '……힐베르트, 제 13 문제의……' '……타원 곡선의 해를……'. 뜻을 알 수 없는 숫자와 기호와 단어가 뒤섞여 있는 가운데, 딱 한 장 내가 알아볼 수 있는 메모지가 있었다. 얼룩투성이에 네 귀퉁이는 구겨져 있고 클립은 녹슬어 있었다. 오랜 세월 그곳에 붙어 있었던 것 같아.
'내 기억은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문득 소맷자락에 붙어 있는, 어제까지는 없었던 새 메모지가 눈에 띄었다. 숟가락으로 스튜를 들 때마다 스튜에 꼭 바질 것 같았다.
'새 파출부'
조그맣고 힘없는 글씨였다. 뒤에는 여자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짧은 머리에 얼굴은 동그랗고 입술 옆에는 점이 있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 수준의 그림이었지만 내 얼굴이라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었다.
220: 1+2+4+5+10+11+20+22+44+55+110=284
220=142+71+4+2+1: 284
"정답이야. 자 보라구. 이 멋진 일련의 수를 말이야. 220의 약수의 합은 284. 284의 약수의 합은 220. 바로 우애수야. 쉬 존재하지 않는 쌍이지. 페르마도 데카르트도 겨우 한 쌍씩밖에 발견하지 못했어. 신의 주선으로 맺어진 숫자지. 아름답지 않은가? 자네 생일(2/20)과 내 손목시계에 새겨진 숫자(228)가 이렇게 멋진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니."
"너는 루트다. 어떤 숫자든 꺼려하지 않고 자기 안에 보듬는 실로 관대한 기호, 루트야."
博士の愛した數式
옷에 붙어 있는 메모지가 몇 장 눈에 들어왔다. '……해석적 방법의 실패가……' '……힐베르트, 제 13 문제의……' '……타원 곡선의 해를……'. 뜻을 알 수 없는 숫자와 기호와 단어가 뒤섞여 있는 가운데, 딱 한 장 내가 알아볼 수 있는 메모지가 있었다. 얼룩투성이에 네 귀퉁이는 구겨져 있고 클립은 녹슬어 있었다. 오랜 세월 그곳에 붙어 있었던 것 같아.
'내 기억은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문득 소맷자락에 붙어 있는, 어제까지는 없었던 새 메모지가 눈에 띄었다. 숟가락으로 스튜를 들 때마다 스튜에 꼭 바질 것 같았다.
'새 파출부'
조그맣고 힘없는 글씨였다. 뒤에는 여자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짧은 머리에 얼굴은 동그랗고 입술 옆에는 점이 있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 수준의 그림이었지만 내 얼굴이라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었다.
220: 1+2+4+5+10+11+20+22+44+55+110=284
220=142+71+4+2+1: 284
"정답이야. 자 보라구. 이 멋진 일련의 수를 말이야. 220의 약수의 합은 284. 284의 약수의 합은 220. 바로 우애수야. 쉬 존재하지 않는 쌍이지. 페르마도 데카르트도 겨우 한 쌍씩밖에 발견하지 못했어. 신의 주선으로 맺어진 숫자지. 아름답지 않은가? 자네 생일(2/20)과 내 손목시계에 새겨진 숫자(228)가 이렇게 멋진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니."
"너는 루트다. 어떤 숫자든 꺼려하지 않고 자기 안에 보듬는 실로 관대한 기호, 루트야."
그러고는 당장에 소맷자락에 있는 메모지에 그 기호를 덧붙여 썼다.
'새 파출부…와 그 아들 열 살…√'
- 박사가 사랑한 수식(博士の愛した數式)
'수학 교수였던 박사에게는 그 어떤 숫자도 모두 사랑스럽고,
감격의 대상이다.'
박사는 17년 전인 1975년(이 책의 주된 시점은 1992년)의
사고로 기억이 1975년에 멈춰 있다.
그 후에는 기억을 해도 80분이 지나면 그 위에 또 다시 기억을
쌓는, 말하자면 1시간 20분짜리 테잎이 뇌 속에 들어있다고
비유되는 장애를 갖고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을 잊지 않기 위해, 그는 메모를 하고 그것을
클립으로 옷에 고정시킨다.
기억이 80분 밖에 지속되지 않는다는 신선한 소재,
따분하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졌던 박사의 수학 이야기,
거기다 나와 아들 루트, 박사 세 사람의 감동적인 우정이
이 책을 매력적으로 만들었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