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사람.

강교원200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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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사람.

 

 

정지훈은 아무 것도 변한 게 없다

겉으로 보면 정지훈은

마치 천 길 낭떠러지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듯

전력질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로 만났을 때보다

훨씬 여유로워 보였다.

 

고속열차 지붕 위에 서 있는 것처럼

혼란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지훈은 단호하게 말했다.

 

“난 최선을 다했다. 

여기서 고꾸라져도 후회는 없다.

사람들은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쉽게 잊는다.

난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이 내 인생의 활력이다.

만약 나에게 이 일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다른 일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일이 좋다면,

내가 아무리 바닥으로 떨어져도

언제든지 다시 백댄서 일부터 시작할 수 있다.

내가 욕심이 조금 많다.

안 되더라도 해보자는 식의 오기 같은 힘도 있고.

일단 하는 거다. ‘

하다가 안 되면 말지’라는 심정으로.(웃음)”

그리곤 마치 어제 일을 떠올리는 것처럼 말을 이었다.

“나는 바닥이 무엇인지 안다.

말 그대로 돈이 없어서 5일을 굶어 봤다.

그때 그 일 때문인지 지금도 식탐이 많다.(웃음)

내가 성공하면

나중에 가족들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토할 때까지

사줄 거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연습생 시절에,

박진영이 형이 일주일에 딱 하루

중국집에서 회식을 시켜줬다.

목구멍까지 꽉 찼는데,

눈앞에 음식이 너무 많이 남았더라.

그래서 화장실 가서 토하고 와서 또 먹었다.

그 하루가 지나면 못 먹을 테니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내 바람은

내 동생을 남부럽지 않게 잘 키우는 거고,

우리 아버지께 좋은 차, 좋은 옷 사드리는 거다.

인생 참 짧지 않나?

내가 살면서 가장 큰 한이…

우리 엄마 병원에 입원했을때…

정말 입원비가 없어서 돌아가신 거니까.

진통제 주사 한 번 놔드릴 돈이 없었다.

피 눈물 흘리면서 절대 쉬지 않겠다고 했다.

그땐 병원, 의사들 참 싫었다.

어린 마음에 ‘의사라면 돈도 많을 텐데,

사람이 그렇게 아프다고 부탁하는데,

진통제 한 대 못 놔줄까.

내가 분명히 갚는다고 했는데’ 이런 생각을 했다.

뭐 지금 와서 의사들 탓을 하는 건 아니고,

아무튼 정말 냉혹한 세상이었다.

세상이 모두 나를 외면하는 것 같았다.

넌 못생겨서 안 돼,

너는 (유)승준이 형이나 강타 형 같은

눈빛이 없어서 안 돼….

한 발짝 뒤가 낭떠러지였다.

 

10여 년 전의 일이라고?

난 아직도 그때의 꿈을 꾼다. 

돈 때문에 사랑받는 사람이 고통당하는 걸 본 사람은

그 절박함을 잊을 수 없다.

 

나이 많은데 영어 공부 어렵지 않느냐고?

진영이 형이 고3 때

대학 못가면 앨범 안 내준다고 해서,

수능 150점을 석 달 만에 310점으로 끌어올려서

대학 갔다.

 

영어 공부 어렵지만,

그때 생각하면 못하겠다는 소리 안 나온다.

만약에 못하겠다고 하면,

그건 배에 기름이 꼈다는 소리겠지.(웃음)”

 

인터뷰를 마칠 때 즈음,

그의 손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빨갛고 동그란 원처럼 보이는 흔적이 무엇인지 묻자

정지훈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피가 배어 올라온 굳은살이다.

트레이너가

의 배우들을 훈련시킨 팀이다.

에서 본 것 같은 몸을 만들기 위해선

일반 웨이트 트레이닝으로는 안 된다.

실제로 통나무를 지고, 밧줄을 타고,

암벽을 올라야 만들어진다.

삼청교육대가 따로없다. 매일 토한다.”

그는 급히 노트북을 가져와 몸의 변화를 보여줬다.

점점 칼로 깎아놓은 것 같은

근육질로 변해가는 정지훈의 몸.

 

정지훈은 항상 변한다.

동시에 그는 전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지훈의 ‘내일’은 항상 기대된다.

지금까지 말했다시피,

그는 결코 기대를 배신하는 사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