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잔 일단 마시고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레이먼드 커버

이지영2008.10.01
조회151

 

여자끼리 만나면 우선 시끄럽다.

그것은 여자라서가 아니라

술보다는 커피가

스포츠 활동보다는 이야기가 좋아서이리라.

 

사실 나는 커피보다 술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으며,

여전히 스포츠 활동보다는 이야기가 좋다.

 

여자의 전유물이라는 커피 전문점에 자주 간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에 남자가 없는 건 아니다.

커피를 마시거나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이나

문서 작성을 하는 남자가 많았고 대부분 스타일리쉬했다.

아니면 여자 친구와 같이 오거나.

 

서론이 길었지만,

여자와 커피, 커피 전문점 얘기를 꺼낸 건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이곳에서 늘 사랑을 이야기한다.

지금 만나는 사람을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다.

누군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등등.

 

현재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과거, 미래의 사랑을 이야기하며 시간가는 줄 모른다.

 

단순히 쇼핑 얘기나 밥값보다 비싼 커피소비를 위해 앉아 있는 게 아니란 얘기다.

그러니 시끄러울 수밖에.

 

 

 

편하게 커피 전문점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 얼마나 좋으련만

소주 한잔 들어가야 컥컥 거리며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 또한, 남자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어째거나 장소에 따라 하는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건 사실이다.

 

소박한 안주 하나 두고

소주잔 부딪히며

서로 눈빛만 보고도 위로할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이 필요할 때는 말이 필요 없다.

마음이다.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의 사랑 이야기는

커피 한잔 마시며 이야기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소주 한잔은 일단 마시고 시작해야 하는 이야기다.

 

가을이라고

로맨스가 있어야 한다고 선택한다면

당신은 큰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르는 책.

 

때로는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잔이 소주 한잔을 대신할 수도

대포집이 아닌 깔끔한 커피 전문점이 더 좋을지도

 

그 어떤 곳에 있든

무엇을 마시던

사랑은 알 수 없으면서도

현실적이다.

 

레이먼드 커버가 말하는 사랑처럼.

 

 

 

순간이었다 by Go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