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A씨는 요즘 운전하기가 겁난다고 한다. 고 최진실씨 자살 이후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여성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 신세한탄도 모자라 ‘우울하다’ ‘나도 죽고 싶다’ ‘한적한 곳에 내려달라’고 말하는 통에 진땀을 빼기도 여러차례.
A씨는 “술에 취해 하소연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최씨 나이와 비슷한 30~40대 유부녀”라고 했다. 최씨 자살을 계기로, 그동안 가슴 속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우울증세가 밖으로 폭발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경찰은 최씨 자살 원인에 ‘이혼 후 우울증’도 한몫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최씨가 우리 사회에 남긴 흔적이 많은 ‘국민배우’였던 탓에 그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미노 자살도 우려된다.
현재 국민 100명 중 2.5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이 우울증 환자 2명 중 1명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자살 등의 극단적인 선택에 방치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임두성(한나라당) 의원은 “복지부는 우리 국민의 2.5%가 우울장애를 앓은 적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으나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1.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임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진료받은 우울증 환자 수는 ▷2003년 39만5457명 ▷2004년 42만2663명 ▷2005년 45만9222명 ▷2006년 47만9095명 ▷2007년 52만5466명으로 지난 5년간 32.9% 증가했다. 인구 대비 1.1%다.
성별로는 2007년 기준 여자가 36만4713명으로 남자(16만753명)보다 2.3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 10만919명(19.2%)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9만8595명(18.8%) ▷60대 9만301명(17.2%) ▷30대 7만8927명(15%) ▷70세 이상 7만3374명(14%) 순으로 중장년층이 우울증에 취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복지부의 ‘2006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보고서에는 전체 인구의 2.5%가 주요 우울장애를 앓은 적 있다고 돼 있다. 2명 중 1명은 치료를 받지 않은 셈이다.
모방자살로 추정되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전 3시께 충북 청원군 박모(41)씨 집 안방에서 박씨의 부인(29)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박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부인이 옷걸이에 목욕 수건으로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4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온 박씨 부인이 지난 2일 최씨가 숨진 뒤 “내가 먼저 죽었어야 하는데”라는 말을 자주했다는 유족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부산의 한 대학생은 탤런트 고(故) 안재환씨를 모방해 차량에 연탄불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날 오후 9시30분께 부산 남구 용호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B(20)씨가 자신의 승용차 운전석에 앉은 채로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B씨가 타고 있던 승용차 뒷좌석에서 완전히 타지 않은 연탄이 있는 연탄화로가 발견됐고 운전석 쪽 차량 밖에서 타다 남은 신문지와 성냥 등이 발견됐다.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정신과 교수는 “우울증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흥미와 활력이 현저히 줄어든다. 심지어 살아야 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자살까지 생각할 수도 있다”며 “우울증은 시간이 지나도 자연스레 회복되지 않으며, 주변사람들의 조언이나 관심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조문술ㆍ최정호 기자 (freiheit@heraldm.com)
▶우울증 자가진단표 1. 사소한 일에도 걱정거리가 많아진다 2. 쉽게 피곤해진다 3. 의욕이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4. 즐거운 일이 없고 세상일이 재미없다 5. 매사 비관적으로 생각한다 6. 스스로의 처지가 초라하게 느껴지거나 불필요한 죄의식에 사로잡힌다 7. 잠을 설치고 수면 중 자주 깨 숙면을 이루지 못한다 8. 입맛이 바뀌고 한 달 사이에 5% 이상 체중이 변한다 9. 쉽게 짜증이 난다 10. 거의 매일 집중력이 떨어지고 건망증이 늘어나며 의사 결정에 어려움을 느낀다 11. 자꾸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 12. 두통ㆍ소화기장애 또는 만성통증 등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신체 증상이 계속된다
※3가지 이상 해당될 때 약한 우울증, 6가지 이상일 때 심한 우울증 증상으로 볼 수 있음
우울증 자가진단법
택시기사 A씨는 요즘 운전하기가 겁난다고 한다. 고 최진실씨 자살 이후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여성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 신세한탄도 모자라 ‘우울하다’ ‘나도 죽고 싶다’ ‘한적한 곳에 내려달라’고 말하는 통에 진땀을 빼기도 여러차례.
A씨는 “술에 취해 하소연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최씨 나이와 비슷한 30~40대 유부녀”라고 했다.
최씨 자살을 계기로, 그동안 가슴 속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우울증세가 밖으로 폭발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경찰은 최씨 자살 원인에 ‘이혼 후 우울증’도 한몫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최씨가 우리 사회에 남긴 흔적이 많은 ‘국민배우’였던 탓에 그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미노 자살도 우려된다.
현재 국민 100명 중 2.5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이 우울증 환자 2명 중 1명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자살 등의 극단적인 선택에 방치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임두성(한나라당) 의원은 “복지부는 우리 국민의 2.5%가 우울장애를 앓은 적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으나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1.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임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진료받은 우울증 환자 수는 ▷2003년 39만5457명 ▷2004년 42만2663명 ▷2005년 45만9222명 ▷2006년 47만9095명 ▷2007년 52만5466명으로 지난 5년간 32.9% 증가했다. 인구 대비 1.1%다.
성별로는 2007년 기준 여자가 36만4713명으로 남자(16만753명)보다 2.3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 10만919명(19.2%)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9만8595명(18.8%) ▷60대 9만301명(17.2%) ▷30대 7만8927명(15%) ▷70세 이상 7만3374명(14%) 순으로 중장년층이 우울증에 취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복지부의 ‘2006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보고서에는 전체 인구의 2.5%가 주요 우울장애를 앓은 적 있다고 돼 있다. 2명 중 1명은 치료를 받지 않은 셈이다.
모방자살로 추정되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전 3시께 충북 청원군 박모(41)씨 집 안방에서 박씨의 부인(29)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박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부인이 옷걸이에 목욕 수건으로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4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온 박씨 부인이 지난 2일 최씨가 숨진 뒤 “내가 먼저 죽었어야 하는데”라는 말을 자주했다는 유족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부산의 한 대학생은 탤런트 고(故) 안재환씨를 모방해 차량에 연탄불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날 오후 9시30분께 부산 남구 용호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B(20)씨가 자신의 승용차 운전석에 앉은 채로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B씨가 타고 있던 승용차 뒷좌석에서 완전히 타지 않은 연탄이 있는 연탄화로가 발견됐고 운전석 쪽 차량 밖에서 타다 남은 신문지와 성냥 등이 발견됐다.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정신과 교수는 “우울증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흥미와 활력이 현저히 줄어든다. 심지어 살아야 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자살까지 생각할 수도 있다”며 “우울증은 시간이 지나도 자연스레 회복되지 않으며, 주변사람들의 조언이나 관심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조문술ㆍ최정호 기자 (freiheit@heraldm.com)
▶우울증 자가진단표
1. 사소한 일에도 걱정거리가 많아진다
2. 쉽게 피곤해진다
3. 의욕이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4. 즐거운 일이 없고 세상일이 재미없다
5. 매사 비관적으로 생각한다
6. 스스로의 처지가 초라하게 느껴지거나 불필요한 죄의식에 사로잡힌다
7. 잠을 설치고 수면 중 자주 깨 숙면을 이루지 못한다
8. 입맛이 바뀌고 한 달 사이에 5% 이상 체중이 변한다
9. 쉽게 짜증이 난다
10. 거의 매일 집중력이 떨어지고 건망증이 늘어나며 의사 결정에 어려움을 느낀다
11. 자꾸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
12. 두통ㆍ소화기장애 또는 만성통증 등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신체 증상이 계속된다
※3가지 이상 해당될 때 약한 우울증, 6가지 이상일 때 심한 우울증 증상으로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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