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모욕죄 도입의 추진..일명 최진실법과 악플러에 대한 고찰

김윤호2008.10.07
조회1,461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사이버 모욕죄.. 일명 최진실 법의 추진을 놓고 정치권은 물론, 그 피해자가 될 누리꾼들의 논쟁이 뜨겁다.

 한두 가지 문제가 상쇄되는 것이 아니어서 이런 저런 공방이 오고가고 있는데, 이제까지 악플에 맘고생한 대부분의 공인을 비롯해 자살한 연예인들을 생각해보면 왜 이제야.. 그리고 최진실이 되서야 생겨나는지 서운해 할 법도 하겠다.

 

 

 

 

 필자 또한 많은 악플을 경험하였다. 생각해보면 컴퓨터 처음했을때 키텔이나 유니텔의 통신사시절부터 나중에 프리챌이나 다음을 거쳐 싸이월드를 오기까지에는 악플을 내가 받은 적은 물론 남에게 쓰는 것도 본적이 드문데 웃대,풀빵닷컴을 거쳐 디씨를 접하면서 본격적으로(?) 욕을 먹어버릇 했던 거 같다. 당대의 유명한 악플러인 씨벌교황부터 나중에 유명해진 싱하횽이랄지, 뉴스에까지 소개됐던 P군이나 껌팔이등과 직접 만나 술 한 잔 하기도 하며 이런 저런 욕은 다 접해봤는데 내 핑계일지도 모르는데 나는 욕을 많이 하지는 않았었다. 아, 이건 순전히 디씨의 기준에서 많이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경험이 도움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하였는데,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노래하며 대중 앞에 서야하는 직업을 가졌을 때 날아오는 많은 악플들은 그냥 웃어넘길 수 있는 내공을 만들어 주었다. 오히려 뭐라고 쓰셨는지 궁금해서 다른 일 제쳐두고 보게 된다니까..

 

 

 하지만 이런 나는 특이한 케이스고, 일반의 기준에서볼때 악플은 굉장히 두려운 존재이다. 특히 악플이란건 이유도 없고, 있다할지라도 논리가 없으며, 또 그렇다할지라도 대화의 여지가 없다. 내가 2004년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였는데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글의 제목부터 댓글의 방향을 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흥미가 없는 제목은 클릭을 하지 않을 것이고 흥미가 있는 제목이라면 자신이 생각하는 바가 있을 텐데, 예를 들어 제목이 &#-9;A씨의 문제점에 대해 말한다&#-9; 라고 한다면, 제목을 본 순간부터 A씨에 대해 호감이 있는 사람은 이 글 내용은 상관없이 이미 공격의 준비를 하고 클릭을 하며, A씨를 싫어하는 자들은 이 글의 내용에 상관없이 이미 동조를 하고 클릭을 한다. 만약에 글의 제목에서 성향을 뚜렷이 나타내지 않았을 때는 (예: A씨에 대해 말한다) 자기 성향대로 이 글의 내용을 짐작을 하며, 만약 그 글의 내용이 자신의 뜻과 달리했을 때는 더욱 더 심한 악플을 달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글의 제목이라는 것은 내용만큼이나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 주제에 한 가지 성향으로 치우치지 않는 사람이나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자들만이 내용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댓글을 달 수 있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게 결정을 짓고 들어오는 글이니 글쓴이의 말하고자 함을 파악할 수가, 아니 파악할 필요도 없다. 이미 동조를 한 사람들은 글을 읽어보고 맞는 이야기라고 댓글을 달 테지만, 공격을 준비하고 들어온 사람들은 글의 내용보단 약점을 찾는다. 그래서 맞춤법이나 오타에 대한 이야기, 어체에 대한 이야기, 그저 말도 안 되는 인신공격, 나아가서는 내 글에 달린 댓글 중에 &#-9;BGM과 글의 내용이 어울리지 않는다&#-9; 거나 &#-9;일일이 댓글을 다는 모습이 쪽팔린다&#-9; 라는 소리도 있었다. BGM은 말할 가치도 없고, 댓글을 달면 달았다고.. 안 달면 저 새끼 할 말 없으니까 안 달고 있다고. 뭐 어쩌라고? 아, 윤종신님께서 받았다는 그 댓글 나도 받았다. &#-9;얘는 뭐야?&#-9; 그것도 고등학생정도로 보이는 학생한테.

 

 

 사실 경계가 모호하지만 지적이라는 것은, 지적을 받으면 판단을 해보고 맞으면 고치면 되는 것이다. 내가 맞춤법에 대해 지적을 올해 들어 많이 받고 있다. 사실 그러한 지적은 글의 내용과 상관없이 마땅한 지적이다. 그러므로 나는 감사해 하고있다. 그 전에도 많이 틀렸는데 없었던 건지도 모르지만 나름 글을 쓰던 초반에는 맞춤법에 자신이 있었는데 인터넷을 오래 하다 보니 잘못된 습관이 많이 들어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 지적 받기 싫다면 그냥 글 쓰기 전에 한번 맞춤법 검사 돌리고 올리면 되는데, 나는 그것이 싫었다. 지적을 받고 내가 고쳐야하는것이지, 기계에 의존하기만 하다보면 내가 고치기는 어려우니까. 그렇게 나는 마땅한 지적을 받으면 고쳐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악플러들은 자신들의 댓글에 대해 지적을 받아도 고치질 않는다. 지적받은 게 아니라 공격받았다고 생각하니까. 반격을 준비해야하는거니까.그리고 또한 맞춤법에 대한 지적을 가지고 글의 내용까지 해하려 한다. 맞춤법이 틀린 것과 글의 내용이 다른 것은 다른 것이지, 맞춤법이 틀렸다고 옳은 내용의 글이 틀려지는 것도 아니며 맞춤법이 올바르다 고해서 틀린 내용의 글을 올바르다고 판단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악플러들의 주요 공격 루트중 하나인 어체. 본인들은 얼마나 부드러운 어체를 쓰시는지 모르겠는데, 도대체 어체가 싸가지없다고 까대는것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여기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아주 부드러운 말로 말도 안 되는 지적을 하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딱딱한 말로 합리적인 지적을 하고 있다. 그럼 뭐를 고칠 것인가? 따뜻하게 말해줬으니 말도 안 되는 지적이라도 내가 어떻게 고쳐볼것인가? 따뜻한 말이 곧 논리가 되는 것인가? 물론 따뜻한 말로 합리적인 지적을 하면 가장 좋겠지. 허나 내 생각에는 글을 씀에 있어서 표현이 가장 잘 되는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그것이 자극적일 때도 있으나, 그런 글은 이미 글이 나타내고 있는 사안 자체가 민감한 부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 그 사안에 대해 좋은 말, 나쁜 말로 공방이 오고 간 상태이고 나는 그것에 대해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이니 가장 확실한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란 이야기다.

 

 

 

 악플의 유형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다. 애초에 말이 되는 소리들을 하는 것이 아니니까. 어쨋던 그러면 사이버 모욕죄의 도입은 과연 어떠한 문제점이 있고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현재 찬성측은 이어지고 있는 &#-9;악플로 인한 자살&#-9; 때문에 당연히 처벌이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반대 측은 그 모욕죄의 기준이란 것이 모호하고 나아가 정부가 이 기회로 인터넷을 장악하려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사이버 모욕죄의 추진은 이름만 달리했을 뿐이지 예전부터 계속 도입을 시도했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발목을 잡는 것이 인터넷 표현의 자유, 정부의 인터넷 장악 음모였다. 특히 2MB 정권 이후 여러 가지 루머가 인터넷으로 확산해 지지율에 큰 타격을 입자 이번 정부는 꽤나 강경하게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는데, 그래서 요번 최진실님의 자살을 핑계로 강행하려는 게 아닌가 하고 의심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욕죄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정부에서 인터넷을 장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한때 이와 비슷한 논란이었었던 적이 있었다. 바로 인터넷 실명제 도입에 대해서인데, 결국 실명제는 대부분 도입이 되어 사용 중이고 그렇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크게 없다. 실질적인 처벌이 없으니 실명을 달았다 해도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악플을 달게 됐으며 오히려 실명인증을 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했다가 유출이 되는 사고만 잦아졌다. 정치적인 처벌? 저번에 대통령과 대국민 토론때 게시판이 어떠했는가? 어느 지역까지 뜨는 그 게시판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욕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이런 게 현재 우리나라 인터넷의 현실이다.

 

 

 그렇게 실명제로써는 해답이 없고 실질적인 처벌이 필요한 시점에서, 그 처벌의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하는지가 문제이다. 가장 열 받는 악플은 온갖 욕설과 성적인 모욕도 있겠지만, 나는 말도 안 되는 소리하는 게 가장 화가 나던데. 가령 위에서 말했듯이 댓글에 답변을 한다고 까대거나 이런 거 쓸 시간에 직업이나 알아보라고 한다거나.. 그런 헛소리들에 말이다. 난 열심히 애들 가르치고 있는데 딴 직업을 알아보라니? 어쨌든  이렇게 개개인마다 열 받는 악플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무엇을 처벌 속에 넣어야 할지 난감한 것이다. 나아가서 욕설이 아닌 그 이상의 기준을 잡아야한다면 역시 정치적 비판 또한 악플의 처벌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에. 또한 오프라인에서의 욕설로 인해 모욕죄나 폭행죄를 가하기 굉장히 어려움을 보면 더욱 온라인에서의 기준을 잡기 힘들어 보인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안이 있을까.

 

 

 이 쯤에서 내가 광우병 논란당시 우스갯소리로 주장했던 투표인증화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니까 대통령 투표나 총선.. 교육감 선거등 투표를 한자들은 인터넷에 인증을 하게 해서 어느 사이트든 이 사람이 투표를 했는지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면 투표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해서 그때 했던 소리였는데.. 생각해보니 악플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수도. 투표를 안했다고 뜨는 사람들 악플들은 무시하면 되니까 말이다. 어리거나 아니면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니.

 그리고 사실 일반인들의 악플도 문제가 있지만 언론의 문제도 상당히 심각하다. 이런 저런 루머를 무책임하게 언론이 퍼트려놓고 그 언론을 믿게 되는 시민들이 그에 대한 악플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단 악플뿐아니라 그 악플을 다수에게 전달하는 언론 또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그러면 처벌이 아니라 소환이 가능하도록 하면 어떨까. 사이버 수사대를 늘려서 이런 악플 신고가 오면 아주 심한 욕설 등만 처벌하고 그 외에는 직접 본인을 소환할 수 있다든지 아니면 연락처를 공개해 준다던지. 소환이라면 진짜 사이버 수사대가 감당 못할 양일 테니까.. 일단 그렇게 할 수 있게만 되도 사람들이 함부로 못하지 않을까? 아우.. 그렇게 된다면 참 좋을 텐데. 그럼 난 일일이 다 소환시켜서 커피 한잔씩 하면서 대화를 해보고 싶다. 인터넷에서는 아무리 대화를 시도해도 그 놈들이 쌩까버리니 답답해서.

 그리고 언론 또한 해당 기자 소환? 그러면 그 기자가 자살을 하려나.. 근데 그 정도 압박감은 가지고 루머를 언론에 내보내야지. 그걸로 죽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신은 안녕하기를 바라면 안 되지. 아니면 아예 언론에 보내지 말던가.

 

 

 

 어쨌든 이런 저런 공방 속에 외국의 흐름은 어찌하였던 간에 국내의 사이버 처벌의 도입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인거 같다. 그 악플로 인해 상처 받는 사람이 정치인, 연예인들을 비롯한 공인들을 넘어 이제는 민간인들까지도 포함되고 있으니. 아니면 나처럼 전 국민에게 내공을 길러주기 위해 사이버 훈련소를 만들어 한 5주 집중적으로 악플을 견뎌내는 훈련을? 아주 벼룩 잡으려다 전 국토를 다 태우는 격이다. ㅎㅎ

 

 

 사실 악플에 마음고생을 하고 안하고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다. 진짜 일일이 생각해보고 관심이라 생각하면 크게 상처받는 것이고,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거나 안보면 그만인 것이고. 그때문에 모욕죄라는것이 굉장히 모호한 것이다. 어떠한 사람에게는 모욕이 되고 어떠한 사람에게는 되지 않으니. 정확한 기준이 필요한데 그 정확한 기준을 잡을 수 없는것.

 

 

 사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으나 너무 글이 길면 안 읽는다는 문제. 맞아, 이것도 악플러들의 가장 큰 문제이다. 어느 정도 글의 양이 되는 것이면 그냥 안 읽고 제목만 보고 댓글을 달지. 그래서 글 내용 안에 있는 내용을 또 댓글로 계속 달고... 어쨌든 이미 꽤나 길어버린 글 이쯤에서 정리한다. 악플로 인해 힘들어 하셨던, 하시는 많은 이들의 심로에 경의를 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