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관람기]굿, 바이 : Good&Bye

강수아2008.10.07
조회122

 

 

 

 

 

[스포일러있음] 

시험 때, 찍어서 맞췄을 때 그 기분. 딱 그 기분이었다.

히로스에 료코가 나오는 영화인 줄도 몰랐고.. 더더욱 이렇게 괜찮은 영화일 줄도 몰랐고..

GV상영인줄도 몰랐다..!!!-ㅁ-!

그리고 히사이시 조가 음악을 담당한 줄도 몰랐다.

(배우만 보고 관객이 몰리는 걸 방지하기 위한 PIFF측의 나름의 홍보방침이 아닐까 한다.)

황민규씨, 료코오면 뛰쳐나갈꺼라고 했는데...

료코 안와서 다행-_-ㅋ

 

'납관'이라는 절차를 들어보았는지.

우리나라에선 '염하다'라고 한다.

시신을 깨끗하게 닦고 화장을 하고 관에 눕히는 일.

 

태어나서 한 번도 염하는 걸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영화에서 일본의 장례문화겠지만,

(뭐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납관하는 모습과 과정을 정말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정말 정성을 다해서

망자의 마지막을 단장하는 모습은,

누가 나의 마지막도 저렇게 정성을 다해 단장해주고, 배웅해준다면

죽는다는 게 그렇게 슬픈일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

경건하고, 아름다웠다.

 

일생동안 누가 나를 그렇게

정성껏 단장해 주겠나.

 

영화엔 참 많은 죽음과 장례의 모습이 나온다.

 

죽은지 2주가 지나 썩어 문드러진 뒤에야 발견된 노인.

목을 매 자살한 사람.

장작을 나르다 쓰러져 숨을 거둔 목욕탕주인할머니.

가족에게도 외면받다 죽어서야 가족들 앞에 자리하게 된 트랜스젠더.

폭주족친구들과 어울리다 오토바이 사고로 죽은 여자.

누군가의 할머니.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

.

.

.

그리고 누군가의 아버지.

 

어색한 장례식.

슬픈 장례식.

경건한 장례식.

유쾌한 장례식.

쓸쓸한 장례식.

 

죽음은,

남은사람들로 하여금

화해하게 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하고..

깨닫게 하고..

뉘우치게 하는 매개가 된다.

 

'맛있는 걸 어떡해..' 

 

식물을 제외한 모든 생물체는..

누군가의 죽음에 기반해 살아간다.

죽음이 없으면 삶도 없다.

 

그 대사는

누구나 죽는다는 걸.

죽음이라는 거.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는 걸.

모두가 겪는 일이기에...

시신을 다루는 일..

사람을 보내는 일..

흘겨보지 말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가장 가슴이 '쿵'하던 장면은,

화장터 가마에 불이 들어올 때.. 그 순간.

 

그리고 그 할아버지의

'내가 태우는 것 하나는 잘하니까.' 라는 말.

그리고 죽음은 '문'이라고.

 

독특하다고 생각하는 소재는

납관 그 자체의 소재도 있지만,

'돌편지'라는 거 참 인상적이었다.

언어가 아니라.

돌편지는 무게, 감촉, 모양... 그리고 돌을 고르는 이의 정성으로

마음을 전하는 그런 편지다.

 

일본에선 흔한건지 질문하고 싶었는데..

그 전에 내가 다른 질문을 해버려가지고. 질문하지 못했다.

 

그리고 GV시간에

내가 왜 다른악기도 많은 데 첼로를 소재로 선택했는지 질문했는데..

(소시미스트 강수아, 영화배우한테 질문했다. 손 번쩍 들어서. 음하하하하!!!!!)

작가분이랑 다키타 요지로 감독, 그리고 주인공 모토키 마사히로가

너무 대답을 정성껏 잘 해줘서 감동받았다.

 

첼로는,

인간의 육성과 가장 비슷한 음역을 가진 악기고..

모토키 마사히로씨가 말하길,

첼로는 연주할 때 포옹하듯이 연주하게 되는 데,

그게 납관할 때 시신을 안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고,

여자의 몸을 본떠 만들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죽음이라는 거.

굉장히 무겁고 음침할 수 있는 소재인데,

무겁지 않게, 가볍게 유머를 곁들여 생각할거리를 던져준 영화였다.

 

생각같아선,

10점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었지만.

포스터랑 한국어로 번역한 영화제목이 맘에 들지 않아서.

1점 깎았다.

 

11월에 개봉한다는 데,

꼭 보러 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