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퐝당 완존 기막힌 하루! OTL

신정아200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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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토요일인가 청량리 어느 백화점에서 코트를 하나 샀다. 


 

집에가니 엄마가 이런 촌스러운걸 왜샀느냐고 호통(?)을 치시길래 환불하기로 마음먹고

 

일요일을 지나(바보같이 휴무라고 생각했다..;) 월요일 백화점으로 나섰다..그런데 이게 왠일_

 

정기휴무.라고 써있는게 아닌가..그래도 청량리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길 원했던 나는

 

정보지라도 하나 구해가자며 안도하고,, 고픈 배를 채우려 역전에 있는 패스트 푸드점에 들러

 

버거킹에서는 라지콜라(받아보고 나니 세상에나 이렇게 큰 콜라컵은 처음 봤다..;) 맥도널드

 

에서는 불고기버거를 사고 감히 혼자 앉아 햄버거를 먹었다. 아니 무슨 콜라컵이 이렇게 큰지

 

혼자먹기가 부끄러운마음이 들어 누런 봉투에 넣었다. 그런후 코트와 함께 가져온 영수증을

 

꺼내 백화점에 전화를 걸어 환불이 확실히 가능한지 물었다.

 

전화통화후 갑자기 손님이 연 문으로 황소바람이 몰려왔다.

 

햄버거 껍질과 내 주위의 휴지조각들이 어디론가 휭 날라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개의치 않고 식사를 끝낸후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려는데 아니 이런 혼자서 정보지를

 

 찾으며 두리번 거리는 내가 표적대상이 되었는지 이놈이구나 하는 시선으로 도를 아십니까가

 

 다가온다. 거절 못하는 성질에 20분을 붙잡혀 있다가 (세상에서 이렇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이야기하는 여자는 첨봤다;)겨우 도망쳐 왔다. 청량리에서 가까운 이모네 집에 갈 생각으로

 

상봉역근처에서 내려서 걸어가는데 길거리에 어릴적 추억의 뽑기가 있었다.

 

뽑기엿을 상당히 좋아하는 지라 1000원을 내고 두판을 했는데 상상치도 못했던 용엿이 나왔다.

 

 아이고 크기도 커라.. 걸어오면서 내 쇼팽백을 열어보니 이게 왠일인가.. 콜라가 쏟아져서는

 

코트의 안감을 적시고 있었다. 이런 경악을 금치못할 일이있는가.. 청량리서 힘들게 구한

 

정보지로 안감을 닦는 데 어찌나 뼈가 저리던지.. 그런데 갑자기 어떠한 영상이 머리를 스치고

 

 갔다. 아까 황소바람이 불었던 그 시점!!.. 햄버거 껍질과 함께 환불에 필요한 영수증이 날라가

 

는거였다...그래서 전신을 뒤지고 쇼핑백을 뒤지고 생쑈를 한 끝에야 영수증은 나와함께가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때를 인사불성이라고 하나 정신이 하나도 없고 어질어질 했다.

 

패스트 푸드점은 직원이 부지런히 쓸고 닦는데.. 있을리가 만무했다. 가볼까 말까를 3분안에

 

120번 고민하다가 지푸라기 잡는심정으로 또다시 버스를 타고 청량리로 향했다. 콜라가 쏟아져

 

구멍나버린 쇼핑백은 버리고...콜라묻은 코트를 가슴에 안고 한손에는 쓰레기통이 없어서

 

버리지 못한 빈 콜라컵과 또한손엔 왕따시만한 용엿을 들고 청량리로 가는동안 나를20분동안

 

붙잡았던 도를아십니까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버스로 한참을 달려 청량리에 도착해 무슨 뭐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듯 그곳으로 마구 달려갔다. 흐앗.........이처럼 더럽고 청결꽝의 패스트

 

푸드점은 또 처음이다. 나에겐 어마어마한 행운이었지만 ^^바람에 날려간 햄버거 껍질과

 

영수증이 고스란히 떨어져 있었다.. 또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그순간나는 하늘에 감사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나니 콜라묻은 코트를 어떻게 환불하나 하는 걱정이 닥쳤다.


그럼서 역전을 막 나오려는데 예수천당 불신지옥이 또 나를 붙잡았다. 그냥 이래저래 둘러대고

 

오려는데도 당채 놔주질않는 이사람 ....결국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고 다시 버스를 타고 상봉동

 

이모집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오려는데 우씨 오늘 도대체 무슨 날인가.... 이번엔

 

상봉동에서의 남자 도를 아십니까였다. 이사람도 여전히 얼굴이 나와 가깝다...꽤 부담스러운데

 

이제는 웃음만 나왔다.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그사람앞에서 웃자니 넘 미안하고

 

나중에라는 말만 확실히 해둔채 빠져나왔다. 이모집에 돌아 가는 길엔 추운날씨에도 두 볼이

 

빨개져 고생하는 그 사람 따뜻한 캔커피라도 사줄껄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모집에 오니 점점

 

어둠이 깔렸다. 집에 와 코트를 정성스럽게 빨았다.  전혀 티안나게...환불해야하니까..


그리고 용엿은 이모들과 질리도록 깨먹었다. 생각하면 오늘처럼 답답스럽고 정신없는 날

 

기억하기도 싫지만 좀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오늘처럼 에피소드가 많았던 날이 또 언제

 

오겠으며 .. 아마도 이건 항상 반복되는 지루한 삶에 조금씩 제공되는 보너스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