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내 어무이입니다

진영섭2008.10.11
조회59

 

울 엄마는 펭귄입니다.

당뇨 합병으로 발가락이 썩어

펭귄처럼 뛰뚱뛰뚱 비틀비틀 우스꽝스럽게 걷습니다.

 

울 엄마는 심봉삽니다.

백내장으로 눈이 고장 나

하루에도 집을 찾아오느라 너 댓번씩 동넬 뱅뱅 돕니다.

 

울 엄마는 헬렌 켈러입니다.

귀가 심하게 먹어

설탕을 달라면 소금을 주고

이리로 가라면 저리로 갑니다.

 

엄마는 엉터리 요리삽니다.

혀가 맛을 잃은지 오래돼

바닷물처럼 소금국을 끓여놓고는

싱겁다며 가족들에게 권합니다.

 

울 엄만 건망증 도삽니다.

남들은 버스에 우산만 두고 오는데

엄만 우산에 지갑까지 몽땅 놔둔 채 집에와서 웁니다.

 

그래도

엄마 손은 약손입니다..

중풍으로 반토막 병신 된 아버지

15년 수발들며 먹여 살리고

 

못난 아들 쓰러져 입원했을 때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몇날 밤 내내 자식의 피오줌을 걸러주셨습니다.

 

남들 보기엔 뛰뚱뛰뚱 펭귄엄마라도

말귀 못듣는 무식한 노인네라 흉봐도

내겐 울 엄마가 이 세상 최고입니다.

가끔 서로 화내고 병 주고 약도 주지만

 

그래도 내 어무입니다.

그래서 내 어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