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은 규제 강화 … 한국만 ‘금융규제 풀기’ P
ㆍ여와 최종합의 않고 강행… 감독체계도 부실
ㆍ"금융위기 방지" 억지논리로 불안감만 키워
금융위원회가 13일 금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의 은행 소유를 사실상 허용하고,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규제를 대폭 풀기로 해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금융위는 이날 금융규제 완화가 "금융위기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번져가는 상황에서 금융규제의 빗장을 푼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 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정책국장이 13일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을 완화하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금산분리 규제가 풀리면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전환이 속도를 낼 수 있지만 금융업과 제조업의 칸막이가 무너져 금융에서 발생한 위험이 제조업으로, 또는 제조업의 부실이 금융업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된다.
또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늘리고, 중장기적으로 소유 규제를 없애면 은행이 대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할 수 있고, 시중자금 흐름이 왜곡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여당과 합의도 못한 밀어붙이기 안=금융위가 이날 내놓은 금산분리 규제 완화 방안이 시행되면 기업과 연기금, 사모펀드(PEF)는 사실상 은행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는 현행 4%에서 10%로 확대되고, 산업자본이 유한책임사원(LP)으로 30%까지 출자할 경우에도 PEF는 금융자본으로 인정받게 된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 시중은행들의 현재 최대주주 지분이 10%를 넘지 않아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 김주현 금융정책국장은 "(금산분리 규제 완화는)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게 아니라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라며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보듯 은행 자본을 확충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한나라당과 두 차례에 걸쳐 금산분리 규제 완화 방안을 협의했지만 '원칙적인 동의'만 얻었을 뿐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경실련 김한기 국장은 "정부가 금융위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것은 억지논리거나 현실감각이 떨어진다고 스스로 실토한 셈"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들은 금융 규제 강화와 은행의 국유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체계 믿을 수 있나=금융위는 금융 규제를 완화해도 감독체계를 갖추고 있는 만큼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4% 넘게 보유해 최대주주가 되거나 경영에 참여할 경우에는 사전에 적격성 심사를 받도록 했고, 최대주주가 된 기업이 해당 은행과 불법 내부거래를 한 혐의가 있으면 금융감독원이 직접 조사를 벌이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 연기금이 은행을 인수하려면 은행과 제조업체의 동시 지배에 따른 이해상충 방지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PEF가 은행의 최대주주가 되려고 할 때는 사전심사를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 10%를 확보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재벌기업이 은행을 사금고화하거나 기업의 부실이 금융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려대 이필상 교수는 "은행은 대체로 지분이 분산돼 있는데 산업자본이 1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해 은행을 사실상 지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금융위의 금융 규제 완화 방안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해치고, 국민경제를 어려움에 빠뜨릴 수 있다"며 "정부는 금산분리 완화 방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국은 규제 강화 … 한국만 ‘금융규제 풀기’(경향 신문 오늘자 기사)
ㆍ여와 최종합의 않고 강행… 감독체계도 부실
ㆍ"금융위기 방지" 억지논리로 불안감만 키워
금융위원회가 13일 금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의 은행 소유를 사실상 허용하고,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규제를 대폭 풀기로 해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금융위는 이날 금융규제 완화가 "금융위기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번져가는 상황에서 금융규제의 빗장을 푼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 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정책국장이 13일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을 완화하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금산분리 규제가 풀리면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전환이 속도를 낼 수 있지만 금융업과 제조업의 칸막이가 무너져 금융에서 발생한 위험이 제조업으로, 또는 제조업의 부실이 금융업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된다.또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늘리고, 중장기적으로 소유 규제를 없애면 은행이 대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할 수 있고, 시중자금 흐름이 왜곡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여당과 합의도 못한 밀어붙이기 안=금융위가 이날 내놓은 금산분리 규제 완화 방안이 시행되면 기업과 연기금, 사모펀드(PEF)는 사실상 은행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는 현행 4%에서 10%로 확대되고, 산업자본이 유한책임사원(LP)으로 30%까지 출자할 경우에도 PEF는 금융자본으로 인정받게 된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 시중은행들의 현재 최대주주 지분이 10%를 넘지 않아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 김주현 금융정책국장은 "(금산분리 규제 완화는)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게 아니라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라며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보듯 은행 자본을 확충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한나라당과 두 차례에 걸쳐 금산분리 규제 완화 방안을 협의했지만 '원칙적인 동의'만 얻었을 뿐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경실련 김한기 국장은 "정부가 금융위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것은 억지논리거나 현실감각이 떨어진다고 스스로 실토한 셈"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들은 금융 규제 강화와 은행의 국유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체계 믿을 수 있나=금융위는 금융 규제를 완화해도 감독체계를 갖추고 있는 만큼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4% 넘게 보유해 최대주주가 되거나 경영에 참여할 경우에는 사전에 적격성 심사를 받도록 했고, 최대주주가 된 기업이 해당 은행과 불법 내부거래를 한 혐의가 있으면 금융감독원이 직접 조사를 벌이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 연기금이 은행을 인수하려면 은행과 제조업체의 동시 지배에 따른 이해상충 방지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PEF가 은행의 최대주주가 되려고 할 때는 사전심사를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 10%를 확보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재벌기업이 은행을 사금고화하거나 기업의 부실이 금융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려대 이필상 교수는 "은행은 대체로 지분이 분산돼 있는데 산업자본이 1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해 은행을 사실상 지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금융위의 금융 규제 완화 방안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해치고, 국민경제를 어려움에 빠뜨릴 수 있다"며 "정부는 금산분리 완화 방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박병률기자 mypark@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