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에게 살뺴라고 하지 마세요

임민정2008.10.15
조회229
금연과 연애. 연애와 다이어트 연애밸리 생긴 김에 솔로도 얼굴 드밀어 보자고 글 하나 올리고자 한다.
솔로의 입장에서 약간의 질투+시니컬함까지 포함되어 객관성이 1g 모자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적고자 한다. 뭔 소린지 궁금하면 잠시 화면 위를 보고 블로그 제목을 확인하자. 나름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이곳은 "아주 사적인 공간"이기에 객관성이 1g 모자라도 이해해주길 바란다. (더불어 반말도)





나는 바람둥이 오빠를 뒀다. 양다리를 걸치거나 하진 않았지만, 여튼 여자가 끊임없이 바뀌는 그런 스타일이었다. (요즘은 그렇지도 않지만) 그런 오빠의 연애 모습중 내가 참 이해가 안갔던 것 중 하나가, 여자친구가 담배 끊으라고 자일리톨을 한상자 사다주면, 오빠 방에서 담배 뻐끔뻐끔 피면서 여자친구가 사줬다는 자일리톨 한 상자를 책상 "맨 마지막 서랍"에 스윽 집어넣더라는 것. (참고로 말하자면 담배는 늘 첫째나 둘째서랍이었다) 당시에는 아직 어려서 그 모습이 이해가 안갔었다. 여자친구가 그정도까지 신경써주면 담배 끊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그렇게 무성의 하나 싶었다. 물론, 담배 끊어야지. 끊으면 좋지. 하지만 지금은 가차없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왜 사귀는데?"

누군가가 게시판에서 고민글을 올린것을 본 적이 있다. 남자친구가 담배를 안 끊는다고, 담배를 끊는다놓구선 몰래 피우고 있었다고, 속상하댄다. 남자친구가 거짓말해서 배신감을 느꼈댄다. 그런 고민글을 본 적이 있다. 굳이 이런 고민글을 볼 것도 없이 참들 많이들 하는 고민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만히 잘 생각해보자. 정말 남자친구가 담배를 몰래 피웠다고 그렇게 속상한 것일까? 그 끊기 힘들다는 담배 못 끊어서 몰래 피운것이 그렇게 배신감 느껴졌던 것일까? 그래, 건강도 걱정되서 속상하다구? 차라리 재떨이에 키스하는 맛이라서 싫다고 말하면 내가 박수 백만번 쳐주겠다. 그건 솔직하기라도 하다. 남자친구의 건강이 걱정된다느니, 배신감을 느낀다느니, 약속을 안 지켜서 실망이라느니하는 마음이 전혀 없는건 아니겠지만, 그건 아주 일부분? 조금? 사실 진짜 바라보자면 그것은 하나의 줄다리기며 내가 남자한테 얼마만큼의 힘을 행사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영화 기사 윌리엄을 봤는가? 거기서 철없고 아리따운 공주가 처음엔 윌리엄에게 자신을 위해 이겨달라고 요구를 한다. 그래서 윌리엄이 엄청난 투지를 갖고 마구마구 이겨서 윌리엄이 승리를 하는 것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되니까 이 공주님께서 결승전 직전에 자신을 사랑하면 져달라고 다시 말을 바꾼다. 윌리엄에겐 이것이 공주의 사랑만이 달린것이 아니라 동료들에게 약속한 상금이라던가 어려서부터의 꿈이라던가 많은 것들이 달려있는 것인데, 공주는 져달라고 한다. 그 모든것을 제치고서라도 나를 더 사랑해줄 수 있음을 "증명"해달라고 떼쓰는 것이다.

물론 담배 피우는게 윌리엄이 결승전을 이기는 것 만큼이나 인생에 중요한 건 아니라 생각한다. 남자친구에게 담배 끊으라고 하는것도 문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정도를 지키라는 것. 담배를 끊기 위함은 어디까지나 건강을 위해서지, 사랑을 증명하기 위함은 아니다. 사랑하면 그것도 못하냐고? 맹세컨데 나는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위해서 초코렛을 끊지 못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내가 솔로라는걸 강조하는 사람들은 미움. 나도 사랑 해봤음.] 난 초코렛 중독도 아니고 어쩌다 한번 생각날 때 먹는 정도지만,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절대 먹지마!!!하면 먹고 증명 안한다. 사랑은 상대를 위하는 것이지, 스스로가 원하는 바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자자, 아가씨들 억울했지? 이제 남자들을 공격해보자.
여자친구한테 살빼라는 말 하는 남자들, 밉다. 여기서도 공통적으로 건강을 위해서라도 빼야지!!!라고 주장하면, 정말 건강에 심각하게 문제가 될만큼 살 찐 여자를 사귀고 있는 남자 손들어보삼. 대부분 그저 조금 통통한 정도이거나 약간 복실하니 귀엽지만 요즘 티비에 나오는 멋지구리한 S라인은 없는 그런 정도이리라 생각된다. 살이 지나치게 쪄서 당장 이삼십대에 건강이 심히 염려되는 사람을 사귀는 사람손?? 그런 사람은 살빼라고 잔소리해도 할말 없다. 그래도 그런 말은 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지만 대부분 그런 특이한 케이스가 아닌 이상에야,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살 빼라고 말하는건 여자친구가 흡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자친구가 다 좋은데 살만 좀 빼줬으면 좋겠다고? 그거 흡족하지 않은 거 아닌가? 솔직히, 옆에 데리고 다니자니 좀 그림이 덜 나서 그런거 아닌가? 아니면 보고있자니 충분히 예뻐 보이지 않아서 그런거 아닌가? 살 조금만 빼면 더 예쁠텐데.라고...

쉬이 살 빼라 말하지만, 살 빼는거 그리 쉽지 않다. 아니, 빼는거보다, 남자친구에게 살 빼라는 소리 듣는게 쉽지 않다. 여자친구 성격이 좋아서 쉽게 넘어간다고? 그 말 자체에는 상처를 안 받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런 소리 듣고도 스스로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여자가 있으면, 오오오, 그 여자 놓치지 마!!!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니면, 여자친구에게 그만큼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여자친구분에게 놓치지 말라고 말해드리고 싶다. 하지만 그 정도로 여자심리를 잘 아는 남자라면 살을 빼라고 말을 하더라도 요령있게 잘 말하는 것일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만약 스스로 여자친구를 매우 사랑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계속 사랑해주세요라는 얼굴로 쳐다보고 있다면 혹시 살빼라고 말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자. 내가 여자친구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와는 상관없이, 여자친구에게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 느낌을 주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그걸 채우지 못하면 여자들은 계속 갈증나는 얼굴로 더 사랑해주세요..라고 귀찮게 따라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사랑받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반드시 하면 안되는 말중 하나를 고르자면 그것은 살 빼라는 말이다.

여자는 대부분 애인이 생기면 살을 빼고 싶어한다. (뭐 애인 없어도 항상 입에 달고다니는게 다이어트인걸) 그러니까 남자친구가 구지 옆에서 노래부르지 않아도 대부분의 여자들은 알아서 살 뺀다는 것이다. 그런 여자에게 살빼라고 말하는건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서 열심히 공부하려는 아이에게 "너 왜이리 공부 못하니? 공부 좀 해야겠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러면 그 아이가 이를 악물고 악바리처럼 공부할거라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오히려 "나는 공부를 못하는구나"하고 포기해버린다. "사랑 많이 받아야지, 으쌰으쌰"하는 여자친구한테 살 빼라고 그러면 여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사랑받지 못하고 있구나"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애인에게 담배 끊으라는 소리 듣고 살 빼라고 듣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높여라. 당신은 담배를 피우고 살이 좀 쪘어도 충분히 가치있는 사람이다. 그 가치를 몰라주는 사람이랑 함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이다. 이 세상은 하도 험난해서 애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당신의 가치를 깎아내리려고 하는 사람이 많을지언데, 애인만이라도 당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주는 사람을 만나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저런 커플들이 모두 헤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좀 더 행복한 관계를 위해서, 이왕 사랑해줄거 상대의 담배피우는 모습까지, 조금 통통한 모습까지 이쁘게 받아들여 줄 수는 없는것인가? 사람을 사랑하다보면 참 성격 모난거, 게임에 푹 빠진거, 술버릇 나쁜거, 여러가지를 받아주면서 왜 담배와 조금 못한 몸매는 받아들여주지 못하는가? 그들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요즘 세상 무서워서 담배피우는 사람, 몸매 예쁘지 않은 사람들은 애인이 아니더라도 받아주지 않는 사람들 많거든. 그들에게 필요한건, 언제나, 세상 모든일이 그러하듯, 실패했을 때는 위로, 그리고 노력하고 있을때는 격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