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처럼 승리”···대통령 친형 위해 중보기도한 S신문 사장

이강율200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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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장로가 대통령이 된 후로 이 나라가 온통 개그콘서트장으로 둔갑하고 만 것일까? 날마다 비(非)웃음꽃 피는 대한민국에 이번엔 '부활한 예수' 웃음폭탄이 날아 들었다.

오늘자 한겨레신문 기사에 따르면, 서울신문 노진환 사장이 지난 3월 '형님공천'으로 코너에 몰린 이명박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에게 이런 내용을 담은 팩스를 보냈단다.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환란·핍박 이겨내시고 꼭 승리하시길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블라블라블라.

 

 

▲ 16일자 한겨레신문 5면 하단에 실린 관련 기사

 

우습다 못해 온 몸에 열불이 난다. 한기총과 뉴라이트가 앞장서서 '개독교' 바람을 불지르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젠 언론사 사장까지 나서서 예수를 욕보이고 희롱한다. 당대 최고의 파워를 지닌 정치인에게 부활한 예수처럼 승리하라니, 이게 기도인가 코미디인가.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환란·핍박 이겨내시고 승리하라고? 이 의원이 무슨 환란 핍박을 받았길래? 예수는 무죄하신 분임에도 인류의 죄를 지고 사람이 감당못할 수난을 겪으셨다지만, 이 의원이 한 일은 대통령 형님이라는 막강한 신분을 이용해 전횡을 일삼다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여권 내에서조차 손가락질 받은 것밖에 없다. 이게 환란이고 핍박인가?

환란·핍박 이겨내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승리하라고? 이 의원이 언제 죽었길래? 부활은 억울한 십자가 죽음 다음에나 나올 수 있는 말이다. 이 의원이 전혀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여론의 질타를 받아들여 정치적 죽음이랄 수 있는 의원직 사퇴를 결단했다면 또 모를까, 자기를 비운 적 한번 없이 멀쩡하게 잘 먹고 잘 지내는 사람에게 '부활 승리' 운운하는 것은 무식한 헛발질이요 추악한 사탕발림이다.

도대체 노 사장은 이따위 우아('우라지게 아부한다'는 말의 준말)한 팩스를 보내서 어쩌자는 건가. 그렇게도 권력이 아름답고 섹시해 보이는가? 그래서 땅바닥에 뒹구는 돌이라도 수치에 몸을 떨며 귀 막고 눈 감을 이런 '상비어천가'를 기도랍시고 적어 보내는가?

아무리 정권따라 표변하는 서울신문사의 사장이라지만 그래도 이번 일은 해도 너무 했다. 해방 전엔 총독부기관지로 부역하고 해방 후엔 독재정권의 스피커로 복역하다가 98년 정권교체 이후 대한매일로 제호를 바꾸고 "지난 세월의 부끄러움을 참회합니다"고 반성하는 글을 올린 것이 엊그제 일이다. 그런 대한매일이 2004년 1월 느닷없이 서울신문으로 개명한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런데 예전의 이름을 되찾았다 하여 관영신문이라는 부끄러움마저 다시 반복할 셈인가.

진정 명예를 아는 사람이라면, 더구나 명색이 언론사 사장으로서 그 신문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상득 옹호론’을 편 자사의 씨줄날줄 칼럼 복사본에 "예수님처럼 부활 승리하시라"는 아부의 말을 집어넣어 팩스로 올려보내는 낯뜨거운 짓은 절대 하지 못 할 게다. 서울신문에 몸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덩달아 꾸정물을 뒤집어 쓴 기자들의 심정을 헤아린다면 더더욱.

한겨레신문을 보니. 노 사장이 “평소 존경하는 분에게 할 수 있는 말 아니냐”고 항변했다던데, 그러나 존경은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다. 진짜 존경한다면, 대통령으로 취임한 동생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그로 인해 분열위기로까지 치달은 여권을 위해서라도 제 한 몸 희생해서 조용히 물러나라고, 그것이 사즉생 곧 죽어서 사는 길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배운 자로서 마땅한 처신 아닌가?

그리고 제발 부탁인데, '이상득 옹호른'을 펼 시간 있으면 나라를 개차반으로 만들고 있는 이명박 정부나 제대로 감시하시라. 신문의 사명은 권력자를 옹호하고 빨아주는 것이 아니라 서슬 푸르게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통반장이나 보는 신문'이라는 악평을 더는 듣지 않기를 바라서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