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융의 자서전을 읽는데 이런 구절이 나온다. 저명한 학자의 말을 잘 뜯어보면 결론은 참 쓸쓸한 것이다. 「내가 이 꿈과 이 환상 속에서 체험하였던 그 객관적인 태도는 개성화를 완전히 이룬 것의 한 부분이었다. 그 객관성은 모든 가치 판단에서부터 벗어나 있었으며, 우리가 감정적으로 얽매어 있는 것들로부터도 벗어나 있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적인 애착에 커다란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감정적인 애착 속에는 항상 어떤 투사들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 있으며, 객관성을 지니고 있기 위해서 우리는 그 투사들을 제거해 버리고 본래의 모습을 회복시켜 놓아야 한다. 정동적인 관계는 어떤 억압과 굴종이 착색된 원망과 요청의 관계이다. 우리들은 그런 관계 속에서 다른 이들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있다. 그 때문에 그 사람이나 우리들은 모두 우리들의 자유를 잃고 만다. 객관적인 인식은 그런 감정적으로 얽혀 있는 것들을 초월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신비인 것처럼 보인다. 객관적 인식을 통해서만 진정한 융합이 가능하다.」
삶이란 차가운 겨울숲을 혼자 건너가는 아이의 이미지와 같다고 진작부터 말하고 싶었지만 반짝이는 박수에 취해, 사소한 연정에 취해, 듣기 좋은 말에 취해, 단순한 소비재에 취해 우리의 입과 귀는 열려있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에 실패하고, 연애에 실패하고,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혁명이 무산되고... 그렇게 어느날 혹한이 찾아오면 우리는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한 듯이 당황하고 슬퍼한다. 그러면서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안겨주나 신을 원망해보기도 하지만 가지끝에 걸린 눈송이처럼, 목덜미를 할퀴고 가는 칼바람처럼, 가슴 시리게 내리쬐는 창백한 빛처럼 그런 상실은 지겨울 정도로 우리네 삶에서 너무나 흔한 일이다. 그러니 일단은 언 검은 바윗덩이처럼 차갑고 단단한 정신을 지니고 이 숲을 건너고 볼 일이다.
지난주 토요일 홍대앞에서 「겨울아이」를 연주했다. 예상했던대로 공연은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멜로디가 자꾸 귓전을 두드려 한큐에 녹음해봤다. 네이버에서 겨울숲 사진을 찾아 편집하니 완전히 무슨 경음악단 뮤비처럼 되어버렸다. 나의 탄신일을 자축하는 곡같기도 하다. 재밌으니 혼자놀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또 해봐야겠다.
겨울아이
오늘 융의 자서전을 읽는데 이런 구절이 나온다. 저명한 학자의 말을 잘 뜯어보면 결론은 참 쓸쓸한 것이다.
「내가 이 꿈과 이 환상 속에서 체험하였던 그 객관적인 태도는 개성화를 완전히 이룬 것의 한 부분이었다. 그 객관성은 모든 가치 판단에서부터 벗어나 있었으며, 우리가 감정적으로 얽매어 있는 것들로부터도 벗어나 있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적인 애착에 커다란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감정적인 애착 속에는 항상 어떤 투사들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 있으며, 객관성을 지니고 있기 위해서 우리는 그 투사들을 제거해 버리고 본래의 모습을 회복시켜 놓아야 한다. 정동적인 관계는 어떤 억압과 굴종이 착색된 원망과 요청의 관계이다. 우리들은 그런 관계 속에서 다른 이들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있다. 그 때문에 그 사람이나 우리들은 모두 우리들의 자유를 잃고 만다. 객관적인 인식은 그런 감정적으로 얽혀 있는 것들을 초월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신비인 것처럼 보인다. 객관적 인식을 통해서만 진정한 융합이 가능하다.」
삶이란 차가운 겨울숲을 혼자 건너가는 아이의 이미지와 같다고 진작부터 말하고 싶었지만
반짝이는 박수에 취해, 사소한 연정에 취해, 듣기 좋은 말에 취해, 단순한 소비재에 취해
우리의 입과 귀는 열려있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에 실패하고, 연애에 실패하고,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혁명이 무산되고...
그렇게 어느날 혹한이 찾아오면 우리는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한 듯이 당황하고 슬퍼한다.
그러면서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안겨주나 신을 원망해보기도 하지만
가지끝에 걸린 눈송이처럼, 목덜미를 할퀴고 가는 칼바람처럼, 가슴 시리게 내리쬐는 창백한 빛처럼
그런 상실은 지겨울 정도로 우리네 삶에서 너무나 흔한 일이다.
그러니 일단은 언 검은 바윗덩이처럼 차갑고 단단한 정신을 지니고 이 숲을 건너고 볼 일이다.
지난주 토요일 홍대앞에서 「겨울아이」를 연주했다.
예상했던대로 공연은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멜로디가 자꾸 귓전을 두드려 한큐에 녹음해봤다. 네이버에서 겨울숲 사진을 찾아 편집하니 완전히 무슨 경음악단 뮤비처럼 되어버렸다. 나의 탄신일을 자축하는 곡같기도 하다. 재밌으니 혼자놀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또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