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Bad Samaritans)

이향선2008.10.20
조회185

2008 책으로 소통하는 사고(思考)뭉치

9번째 토론 모임(10.17 금요일)

 

우리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9번째 독서토론

이번 책은 올해 봄 국방부 불온도서로 지정되는 바람에

이슈가 된 장하준씨의 책이다.

 

토론을 할때마다 정리해야지 해 놓고서

바쁜 일상을 핑계로 이제서야 글쓴다....

그것도 9번째 책을....ㅜ

조만간에 하나 하나 다 정리하게 되기를!

 

 

나쁜 사마리아인들(Bad Samaritans)

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

 

책 제목부터 마음에 확 와 닿았다. 바로 전에 읽었던 '고슴도치의 우아함'도 제목에 매력을 느꼈었는데....

 

성경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 : 노상강도를 당해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 포도주를 마시게 해 주고 집으로 데려가 정성껏 돌봐 주었다는 종족

 

사마리아인들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척하며 실제로는 이용하는 나쁜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

 

미국을 비롯한 부자나라들은 개발도상국가들에게 도와주는 척하며 '신자유주의'가 최선인것처럼 '자유무역, 개방, 세계화'를 부르짖지만 실제로는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며 개발도상국가가 경쟁상대로 떠오르는 것을 철저히 배격한다.

정말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다.

키케로(로마의 정치가, 철학가)의 말이 와 닿는다.

"과거에 어떤 일이 이루어졌는지 알지 못한다면 항상 어린 아이처럼 지내는 셈이다. 과거의 노력을 무시한다면 세계는 늘 지식의 유아기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역사적 경험들은 많지만 우리는 이런 경험에서 배우려고 노력도 하지 않은채 오늘날의 부자나라들이 자유무역과 자유시장정책을 통해 발전했다는 널리 알려진 신화를 아무런 의심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부자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들을 상대로 '사다리 걷어차기' 를 하면서 자유시장, 자유무역 정책을 강요해 왔다는 사실 역시 역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이미 안정된 자리를 차지한 나라들은 자신들이 과거에 사용해 효과를 보았던 민족주의적 정책들을 통해 경쟁국들이 늘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나라도 1994년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전면 개방했다가 3년만에 IMF 를 맞이한 아픈 경험이 있다.

왜 우리는 신자유주의가 최선이라고 생각했을까?

그냥 몰랐다고 하기엔....

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는 근본부터 엄연히 다른데....

민주주의는 '1인 1표'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지만

시장은 '1달러 1표'에 움직인다.

 

능력 개발을 위한 투자는 그 열매를 거두기까지 아주 오랜시간이 걸린다.

핀란드의 노키아는 전자부문이 수익을 내기까지 17년,

일본의 도요타는 30년 넘게 보호와 보조금 정책을 실시했고,

영국이 모직물 제조 부문에서 저지 대국을 따라 잡기까지 헨리 7세때부터 거의 100년이 걸렸다.

그렇다면 미국은!!!!!

미국이 관세를 폐지할 정도로 자신감을 가질 만큼 경제를 발전시키기까지 130년이나 걸렸단다.

그렇게 부자나라들은 그들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철저히 자국 산업을 보호했다....오랫동안....

 

그런데....그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가난한 나라들에게 전면개방, 자유무역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 스스로 일어서기도 전에

전면개방을 통해 부자나라 제품들을 관세도 없이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신문에서 몇몇 나라들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꼭둑각시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는

슬픈 소식을 읽었다.

IMF는 세계은행에서 돈을 빌려 주면서 온갖 구차한 조건들을 다 붙여 그들의 시장을 완전히 개방해 버리겠지....

그들의 미래가 보여 슬프다.

 

요즘 세계의 경제 흐름을 보면 겁날 지경이다.

경제에 문외한인 내가 다우지수를 신경 쓸 만큼 걱정스러운 현실...

신자유주의의 실패가 드러난 이 마당에

우리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

철저한 신자유주의 신봉자들이 국영기업 민영화를 부르짖으며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너갈까 두렵다.

 

지난 봄 한겨레 21 특강에서 정태인씨가 한미FTA에 대해 강의했던 내용들이 겹쳐 떠오른다.

한미 FTA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치부하며 관심없어 하는 사람들, 그저 FTA가 비준되면 수출길이 확 열려서 경제가 성장할 거라 믿는 순수한(?) 사람들...

제발 책 좀 읽고 생각 좀 했으면 좋겠다.

 

 

소시민인 나는 그저 굴욕적인 한미FTA가 오바마정부에 의해 비준되지 않기를 바랄뿐....무슨 일을 해야 할 것인지 혼란스럽다.

 

혼란스러운 마음을 잠시 진정시키고 나의 본분을 생각하니 답이 나온다. 이 땅의 희망들인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는 것이다. 한 녀석 한 녀석....책을 읽고 많이 생각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반듯한 어른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장하준씨의 새 책이 나왔다.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

도서관에서 새 책을 구입한다는데 신청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