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살인, 어쩌면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

조경실2008.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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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살인. 어쩌면 우리 모두가 만들어 낸 흉악범인지도 모른다. 복잡다단하고 각박한 사회가 만들어 낸, 시대의 절름발이, 우리들의 일그러진 모습일지도 모른다.

 

 

묻지마살인범은 소시오패스가 아니다

 

 사회불신과 자괴감, 열등감의 촉발로 묻지마 살인을 일으키는 범죄자들은 양심이 없어서 아무나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것이 아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낯선 사이다. 사실 특별한 원한도 없는 데 가족이나 지인 등 잘 아는 사람을 죽인다는 건 그들도 맘이 편치 않은 것이다.

 

(소시오패스; 보통의 '우리들'과는 달리 양심이 근본적으로 탑재되지 않아 무슨 짓을 하건,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 형태의 생물을 일컬음)

 

 

익명성은 치명적인 가면이다

 

 일부 연예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악성 댓글과 묻지마살인의 공통점은 그것들의 익명성에 있다. 타인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있으면 못할 것도 없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물론 이것은 한국 사회만의 특징이라거나, 문제이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영어 교사를 하겠다고 한국에 들어와 문란한 성생활을 합법적으로 즐기다 가는 백인(한국 영어학원에서는 백인 선생들의 인기가 높다지), 유럽 배낭여행가서 수백년 역사의 유적지에 한글로, 혹은 일어로 ‘나 왔다 감’ 표시 남기는 한국과 일본의 어린 학생들, 동남아로 공공연히 성매매 관광을 오는 세계 각지의 아저씨 및 할아버지들, 모두 익명성이라는 보호막 뒤에 숨어서 치사하고 비겁하게 못된 짓들 하는 건 다 똑같다.

 

 하다못해 동네 까칠한 버스기사님도 안면을 트고 나면 왠만한 일엔 허허 웃으신다. 지인과 타인의 차이, 익명성의 유무가 가져오는 결과는 이렇게 다르다.(비약이라 해도 할 말 없지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그렇다는거다-_-)

 

 

통해야 한다

 

 다양한 가치가 공유되는 사회는 이것들이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는 사회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한다. 성숙한 의식 없이는 오히려 갈등만 고조될 뿐이라 한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갈등을 해결하려면 우리는 서로 통해야 한다. 담 쌓고 살지 말아야 하고, 힘들더라도 속엣말을 꺼낼 수 있어야 하고,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그리고 이런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고.

 

 사람이기 때문에 존중받고 싶어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그리고 존중은 혼자 느끼고 받을 수 없다. 결국 사랑받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사랑은 모유에 담긴 면역체들처럼 여러가지 힘들고 나쁜 감정들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면역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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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고 두 발 뻗고 자려면

답은 아주 심플하다.

주변에 관심을 갖자는 것. 애정을 갖자는 것.

그냥 조금만 덜 화 내고, 조금만 더 친절해지자는 것.

 

이거.. 그런데 왜 이렇게 힘든 일이 되어버린 걸까. 참 안타까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