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에 반하여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는 이유 - 1. 왜 국익에 반하는가?

이강율200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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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버락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대한민국의 국익에 반하는가?

 

대한민국의 국익을 현 정권이 규정할만한 다음 세 가지, 즉

 

1) 국내정치 : 대북 정치-경제우위, 미국의 군사력에 기반을 둔, 압도적, 주도적 통일.
2) 국제정치 : 미국을 업고 동북아 4강 구도에서 적극적인 역량 발휘
3) 국제경제 : 한국의 무역흑자를 가능케 할 대규모 대미 무역흑자

 

로 단순화 한다면, 버락 오바마의 당선은 국익에 명백히 반한다. 아마 2~3년 뒤엔, 한국에서 오바마 지지한다고 했다간 좋은 소리 못 듣고 다닐 가능성이 크다.

 

1) 국내정치 차원

 

(1) 오바마가 선거운동에서 밝힌 바, 미국은 북한 핵문제에서 외교에 큰 비중을 둘 것이며, 직접협상을 할 것이다. (반면 매케인은 대북 강경책을 시사했다.) 여기에는 대북 제재 해제는 물론, 대량의 식량-석유 지원이 수반될 수 있다. 남한의 현 반북보수정권은 예상되는 미국의 북한 지원(미국의 북한 퍼주기)에 소극적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남한의 가치는 떨어진다. 남한의 가치는 ‘미국이 거쳐 가는 대북 창구’역할, 그리고 ‘대북 지원의 곳간’역할에 있었기 때문이다.

 

* 물론 현 남한 정부가 북한을 지난 ‘잃어버린 10년’처럼 대한다면, 가치가 덜 떨어지겠지만, 지금 상황으론 중요한 지지기반(반북보수우파)을 버리는 강수를 두어야 가능하다. 아마 이도저도 못하면서 울며겨자먹기로 미국에 끌려가고, 우파 자체에서의 지지율은 잃을 대로 잃는 끔찍한 상황이 예상된다. (대북지원한다고 좌파가 얼씨구나 현 정권 지지하지는 않을 것 같다. 적어도 ‘왜’ 지원하는지를 따져볼 사람들이기 때문에...)

 

(2) 북한은 남한을 따돌리고, 미국과 직접 협상을 할 수 있으며(통미봉남), 이 와중에 북한은 예전에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그랬듯,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자기의 몸값을 높일 수 있다. 북한의 가치는 높아질 수 있다. 물론 북한이 핵협상에서 (한국과 일본을 따돌리고) 미국과 원만히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전제가 충족될 때의 일이다. 더불어 김정일을 비롯한 북한의 핵심권력층에 큰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는 전제도 만족해야 한다.

 

(3)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치르며 많이 지친데다, 금융위기로 당분간 군대에 충분한 예산 배정을 하기 어려울 미국 정부는 해외 주둔지의 전비를 주둔지 국가에 많이 떠넘길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세력이 집권한 한국은 향후 4년간, 주한미군 주둔비용, 혹은 주한미군 관련하여 ‘아주’ ‘더’ 많은 양보를 하게 될 것이고, 언론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할 대다수 한국인들은 미국에 반감을 갖게 될 것이다. (매케인이 당선된다 하더라도, 그 요구 수준은 조금 낮아지거나, 다른 형태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4) (1), (2), (3)을 종합할 때, 경제적 우위야 남한이 계속 유지하겠지만, 흡수통일에 버금갈만한 남한의 압도적, 주도적 통일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북-미 직접대화로 북한 문제에 대한 발언권이 크게 떨어질 것이다. 현 정부가 기치로 내걸은 ‘대미관계 회복’도 결국 한국의 대미감정 악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

 

* 북한은 민주당-오바마라는 호기를 절대 놓치려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이 잘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군부의 반발을 우려할 수 있는데, 제 1인자인 조명록 차수(와병중?)가 클린턴 행정부 때 미국을 방문했었던 만큼, 미국 민주당 행정부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 있을 것임을 생각해 보자. 게다가 오바마의 외교 인맥들은 죄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의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북-미 관계가 급속히 진전될 경우 남한 내부에서의 갈등이 우려된다. 미국에 분개하며 아집으로 똘똘 뭉칠 우파와, 우파가 집권하여 일을 다 망쳐놨다고 목소리를 높일 좌파 간에 극렬한 대립이 벌어질 것이며, 이 결과는 2012,13년 선거에서 나타날 것이다. 아마 올해 미국 대선, 내년 미국 총선이 재연될 것이다.

 

2) 국제정치 차원

 

(1) 1)의 경우에서 제시했듯, 북-미 관계는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한-미 관계는 대북 지원의 경우(우파의 반발)나, 주한미군 비용 관련(좌파의 반발)하여, 이래저래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핵문제에서 한국이 적극적으로 미국을 도우며 나서지 않으면, 미국은 한국을 ‘계륵’으로 볼 것이며, 향후 그저 ‘립 서비스’만으로 제쳐놓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한국은 기존에 갖고 있던 동북아 4강 구도에서 그 가치를 상당부분 잃게 된다.

 

(2) 이 경우 한국은 주변 4대 강국에 어떻게 자신의 입지를 어필할 수 있을지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봐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북한문제는 이미 북-미 대화로 자신의 손을 떠났고(이에 따라 한국의 가치는 급락하고), 경제문제는 금융위기로 섣불리 나서기도(해외투자), 많이 사주기도(소비시장)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미국에게 ‘아직 한국의 중요성이 떨어지지 않았음’을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영선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가 최근 조선일보 칼럼에서 ‘정신 바짝 차리고 어떻게 하면 새로 판을 짤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을 촉구하고 있음에 유의하자.

 

3) 국제경제 차원

 

(1) 오바마가 되든, 매케인이 되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말미암아, 미국 국민들의 구매력이 최악으로 떨어졌다. 따라서 미국인들의 소비 양상은 식품류 같은 가장 기초적인 분야의 비중이 커질 것이다. 반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휴대폰, 컴퓨터(반도체)등의 고부가가치, 고도기술집약 제품의 소비는 급감할 것이다. 그리고 이 위기를 극복하더라도, 미국인들은 2008년의 기억을 잊지 않고, ‘분수에 맞는 소비’로 돌아갈 것이라 보는데, 이렇게 되면 고가의 고부가가치 상품을 쉽게 구입하지도, 여러 차례 구입하지도 않을 것이다. 즉, 미국은 인구 및 소비 수준상 세계 최대 소비시장의 지위를 유지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규모는 작아질 것이다. (중국은 소비수준이 아직 부족하고, 유럽은 분수에 맞는 소비를 하는 편이기 때문에 규모가 적정하다.) 즉, 예전만큼 미국시장에서 재미를 보긴 이제 틀렸다. 새로운 신흥시장을 시장을 찾아야 한다.

 

* 늘 말하지만, 브라질에 주목하라. 좌파정부-룰라 다 실바 대통령-덕택에 서민수입이 상당히 늘었고, 최근에는 석유도 발견됐다. 지금 고급 이공계 인력이 부족해서 난리란다. 게다가 ‘잘 놀 줄 아는 사람들’이기에 발전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브라질은 우리보다는 일본과 친하다고 봐야 한다. 브라질에 이주한 일본인들과 그 후손들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 브라질처럼 민주 선거로 선출된 좌파정부에는 희망이 있지만, 공산당 1당 독재의 정부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물론이고 지금 ‘베트남’이 그렇다.

 

(2) 김현종 전 UN대사가 입안하고, 추진했던 KORUS(한미 FTA, 이하 KORUS)는 이제 물 건너갔다. 4대 선결과제라는 소고기 문제는 사실 결과적으론 부차적인 것이었다. 문제는 미국 내부의 노동고용효과가 큰 ‘자동차(automobile)’였다. KORUS가 실시되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던 GM, Ford, 크라이슬러 같은 미국 자동차 생산회사들의 매출은 훨씬 큰 폭으로 떨어지며, 많은 노동자들이 실직하게 된다. (지금 이 모두는 부도 일보 직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다, 모델들이 죄다 저연비-기름 먹는 하마-라 도저히 한국산-일본산 자동차들에 경쟁을 할 수가 없다. 게다가 미국인들은 ‘고유가’를 올해 중반에 경험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2009년 미국 총선에서 나타난다. 따라서 대선이 아니라 총선을 앞둔 미국 국회의원들은 절대 2009년 선거까지 KORUS를 비준하지 않았을 것이고, 되도록 자기 임기에 통과시키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다. 찬성표를 던질 의원은 반드시 차기 선거에서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먼저 KORUS를 비준해야 미국이 비준한다며 목소리를 높인 몇몇 정치인들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어떻게 지금 의석을 얻었는지...원... 기본적인 정치 동학에 대해 개념이 없다고 봐야 한다.)

 

(3) 게다가 오바마는 유세도중 GM의 제인스빌 공장에서 한 연설에서 ‘노동자의 근로조건과 환경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FTA는 체결치 않겠다’고 하여 KORUS의 재협상을 예고했다. 그리고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간의 FTA라 보면 됨)’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발언도 했다. 게다가 최근엔 고연비-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왜 출시하지 않았냐고, 연구를 하지 않았냐고 미국 자동차 회사들을 질타한다. 이런 자동차가 시중에 나와, 한국산-일본산 자동차와 경쟁하려면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WTO협정을 준수하면서 이 ‘시간’과 ‘돈’을 확보하기는 매우 힘들다. 무역장벽과 보조금은 당장 제소당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오바마는 어떻게 이것을 이뤄낼 것인가? 어쨌든 그 묘안을 짜내는 동안에는, 한국산 자동차의 수입을 늘릴 KORUS를 되도록 책상서랍 깊은 구석에 묻어둘 것임이 확실하다.

 

(4) 결국 (1),(2),(3)을 종합하면 미국은 이제 더 이상 한국의 경상수지를 떠받쳐 줄 수 없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들은 이제 영원히 소비가 확 줄 것이다. 특히 오바마는 그의 발언으로 보아 우리가 그토록 팔고 싶어 하는 자동차의 수입을 어떻게든 막으려 들 것이며, 시간을 벌어 자국의 대항력을 키우고, 결국엔 한국에 한국 자동차보다 ‘훨씬 저렴하고, 훨씬 연비가 높으며, 훨씬 친환경적인 자동차’를 수출하려 들 것이다. (매케인은 ‘유정을 더 뚫어서 기름을 계속 쓰자’고 한 만큼 고연비 자동차에 대한 ‘개념’은 없다고 봤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해 놓은 게 없다고, 불가능하다고 할 지 모르지만, 솔직히 우리 나라의 과학수준이나, 기술수준은 미국에 못 쫓아간다. 우리는 응용을 잘 하고, 필요한 것을 잘 조합하는 데에서 성공했을 뿐이다. 미국이 자기네 연구 성과들을 ‘제대로’ 조합해내면, 글쎄, 한국-일본산 자동차에 대항할 모델을 내놓는 데에는 5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 때까지 미국산 자동차 메이커들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 아, 휴대폰? 지금 이대로면 삼성과 LG는 만년 2류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기능을 때려 넣고, 디자인이 멋있어도 절대 ‘애플’과 ‘구글’을 이길 수 없다. ‘애플’과 ‘구글’은 시장뿐만 아니라 ‘시대’를 선도하는 ‘개념’을 만들어내는 1류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에선 모토롤라를 쫓아가지도 못한다. 워낙 디자인에서 발리니까 해외의 권위를 돈 주고 사오는데... 한계가 있다. 새로운 것을 못 만들고 기존에 있는 것 갖다가 돈이나 버는데 혈안이 됐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애플과 구글, 그리고 모토롤라의 강점들은 오랜 시간에 걸친 ‘창의력’과 ‘인문소양’에서 나오는데, ‘대기업’이자, ‘수치성과지상주의’의 삼성과 LG는 죽었다 깨어나도 해낼 수 없다. 반도체? 집적도만 높이면 무슨 소용이냐. 관건은 ‘사고기능’이지. ‘주(主)’가 되지 못하고 만년 ‘부(副)’의 수준을 벗어날 수가 없다. 시중의 CPU 가격하고 램 가격 비교해 보면 알 일이다. 그 정도 집적도면 충분히 만들 것도 같은데, 애당초 시도도 안하는 이유는?

 

* 결과적으로 지금 한국이 의존하고 있는 수출상품들(자동차, 휴대폰, 반도체)은 지금 해 나가는 방식으론 앞으로 절대 10년 이상을 기대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이건희 전 삼성회장이 10년 뒤 먹고 살 것으로 고민한다고 했다는데, 과연 뭘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그 뭐, 해발 800m위에 땅 사두라, 물에 투자하라는 등 ‘돈만 생산하는 것’말고...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오바마를 지지하는가]는 좀 있다가 쓰겠습니다. 뭐 당선된 다음에 써도 상관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