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녀는 당신이 그녀를 떠나면 죽어버릴 것이라고 말한다. 가끔 그녀는 당신도 죽을 것이라고 말한다. 과연…, 이것이 사랑일까?
나는 예전에 사탄에게 지배 받는 여자와 만난 적이 있다. 여기서 사탄은 빨간 뿔과 꼬리를 가진 악마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와 약혼했던 그녀의 전 남자 친구가 그녀를 부르던 별명이었다. 그들은 내가 그녀를 만나기 7년 전 헤어졌다. 아마도 나는 그녀의 별명이 사탄이었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혹은 그녀가 그녀의 전 남자 친구와의 모든 편지와 사진들을 그녀가 ‘사탄의 상자’라고 부르는 박스 안에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콩깍지가 단단히 씌인 나는 그러지 못했고(나의 첫번째 실수다) 오히려 그녀를 불쌍하게 생각했다(맙소사, 결정적인 두번째 실수다).
나는 새로운 도시로 이사 가자마자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성공한 커리어 우먼인 그녀는 영리했고 재미있었으며 열정적이기까지 했다. 그녀는 마치 불꽃놀이와 같이 나의 외로움을 밝혀주었다. 게다가 그녀와의 섹스는 일본 야동에서 보던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연애 초기의 그 길고 환상적인 즐거움들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나는 그녀가 ‘위험천만한 독과 같은 존재’라는 고통스러운 깨달음에 직면했다.
내가 간과한 첫번째는, 그녀의 담배와 술은 도가 지나쳤고 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양의 향수를 사용했다는 것이다(불길한 징조의 시작이었다). 특히 향수…. 그녀의 향수 냄새는 정말 지독하기 짝이 없었다. 내가 그녀에게 푹 빠져 있던 그때조차도 말이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겉으로 드러나는 다중인격 증상이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는 친절했고 애교있는 사람이었지만 그녀의 예전 친구들을 포함해 특정 사람들에게는 거의 병적으로까지 보이는 증오와 분노를 품고 있었다. 내가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이미 도망치기에 늦은 상태였다. 그래도 난 위험을 무릅쓰고 도망을 결심했다. 그녀와 연락을 끊고 고향으로 돌아가 옛 애인을 만난 것이다. 그리고는 얼굴에 죄책감이 가득한 채로 다시 시내에 살금살금 들어가곤 했다. 하지만 그녀를 상대로 한 비밀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즉시 알아차렸고 그때부터 대혼란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헤어지지 않았다. 음, 정확히 말해서 헤어지는 것이 차라리 쉬웠을지 모른다. 그녀는 ‘목소리’라는, 얼핏 생각하면 그리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 수단을 동원해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공격은 정말이지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성난 목소리의 음성 메시지 폭격들. 모든 음성에는 독이 서려 있고 앞뒤 논리가 없었다. 하지만 논리는 없을지언정 공포는 가득했다. 음성 메시지 폭격은 항상 밤 12시가 넘어서 시작됐고 새벽 3시가 넘을 때까지 계속됐다. 그리고 당장 전화하지 않으면 아침 뉴스에서 그녀의 시체가 실려 나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이틀이 지나고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화해를 청했고 겁에 질린 나는 당연히 좋다고 했다.
스토킹, 남자는 예외라구요? 이것이 스토킹의 시작이었다. 그 후로 6개월 이상 동안 내가 자유를 위해 잠시 휴식을 가졌을 때(혼자 여행을 가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할 때) 이와 같은 그녀의 행동이 반복되었다. 그녀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나를 비난하거나 내 음성사서함이나 이메일을 독설과 신체상해 협박, 복수, 자해 등 그녀의 기분에 따라서 채워댔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나와 행복하게 살기를 결심했고 나 역시도 그녀와 같이 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것도 ‘영원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스토킹을 당한 많은 사람들처럼(특히, 전 여자 친구가 놓아주지 않는 경우의 사람들) 내가 피해자라고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죄책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죄책감 때문에 이러한 상황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결국엔 그것은 내 마음의 평화가 고통받는 정도가 아니라 건강, 자존감, 친구 관계, 경력 등 내 모든 것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여전히 상처를 받고 있다.
법에 따르면 스토킹은 원하지 않는데도 괴롭히는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연락을 말한다. 희생자에게 공포를 일으키는 전화, 이메일, 편지, 원하지 않는 선물, 감시, 미행, 협박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명문화되어 있지 않지만 스토킹에 관한 법의 다른 부분이 있다. 그것은 남자는 스토킹의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스토킹에 관한 연구의 대부분은 여자 피해자에게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클 더글라스 주연의 에서와 같은 끔찍한 케이스가 있는데도 말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스토킹에 관한 정치적 개념은 가정 내 폭력이나 여성에 대한 폭력의 일부분으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범죄수사 심리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폴 뮬렌Paul Mullen 박사가 그의 저서 를 통해 전하는 말이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희생자들 중 학계나 언론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낯선 사람들에게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 남성들이 바로 그들이다.
여기에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훨씬 스토킹을 당하게 되기 쉽고,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훨씬 스토킹하게 되기 쉽다는 점이다. 단순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스토커가 남자인 것도, 모든 희생자가 여자인 것도 아니다. 미국에서 실시한 1만6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남녀 모두에 의한 스토킹이 많이 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8%의 여성과 2%의 남성이 단 한번이라도 스토킹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전체적으로 피해자 중 75%가 여성이고 스토커의 87%는 남성이었다. 하지만 드러난 것만큼이나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례(남성 피해자와 여성 스토커의 경우)가 숨겨져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설문조사(국가 차원에서 추진된 대여성폭력 방지 프로젝트의 일부였던)는 스토킹의 피해자를 욕설, 비방, 원하지 않는 연락과 선물, 사생활 침해, 미행, 협박 등을 경험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스토킹을 경찰에 신고했어야(설문조사에서 피해자 숫자 내에 포함되기 위한 조건)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두려웠거나 신변의 위협을 느꼈던 사람들이 설문조사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이 자신도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의 숫자가 적었던 이유일 수 있다. “남자들은 자신이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여자들과 관련된 부분일 때 말이죠.” 미국 샌디에이고 지방검찰청에서 스토킹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웨인 맥시Wayne Maxey의 설명이다. “따라서 남자들에게 두려움을 인정하는 것은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로 심하게 스토킹하는 여자들이 있고, 이럴 경우 피해자는 두려워할 수밖에 없어요. 남자들이 여성 스토커에 의해 신체적인 폭행까지 당한 사례도 있는걸요.” 설문조사가 그들의 스토커에 의해 어느 정도, 혹은 아주 조금이라도 두려움을 느꼈던 남성들까지 포함한다면 설문조사 전 12개월 동안 스토킹을 당했던 남성들의 수치는 3배 정도 증가한다.
선량한 기독교인이라고 믿었던 전 여자 친구를 가진 레오Leo는 그녀로부터 그가 선물했던 곰 인형을 돌려받았는데 그 인형의 가슴에 그의 팔을 관통하고도 남을 긴 바늘이 박혀 있었다. 텍사스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는 알렉스Alex는 족히 6개월이 넘도록 그의 전 여자 친구로부터 매일같이 전화 메시지를 받았다. “마치 귀신이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어요.” 그의 말이다. 그는 직접 녹음한 메시지 몇 가지를 재생해주었는데 그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그녀의 메시지들은 ‘알렉스, 이런 개 같은 녀석! 네가 어떻게 이런 빌어먹을 짓을 내게 할 수 있어?’로 시작했고 ‘나는 네가 빨리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라고 울부짖으며 끝났다. 그녀가 아직 알렉스를 죽이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그의 차에 수차례 해코지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해리Harry라는 사람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단 한번의 데이트 이후 3년 동안 스토킹을 당했다. “그녀는 아직도 제가 사귀는 여자들에 대해서 말도 안 되게 자세히 알고 있어요. 데이트라도 한 다음날이면 그녀는 집에 누가 있든 신경 쓰지 않고 저를 맹비난하는 메시지를 남기죠. 인정하기는 싫지만 솔직히 정말 겁이 납니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경찰에 신고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스토킹과 관련된 여러 단체의 연구에 따르면 남자 피해자들이 당하고 있는 스토킹을 정부기관에 신고하는 비율은 여자 피해자들에 비해 현저히 낮고, 상담할 생각도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그들의 스토커가 폭력적으로 변하기는 더 쉬울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사실은 미국에서 최근 82명의 여성 스토커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우리는 여성 스토커 중 25%가 스토킹 대상자에게 폭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이런 여자들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죠.” 연구를 주도한 레이드 멜로이Reid Meloy 박사의 설명이다.
얼굴도 다양한 스토커들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마틴Martin은 잠시 아름다운 여인과 바람을 피웠지만 결국은 그만두었다. 문제는 헤어진 다음이었다. 이별을 고했던 그녀가 마틴이 사는 곳으로 이사를 와서 그의 아내와 아이들을 따라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목소리를 변조한 채 협박성 전화 메시지를 남기거나 그의 집 주위를 배회하기까지 했다. 헤어진 정부에서 스토커로 돌변한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그녀는 마틴과 화해를 시도했다. 까무러칠 만한 사실은 마틴이 그녀와의 ‘정신적 우정’을 불륜이 끝난 후에도 지키겠다는 마음에 화해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결국 잘못된 판단으로 드러났죠. ‘가버려! 다시는 널 보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좋았을 겁니다.” 그녀의 미련을 자신의 인생 언저리에 두도록 한 후에야 마틴은 법원으로부터 그녀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어느 저녁 마틴이 사무실에서 전화를 하고 있을 때였다. 전화를 끊고 그는 종이를 가지러 아래층 사무실 책상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총알이 창문을 깨고 들어와 그의 팔을 관통했다. 하지만 그녀의 화는 풀리지 않았던 것 같다. 총알 두 발이 더 발사되고 난 후에야 마침내 경찰이 왔다. “그날 일어난 일 모두가 경찰에게는 그저 사소한 사건일 뿐이었죠.” 마틴의 말이다. “그들은 이런 일이 남자에게도 일어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만약 반대의 상황, 즉 제가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 총을 쏜 상황이었다면 그들은 당장 나를 감옥에 처넣었을 거예요.”
그래도 마틴은 미국 샌디에이고의 론 루즈Ron Ruse에 비하면 운이 좋은 편이다. 1987년에 론이 그의 연인이었던 린다 리치오Linda Ricchio와 헤어지고 난 후에 법원은 린다에게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판사는 론에게 옛 연인이 계속 따라다니니 우쭐해야 하지 않느냐고 농담을 했지만 린다에게는 농담이 아니었다. 그녀는 총을 한 자루 샀고 한 달 후 따라다니는 일도 끝이 나버렸다. 그녀가 론을 총으로 쏴 죽여버린 것이다. 남자가 남자를 스토킹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러한 경우는 스토킹이라기보다는 복수인 경우가 더 많지만 말이다. 동성애자들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그저 평범한 직장동료나 고객 혹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더 불길한 사례는 당신이 만나고 있는 바로 그녀의 전 연인이 당신의 스토커가 되는 경우다. 이런 경우의 위험함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카터 워데임Carter Wertheim 사건이 있다. 그는 지난 여름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자신과 여자 친구를 몇 달간 스토킹해온 남자(카터 여자 친구의 전 남편이었다)에게 총을 맞고 사망했다. 카터는 33세에 죽고 말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잠잠히 묻혔다. 왜 경찰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고? 사실 그 스토커가 경찰이었다.
당신의 스토커가 여성일 경우에 그녀는 당신과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나 잘 아는 사람이 아니다. 그냥 단순히 얼굴만 아는 사람이거나 아예 전혀 모르는 사람일 확률이 2배나 높다. 전 연인일 경우는 3분의 1 이하이지만 나쁜 소식은 전 연인일 경우에는 스토킹의 기간이 평균 2.2년으로 모든 스토킹 사례의 평균인 1.8년보다 길고 강도도 더 심하다는 것이다. 더 좋지 않은 것은 그녀가 당신을 공격하거나 죽이려고 시도하기 쉽다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말이다.
스토커를 분별하고 차버리는 법 한번이라도 데이트했거나 차버렸던 여자들만 당신이 걱정해야 하는 대상은 아니다. 사실 대부분의 남성 피해자들은 그들이 안면만 있는 사람들이나 모르는 사람에게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 아래의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신호들을 무시한다면 당신은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1 당신을 너무 좋아하는 여자들을 경계하라 “너무 집착하거나 당신에게 의존하는 여자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멜로이 박사는 말한다. “그리고 그 집착은 당신을 괴롭힐 정도로 적극적인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그녀가 항상 당신 앞에 이상할 정도로 빈번하게 나타난다면 충분히 의심해볼 만하다.
2 가까운 사이일수록 거리를 두어라 “여성이 가하는 스토킹은 정신과 의사와 환자, 교사와 학생,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 등 직업적인 연락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사이죠.” 뮬렌 박사의 설명이다.
3 심한 정서불안과 같은 ‘경계역 인격장애’를 조심하라 멜로이 박사에 따르면 많은 여성 스토커에게서 ‘경계역 인격장애’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인간관계가 불안정하고 약물 중독이나 문란한 성생활 그리고 자살 시도 등 충동적 행동을 보인다. 그들 대부분은 그들이 스토커의 성향을 가지게 만드는 원인인 ‘버려짐’에 대한 극도의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
4 그녀를 차버려라 스토킹에 대한 조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일단 스토킹이 시작되면 결코 아무 연락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멜로이 박사의 조언이다. 설득하려고도 하지 말고 죄책감을 느끼지도 말라.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와 쉽게 섹스할 수 있다고 해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겠지만 마음 굳게 먹길 바란다.
스토킹, 사랑을 가장한 집착
스토킹, 사랑을 가장한 집착. 사랑의 이름으로 널 부숴버릴거야!
그녀는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녀는 당신이 그녀를 떠나면 죽어버릴 것이라고 말한다. 가끔 그녀는 당신도 죽을 것이라고 말한다. 과연…, 이것이 사랑일까?
나는 예전에 사탄에게 지배 받는 여자와 만난 적이 있다. 여기서 사탄은 빨간 뿔과 꼬리를 가진 악마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와 약혼했던 그녀의 전 남자 친구가 그녀를 부르던 별명이었다. 그들은 내가 그녀를 만나기 7년 전 헤어졌다. 아마도 나는 그녀의 별명이 사탄이었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혹은 그녀가 그녀의 전 남자 친구와의 모든 편지와 사진들을 그녀가 ‘사탄의 상자’라고 부르는 박스 안에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콩깍지가 단단히 씌인 나는 그러지 못했고(나의 첫번째 실수다) 오히려 그녀를 불쌍하게 생각했다(맙소사, 결정적인 두번째 실수다).
나는 새로운 도시로 이사 가자마자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성공한 커리어 우먼인 그녀는 영리했고 재미있었으며 열정적이기까지 했다. 그녀는 마치 불꽃놀이와 같이 나의 외로움을 밝혀주었다. 게다가 그녀와의 섹스는 일본 야동에서 보던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연애 초기의 그 길고 환상적인 즐거움들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나는 그녀가 ‘위험천만한 독과 같은 존재’라는 고통스러운 깨달음에 직면했다.
내가 간과한 첫번째는, 그녀의 담배와 술은 도가 지나쳤고 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양의 향수를 사용했다는 것이다(불길한 징조의 시작이었다). 특히 향수…. 그녀의 향수 냄새는 정말 지독하기 짝이 없었다. 내가 그녀에게 푹 빠져 있던 그때조차도 말이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겉으로 드러나는 다중인격 증상이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는 친절했고 애교있는 사람이었지만 그녀의 예전 친구들을 포함해 특정 사람들에게는 거의 병적으로까지 보이는 증오와 분노를 품고 있었다. 내가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이미 도망치기에 늦은 상태였다. 그래도 난 위험을 무릅쓰고 도망을 결심했다. 그녀와 연락을 끊고 고향으로 돌아가 옛 애인을 만난 것이다. 그리고는 얼굴에 죄책감이 가득한 채로 다시 시내에 살금살금 들어가곤 했다. 하지만 그녀를 상대로 한 비밀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즉시 알아차렸고 그때부터 대혼란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헤어지지 않았다. 음, 정확히 말해서 헤어지는 것이 차라리 쉬웠을지 모른다. 그녀는 ‘목소리’라는, 얼핏 생각하면 그리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 수단을 동원해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공격은 정말이지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성난 목소리의 음성 메시지 폭격들. 모든 음성에는 독이 서려 있고 앞뒤 논리가 없었다. 하지만 논리는 없을지언정 공포는 가득했다. 음성 메시지 폭격은 항상 밤 12시가 넘어서 시작됐고 새벽 3시가 넘을 때까지 계속됐다. 그리고 당장 전화하지 않으면 아침 뉴스에서 그녀의 시체가 실려 나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이틀이 지나고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화해를 청했고 겁에 질린 나는 당연히 좋다고 했다.
스토킹, 남자는 예외라구요?
이것이 스토킹의 시작이었다. 그 후로 6개월 이상 동안 내가 자유를 위해 잠시 휴식을 가졌을 때(혼자 여행을 가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할 때) 이와 같은 그녀의 행동이 반복되었다. 그녀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나를 비난하거나 내 음성사서함이나 이메일을 독설과 신체상해 협박, 복수, 자해 등 그녀의 기분에 따라서 채워댔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나와 행복하게 살기를 결심했고 나 역시도 그녀와 같이 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것도 ‘영원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스토킹을 당한 많은 사람들처럼(특히, 전 여자 친구가 놓아주지 않는 경우의 사람들) 내가 피해자라고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죄책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죄책감 때문에 이러한 상황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결국엔 그것은 내 마음의 평화가 고통받는 정도가 아니라 건강, 자존감, 친구 관계, 경력 등 내 모든 것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여전히 상처를 받고 있다.
법에 따르면 스토킹은 원하지 않는데도 괴롭히는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연락을 말한다. 희생자에게 공포를 일으키는 전화, 이메일, 편지, 원하지 않는 선물, 감시, 미행, 협박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명문화되어 있지 않지만 스토킹에 관한 법의 다른 부분이 있다. 그것은 남자는 스토킹의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스토킹에 관한 연구의 대부분은 여자 피해자에게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클 더글라스 주연의 에서와 같은 끔찍한 케이스가 있는데도 말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스토킹에 관한 정치적 개념은 가정 내 폭력이나 여성에 대한 폭력의 일부분으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범죄수사 심리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폴 뮬렌Paul Mullen 박사가 그의 저서 를 통해 전하는 말이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희생자들 중 학계나 언론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낯선 사람들에게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 남성들이 바로 그들이다.
여기에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훨씬 스토킹을 당하게 되기 쉽고,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훨씬 스토킹하게 되기 쉽다는 점이다. 단순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스토커가 남자인 것도, 모든 희생자가 여자인 것도 아니다. 미국에서 실시한 1만6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남녀 모두에 의한 스토킹이 많이 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8%의 여성과 2%의 남성이 단 한번이라도 스토킹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전체적으로 피해자 중 75%가 여성이고 스토커의 87%는 남성이었다. 하지만 드러난 것만큼이나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례(남성 피해자와 여성 스토커의 경우)가 숨겨져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설문조사(국가 차원에서 추진된 대여성폭력 방지 프로젝트의 일부였던)는 스토킹의 피해자를 욕설, 비방, 원하지 않는 연락과 선물, 사생활 침해, 미행, 협박 등을 경험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스토킹을 경찰에 신고했어야(설문조사에서 피해자 숫자 내에 포함되기 위한 조건)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두려웠거나 신변의 위협을 느꼈던 사람들이 설문조사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이 자신도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의 숫자가 적었던 이유일 수 있다. “남자들은 자신이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여자들과 관련된 부분일 때 말이죠.” 미국 샌디에이고 지방검찰청에서 스토킹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웨인 맥시Wayne Maxey의 설명이다. “따라서 남자들에게 두려움을 인정하는 것은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로 심하게 스토킹하는 여자들이 있고, 이럴 경우 피해자는 두려워할 수밖에 없어요. 남자들이 여성 스토커에 의해 신체적인 폭행까지 당한 사례도 있는걸요.” 설문조사가 그들의 스토커에 의해 어느 정도, 혹은 아주 조금이라도 두려움을 느꼈던 남성들까지 포함한다면 설문조사 전 12개월 동안 스토킹을 당했던 남성들의 수치는 3배 정도 증가한다.
선량한 기독교인이라고 믿었던 전 여자 친구를 가진 레오Leo는 그녀로부터 그가 선물했던 곰 인형을 돌려받았는데 그 인형의 가슴에 그의 팔을 관통하고도 남을 긴 바늘이 박혀 있었다. 텍사스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는 알렉스Alex는 족히 6개월이 넘도록 그의 전 여자 친구로부터 매일같이 전화 메시지를 받았다. “마치 귀신이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어요.” 그의 말이다. 그는 직접 녹음한 메시지 몇 가지를 재생해주었는데 그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그녀의 메시지들은 ‘알렉스, 이런 개 같은 녀석! 네가 어떻게 이런 빌어먹을 짓을 내게 할 수 있어?’로 시작했고 ‘나는 네가 빨리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라고 울부짖으며 끝났다. 그녀가 아직 알렉스를 죽이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그의 차에 수차례 해코지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해리Harry라는 사람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단 한번의 데이트 이후 3년 동안 스토킹을 당했다. “그녀는 아직도 제가 사귀는 여자들에 대해서 말도 안 되게 자세히 알고 있어요. 데이트라도 한 다음날이면 그녀는 집에 누가 있든 신경 쓰지 않고 저를 맹비난하는 메시지를 남기죠. 인정하기는 싫지만 솔직히 정말 겁이 납니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경찰에 신고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스토킹과 관련된 여러 단체의 연구에 따르면 남자 피해자들이 당하고 있는 스토킹을 정부기관에 신고하는 비율은 여자 피해자들에 비해 현저히 낮고, 상담할 생각도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그들의 스토커가 폭력적으로 변하기는 더 쉬울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사실은 미국에서 최근 82명의 여성 스토커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우리는 여성 스토커 중 25%가 스토킹 대상자에게 폭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이런 여자들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죠.” 연구를 주도한 레이드 멜로이Reid Meloy 박사의 설명이다.
얼굴도 다양한 스토커들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마틴Martin은 잠시 아름다운 여인과 바람을 피웠지만 결국은 그만두었다. 문제는 헤어진 다음이었다. 이별을 고했던 그녀가 마틴이 사는 곳으로 이사를 와서 그의 아내와 아이들을 따라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목소리를 변조한 채 협박성 전화 메시지를 남기거나 그의 집 주위를 배회하기까지 했다. 헤어진 정부에서 스토커로 돌변한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그녀는 마틴과 화해를 시도했다. 까무러칠 만한 사실은 마틴이 그녀와의 ‘정신적 우정’을 불륜이 끝난 후에도 지키겠다는 마음에 화해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결국 잘못된 판단으로 드러났죠. ‘가버려! 다시는 널 보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좋았을 겁니다.” 그녀의 미련을 자신의 인생 언저리에 두도록 한 후에야 마틴은 법원으로부터 그녀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어느 저녁 마틴이 사무실에서 전화를 하고 있을 때였다. 전화를 끊고 그는 종이를 가지러 아래층 사무실 책상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총알이 창문을 깨고 들어와 그의 팔을 관통했다. 하지만 그녀의 화는 풀리지 않았던 것 같다. 총알 두 발이 더 발사되고 난 후에야 마침내 경찰이 왔다. “그날 일어난 일 모두가 경찰에게는 그저 사소한 사건일 뿐이었죠.” 마틴의 말이다. “그들은 이런 일이 남자에게도 일어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만약 반대의 상황, 즉 제가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 총을 쏜 상황이었다면 그들은 당장 나를 감옥에 처넣었을 거예요.”
그래도 마틴은 미국 샌디에이고의 론 루즈Ron Ruse에 비하면 운이 좋은 편이다. 1987년에 론이 그의 연인이었던 린다 리치오Linda Ricchio와 헤어지고 난 후에 법원은 린다에게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판사는 론에게 옛 연인이 계속 따라다니니 우쭐해야 하지 않느냐고 농담을 했지만 린다에게는 농담이 아니었다. 그녀는 총을 한 자루 샀고 한 달 후 따라다니는 일도 끝이 나버렸다. 그녀가 론을 총으로 쏴 죽여버린 것이다.
남자가 남자를 스토킹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러한 경우는 스토킹이라기보다는 복수인 경우가 더 많지만 말이다. 동성애자들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그저 평범한 직장동료나 고객 혹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더 불길한 사례는 당신이 만나고 있는 바로 그녀의 전 연인이 당신의 스토커가 되는 경우다. 이런 경우의 위험함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카터 워데임Carter Wertheim 사건이 있다. 그는 지난 여름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자신과 여자 친구를 몇 달간 스토킹해온 남자(카터 여자 친구의 전 남편이었다)에게 총을 맞고 사망했다. 카터는 33세에 죽고 말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잠잠히 묻혔다. 왜 경찰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고? 사실 그 스토커가 경찰이었다.
당신의 스토커가 여성일 경우에 그녀는 당신과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나 잘 아는 사람이 아니다. 그냥 단순히 얼굴만 아는 사람이거나 아예 전혀 모르는 사람일 확률이 2배나 높다. 전 연인일 경우는 3분의 1 이하이지만 나쁜 소식은 전 연인일 경우에는 스토킹의 기간이 평균 2.2년으로 모든 스토킹 사례의 평균인 1.8년보다 길고 강도도 더 심하다는 것이다. 더 좋지 않은 것은 그녀가 당신을 공격하거나 죽이려고 시도하기 쉽다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말이다.
스토커를 분별하고 차버리는 법
한번이라도 데이트했거나 차버렸던 여자들만 당신이 걱정해야 하는 대상은 아니다. 사실 대부분의 남성 피해자들은 그들이 안면만 있는 사람들이나 모르는 사람에게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 아래의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신호들을 무시한다면 당신은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1 당신을 너무 좋아하는 여자들을 경계하라 “너무 집착하거나 당신에게 의존하는 여자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멜로이 박사는 말한다. “그리고 그 집착은 당신을 괴롭힐 정도로 적극적인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그녀가 항상 당신 앞에 이상할 정도로 빈번하게 나타난다면 충분히 의심해볼 만하다.
2 가까운 사이일수록 거리를 두어라 “여성이 가하는 스토킹은 정신과 의사와 환자, 교사와 학생,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 등 직업적인 연락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사이죠.” 뮬렌 박사의 설명이다.
3 심한 정서불안과 같은 ‘경계역 인격장애’를 조심하라 멜로이 박사에 따르면 많은 여성 스토커에게서 ‘경계역 인격장애’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인간관계가 불안정하고 약물 중독이나 문란한 성생활 그리고 자살 시도 등 충동적 행동을 보인다. 그들 대부분은 그들이 스토커의 성향을 가지게 만드는 원인인 ‘버려짐’에 대한 극도의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
4 그녀를 차버려라 스토킹에 대한 조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일단 스토킹이 시작되면 결코 아무 연락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멜로이 박사의 조언이다. 설득하려고도 하지 말고 죄책감을 느끼지도 말라.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와 쉽게 섹스할 수 있다고 해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겠지만 마음 굳게 먹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