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there is anyone out there who still doubts that America is a place where all things are possible, who still wonders if the dream of our founders is alive in our time, who still questions the power of our democracy, tonight is your answer.
-From obama's Victory Speech-
학교가기 싫다고 남편에게 말하며 졸린 눈을 비비고 맞이한 아침. 내가 제일 싫어하는 화요일. ㅎㅎ 그리고 바로 든 생각, 오늘이 미국 대선이구나.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던 안 되던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 되겠구나. 대체 이런 큰 날 왜 학교는 안 노는 거야. ㅠㅠ
기차역에서 우연히 리에를 만났다. 남편은 시카고에서 일하고 자신은 우리과에서 박사과정중에 있는 나랑 상황이 아주 유사한 처자다. 한시간 반후 밀워키 기차역에 도착한 우리. 리에가 아는 흑인 택시 기사 아저씨한테 전화해 학교까지 태워 달라고 했다. 휴스톤이라는 이름의 이 흑인 아저씨는 운전하는 내내 굉장히 들떠 있었다.
아저씨 왈, "내 친구 헬렌이 오늘 난생 처음으로 투표를 했어. 유권자 등록하는 걸 내가 도와줬지." 갑자기 친구라는 사람이 궁금해졌다. 왜냐, 아저씨가 나이가 많아 뵈었거든. "너 친구가 몇 살인데?" 아저씨 왈, "88살이야." "헉." "그런데 너 줄이 얼마나 길었는지 알아? 내가 7시 30분에 갔는데 그 시간에도 새벽같이 와서 줄 선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고."
그렇다. African-American이 대통령이 되는 일이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많은African-American들이, 이 역사적인 순간에 동참하기 위해 그동안 행사하지도 않았던, 그동안 잊고 살았던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오바마 지지자도 매캐인 지지자도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아저씨의 말을 듣고 있자니 눈물이 앞섰다. 지난 한 세기동안 미국이 참 많이 변하긴 했구나.
위기에 처해 있는 미국 사회에 오바마가 신선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비단 그와 인종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인 African-American들뿐만은 아니었다. 지독하게 백인 중심적인 우리 학교가 "오바마, Change!"를 외쳐대는 학부생, 대학원생들로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 오바마를 외쳐대는 백인들 앞에서 오히려 유색인종인 내가 몸둘 바를 모르겠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ㅎㅎㅎ
수업을 같이 듣는 애이미는 아예 오바마 스티커를 가슴에 붙히고 왔다. 선생님이 웃으며 "너 그냥 정치판에 뛰어들어라" 하신다. 내가 오늘 저녁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있을 오바마 랠리에 갈 거라고 말하니까 다들 너무 부러워한다. 애이미는 "나도 너희 집에 쫒아가면 안돼? 오늘만 재워주라."하고 농담삼아 말한다. 왠지 다음주에 수업에 가면 오바마 랠리를 직접 경험한 소감을 말해야만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ㅠㅠ
수업이 끝나자 리에한테 전화가 온다. 세 시 기차를 탈 건지 다섯시 반 기차를 탈 건지 묻는다. 오바마 랠리때문에 교통 체증을 우려한 리에는 조금이라도 일찍 갔으면 하고 은근 바라는 것 같았으나, 미안해. 내가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하걸랑. 우리 그냥 다섯시 반 기차 타고 가면 안되겠니? ㅎㅎ 결국 리에는 나를 기다리고... 청강하고 있는 오후 수업 선생님(내 지도교수님)에게는 미안하지만 독감 예방 주사와 랠리에 비해 우선 순위가 너무 밀리니 빠져버려야 겠다. ㅎㅎ
우리는 다시 휴스톤의 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기차역에 사람이 무척 많다. 다들 시카고에 오바마 랠리 보러 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는... 리에와 나는 둘다 골아 떨어져 버리고. 눈 뜨니 다시 시카고였다는... 정말 학교 다니는 일은 너무 힘들어.
"넌 오바마 랠리 안 갈꺼야?"하고 묻는 나에게 리에는 그냥 집에서 남편이랑 티브이로 본단다. 그리고 혹시나 오바마가 당선 안 될 경우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면서 나보고도 길거리 돌아다니지 말라 한다. 하긴 남편말을 들어보니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폭동을 우려해 오늘 다운타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일찍 가는 분위기란다. 미시간 애버뉴를 비롯해 그랜트 파크와 밀레니엄 파크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도 오바마 랠리때문에 다 closed 되었다. "그래, 생각해 볼께. 담에 또 봐." 리에랑 빠이빠이를 하고 돌아서는데 저 멀리 남편이 헐레벌떡 뛰어온다. 나를 마중나온 게로구나! ㅎㅎㅎ
집에 돌아오는 길은 생각만큼 험난하지 않았다. 경찰들이 쫙 깔려서 워낙 교통 통제를 잘 해 줬고, 랠리에 참석하러 가는 사람들도 예상외로 질서 정연했다. 남편과 랠리에 갈지 안갈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다. "여보, 이 역사적인 순간에 우리가 시카고에, 그것도 그랜트 파크까지 걸어서 2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에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이야? 우리가 오바마를 언제 또 보겠어?" 이렇게 말한 사람은 당연 나였고, "이 역사적인 순간에 시카고에, 그것도 그랜트 파크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오바마의 실제 목소리까지 들리는 아파트 33층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은 더더욱 복된 일이지." 라고 말했던 사람은 당연 게으른 우리 남편. ㅎㅎㅎ
결국 나의 건강 문제로 인해 집에서 오바마의 연설을 듣기로 했다. 오, 근데 정말 들린다. 옆 아파트를 살짝 보니 오바마 연설을 들으려고 발코니로 나온 사람들 꽤 있다. 실제 오바마의 목소리를 듣다니. ㅎㅎㅎ 영광인걸?
오바마와 매캐인의 연설을 듣고 내린 우리의 결론.
첫째, 컬럼비아 학부와 하버드 로 등 엘리트 코스를 거쳐온 오바마가, 외모 및 말투가 완전히 백인화된 오바마가, 흑인 하층민을 비롯하여 갖가지 유색 인종 하층민들이 바라고 외쳐온 "아메리칸 드림"을 얼마나 실현시켜 줄 수 있을 것인가. 페미니즘 안에도 서로 대립중에 있는 수많은 갈래와 분파가 존재하는데, 인종 문제라고 다를소냐. 앞으로 오바마가 가져올 개혁과 변화가 오바마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만을 위한 정치가 될지, 좀 더 폭넓은 계층을 포용할 수 있는 정치가 될지는 두고 보아야 알 일이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상류층의 재산을 빼앗아 하류층을 잘 살게 해야 겠다."라는 정치 구호는 더 이상 그만 해 줬으면 한다는... 모두가 함께 일구어낸 부를 좀 더 공정한 방향으로 재분배하겠다는 의지는 바람직해 보이나, "상류층"과 "하류층"을 이분화하는 정치 공약은 또 다른 이분법과 identity politics를 낳을 뿐이라는 사실을, 그동안 결코 쉽지 않았을 길을 걸어온 그가 애민하는 마음으로 끌어 안아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큰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그리고 세계를 이끌어나갈 리더로서, 인종 문제에 접근함에 있어서도 "너희가 그동안 이랬으니까 우리도 이렇게 복수한다"는 식의 생각은 혹시나 갖고 계신다면 버려 주었으면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사회가 발전하려면 계속 복수의 고리를 이어가서는 안 된다. 누군가는 용서하는 마음으로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오바마 차기 대통령이 그 일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드는 걸 보면 나도 "변화"를 갈망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인가 보다.
둘째, 말로는 표현할 수조차 없이 감회가 깊었을 텐데 연설하는 내내 얼굴빛 하나 안 바뀐 거 보면 오바마 당신은 참으로 대단한 정치인이야. 부디 그 좋은 탈을 크고 훌륭한 일을 하는데 써 주었으면 한다.
셋째, 개인적으로는 패배를 인정하면서 눈물을 보인 매캐인이 오바마보다 훨씬 인간적으로 보였다는... 매캐인 할아버지. 당신 연설 정말 훌륭했어. 결과에 깨끗이 승복함과 동시에 당신의 지지자들에게조차 오바마를 지지하고 존경해 달라는 당신의 연설은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감동적이었다오.
마지막으로 그렇게나 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오바마의 연설이 끝나자 질서 정연하게 그랜트 파크를 떠나던 시민들의 모습에 다시 한 번 감동. 택시를 뒤엎는 등 광란의 축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했던 모 신문사들의 예측과는 달리 랠리에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은 오바마 차기 대통령의 연설을 마음에 새기며 정말 조용히 자리를 떴다. 감사해요. 덕분에 잠 잘 잘 수 있었다는...
-오바마의 실제 얼굴은 못 봤지만 목소리라도 들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는 학생주부의 오바마 랠리 참석기-
P.S. 오바마의 선거 본부였던 하야트 리젠시 앞에서 카메라 들고 서있겠다는 나를 말리느라 남편 용수는 땀뺌. ㅎㅎ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열린 오바마 랠리를 보고
<사진출처: 타임>
If there is anyone out there who still doubts that America is a place where all things are possible, who still wonders if the dream of our founders is alive in our time, who still questions the power of our democracy, tonight is your answer.
-From obama's Victory Speech-
학교가기 싫다고 남편에게 말하며 졸린 눈을 비비고 맞이한 아침. 내가 제일 싫어하는 화요일. ㅎㅎ 그리고 바로 든 생각, 오늘이 미국 대선이구나.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던 안 되던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 되겠구나. 대체 이런 큰 날 왜 학교는 안 노는 거야. ㅠㅠ
기차역에서 우연히 리에를 만났다. 남편은 시카고에서 일하고 자신은 우리과에서 박사과정중에 있는 나랑 상황이 아주 유사한 처자다. 한시간 반후 밀워키 기차역에 도착한 우리. 리에가 아는 흑인 택시 기사 아저씨한테 전화해 학교까지 태워 달라고 했다. 휴스톤이라는 이름의 이 흑인 아저씨는 운전하는 내내 굉장히 들떠 있었다.
아저씨 왈, "내 친구 헬렌이 오늘 난생 처음으로 투표를 했어. 유권자 등록하는 걸 내가 도와줬지." 갑자기 친구라는 사람이 궁금해졌다. 왜냐, 아저씨가 나이가 많아 뵈었거든. "너 친구가 몇 살인데?" 아저씨 왈, "88살이야." "헉." "그런데 너 줄이 얼마나 길었는지 알아? 내가 7시 30분에 갔는데 그 시간에도 새벽같이 와서 줄 선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고."
그렇다. African-American이 대통령이 되는 일이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많은African-American들이, 이 역사적인 순간에 동참하기 위해 그동안 행사하지도 않았던, 그동안 잊고 살았던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오바마 지지자도 매캐인 지지자도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아저씨의 말을 듣고 있자니 눈물이 앞섰다. 지난 한 세기동안 미국이 참 많이 변하긴 했구나.
위기에 처해 있는 미국 사회에 오바마가 신선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비단 그와 인종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인 African-American들뿐만은 아니었다. 지독하게 백인 중심적인 우리 학교가 "오바마, Change!"를 외쳐대는 학부생, 대학원생들로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 오바마를 외쳐대는 백인들 앞에서 오히려 유색인종인 내가 몸둘 바를 모르겠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ㅎㅎㅎ
수업을 같이 듣는 애이미는 아예 오바마 스티커를 가슴에 붙히고 왔다. 선생님이 웃으며 "너 그냥 정치판에 뛰어들어라" 하신다. 내가 오늘 저녁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있을 오바마 랠리에 갈 거라고 말하니까 다들 너무 부러워한다. 애이미는 "나도 너희 집에 쫒아가면 안돼? 오늘만 재워주라."하고 농담삼아 말한다. 왠지 다음주에 수업에 가면 오바마 랠리를 직접 경험한 소감을 말해야만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ㅠㅠ
수업이 끝나자 리에한테 전화가 온다. 세 시 기차를 탈 건지 다섯시 반 기차를 탈 건지 묻는다. 오바마 랠리때문에 교통 체증을 우려한 리에는 조금이라도 일찍 갔으면 하고 은근 바라는 것 같았으나, 미안해. 내가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하걸랑. 우리 그냥 다섯시 반 기차 타고 가면 안되겠니? ㅎㅎ 결국 리에는 나를 기다리고... 청강하고 있는 오후 수업 선생님(내 지도교수님)에게는 미안하지만 독감 예방 주사와 랠리에 비해 우선 순위가 너무 밀리니 빠져버려야 겠다. ㅎㅎ
우리는 다시 휴스톤의 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기차역에 사람이 무척 많다. 다들 시카고에 오바마 랠리 보러 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는... 리에와 나는 둘다 골아 떨어져 버리고. 눈 뜨니 다시 시카고였다는... 정말 학교 다니는 일은 너무 힘들어.
"넌 오바마 랠리 안 갈꺼야?"하고 묻는 나에게 리에는 그냥 집에서 남편이랑 티브이로 본단다. 그리고 혹시나 오바마가 당선 안 될 경우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면서 나보고도 길거리 돌아다니지 말라 한다. 하긴 남편말을 들어보니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폭동을 우려해 오늘 다운타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일찍 가는 분위기란다. 미시간 애버뉴를 비롯해 그랜트 파크와 밀레니엄 파크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도 오바마 랠리때문에 다 closed 되었다. "그래, 생각해 볼께. 담에 또 봐." 리에랑 빠이빠이를 하고 돌아서는데 저 멀리 남편이 헐레벌떡 뛰어온다. 나를 마중나온 게로구나! ㅎㅎㅎ
집에 돌아오는 길은 생각만큼 험난하지 않았다. 경찰들이 쫙 깔려서 워낙 교통 통제를 잘 해 줬고, 랠리에 참석하러 가는 사람들도 예상외로 질서 정연했다. 남편과 랠리에 갈지 안갈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다. "여보, 이 역사적인 순간에 우리가 시카고에, 그것도 그랜트 파크까지 걸어서 2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에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이야? 우리가 오바마를 언제 또 보겠어?" 이렇게 말한 사람은 당연 나였고, "이 역사적인 순간에 시카고에, 그것도 그랜트 파크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오바마의 실제 목소리까지 들리는 아파트 33층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은 더더욱 복된 일이지." 라고 말했던 사람은 당연 게으른 우리 남편. ㅎㅎㅎ
결국 나의 건강 문제로 인해 집에서 오바마의 연설을 듣기로 했다. 오, 근데 정말 들린다. 옆 아파트를 살짝 보니 오바마 연설을 들으려고 발코니로 나온 사람들 꽤 있다. 실제 오바마의 목소리를 듣다니. ㅎㅎㅎ 영광인걸?
오바마와 매캐인의 연설을 듣고 내린 우리의 결론.
첫째, 컬럼비아 학부와 하버드 로 등 엘리트 코스를 거쳐온 오바마가, 외모 및 말투가 완전히 백인화된 오바마가, 흑인 하층민을 비롯하여 갖가지 유색 인종 하층민들이 바라고 외쳐온 "아메리칸 드림"을 얼마나 실현시켜 줄 수 있을 것인가. 페미니즘 안에도 서로 대립중에 있는 수많은 갈래와 분파가 존재하는데, 인종 문제라고 다를소냐. 앞으로 오바마가 가져올 개혁과 변화가 오바마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만을 위한 정치가 될지, 좀 더 폭넓은 계층을 포용할 수 있는 정치가 될지는 두고 보아야 알 일이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상류층의 재산을 빼앗아 하류층을 잘 살게 해야 겠다."라는 정치 구호는 더 이상 그만 해 줬으면 한다는... 모두가 함께 일구어낸 부를 좀 더 공정한 방향으로 재분배하겠다는 의지는 바람직해 보이나, "상류층"과 "하류층"을 이분화하는 정치 공약은 또 다른 이분법과 identity politics를 낳을 뿐이라는 사실을, 그동안 결코 쉽지 않았을 길을 걸어온 그가 애민하는 마음으로 끌어 안아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큰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그리고 세계를 이끌어나갈 리더로서, 인종 문제에 접근함에 있어서도 "너희가 그동안 이랬으니까 우리도 이렇게 복수한다"는 식의 생각은 혹시나 갖고 계신다면 버려 주었으면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사회가 발전하려면 계속 복수의 고리를 이어가서는 안 된다. 누군가는 용서하는 마음으로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오바마 차기 대통령이 그 일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드는 걸 보면 나도 "변화"를 갈망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인가 보다.
둘째, 말로는 표현할 수조차 없이 감회가 깊었을 텐데 연설하는 내내 얼굴빛 하나 안 바뀐 거 보면 오바마 당신은 참으로 대단한 정치인이야. 부디 그 좋은 탈을 크고 훌륭한 일을 하는데 써 주었으면 한다.
셋째, 개인적으로는 패배를 인정하면서 눈물을 보인 매캐인이 오바마보다 훨씬 인간적으로 보였다는... 매캐인 할아버지. 당신 연설 정말 훌륭했어. 결과에 깨끗이 승복함과 동시에 당신의 지지자들에게조차 오바마를 지지하고 존경해 달라는 당신의 연설은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감동적이었다오.
마지막으로 그렇게나 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오바마의 연설이 끝나자 질서 정연하게 그랜트 파크를 떠나던 시민들의 모습에 다시 한 번 감동. 택시를 뒤엎는 등 광란의 축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했던 모 신문사들의 예측과는 달리 랠리에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은 오바마 차기 대통령의 연설을 마음에 새기며 정말 조용히 자리를 떴다. 감사해요. 덕분에 잠 잘 잘 수 있었다는...
-오바마의 실제 얼굴은 못 봤지만 목소리라도 들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는 학생주부의 오바마 랠리 참석기-
P.S. 오바마의 선거 본부였던 하야트 리젠시 앞에서 카메라 들고 서있겠다는 나를 말리느라 남편 용수는 땀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