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

배규상200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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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이정명|                                  | 출판사:밀리언하우스 

 

줄거리:

누가 왕의 학사들을 죽였나?
수수께끼의 문신,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림, 경복궁 구석구석에 숨겨진 진실의 단서들...

수학, 천문학, 건축, 미술, 역사, 언어학...
모든 지식을 총동원한 치밀한 스토리와 복선

탄탄한 스토리와 치밀한 복선은 지적인 독서의 정수를 보여준다. 연쇄살인에 숨겨진 철학적 배경, 각기 다른 세계관을 두고 벌이는 학사들의 대립, 수수께끼를 간직한 궁궐의 수많은 전각들...
수학, 천문학, 언어학, 역사, 철학, 음악, 건축, 미술 등 방대한 지식들은 사건을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로 작용한다.
마방진, 지수귀문도, 강희안의 고사관수도에 숨겨진 단서는 짜릿한 지적 긴장감을 선사한다. 향원지, 열상진원, 집현전, 경회루, 아미산, 강녕전 등 경복궁의 여러 건축물에 숨겨진 철학적 수수께끼도 흥미롭다.
가령 첫 번째 희생자 장성수가 남긴 알 수 없는 그림의 비밀은 600년이 지난 지금도 섬뜻한 깨달음을 준다. 채윤에게 비밀의 열쇠를 전해주는 집현전 학사들의 다양한 지식도 흥미진진하다.
가령 강희안이 그린 고사관수도에 숨은 뜻은 마방진과 연관되어 거대한 비밀을 드러낸다. 이순지는 한양의 북극고도가 연경과 다르다는 과학적 지식으로 범인을 지목한다.
정인지는 오행의 원리로 연쇄사건의 고리를 풀고 주상은 마방진을 푸는 결정적인 힌트를 제공한다. 마침내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작은 진실의 조각들이 모여 거대한 진실을 드러낸다.
흠잡을 데 없이 치밀한 복선, 끊임없이 빠져들게 만드는 놀랍도록 다양한 지식들, 허탈할 정도로 예상을 배반하는 반전, 생생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역사책에서 막 걸어 나온 듯 생생한 시대상, 현실감과 박진감이 넘치는 스토리전개 등으로 한국형 팩션의 새 지평을 개척하는 작품이다.

 

메모: 

세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팩션소설이다. (*팩션: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이야기를 결합한 형식)

 

우리가 당연하게 쓰고 읽는 '한글'의 창제 배경과, 개혁과 반드시 동반하는 보수세력과의 마찰 등 문화사회적 격동기에 관한 이야기, 애국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이다.

 

세종대왕을 비롯한 집현전 학사들의 피나는 각고 끝에 얻어진 '한글'에 대한 고마움과 새삼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뜨거운 피가 불끈불끈 솟아나기도 하고, 격동기를 겪으며 사대모화 사상으로부터 진정한 민족심으로 개화해 나가는 대목에선 목울대가 울렁대기도 하고.. ^^;;

 

한글은 우리가 누리는 혜택이자 은혜라 아니할 수 없겠다.

 

2007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