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산행을 나섰다 일요일 새벽 뜬금없는 전화 한 통으로 밤잠을 설치고 온통 부어있던 나는 유쾌히 산바람을 쐬며 심기를 가다듬어보자 마음먹었더랬다 새벽녁의 일이 아니더래도 최근 정체를 알 수 없는 깊은 상실감과 그로 인한 정서적인 결핍으로 여러날동안 이 가을어귀를 무참히도 방황하고있던 나였다 사람이 밥을 잘먹고있다하여 그만으로 살아지는 동물은 아니지않던가 하루하루 바쁘게 쉼없이 연장해가는 일상속의 나이긴 하지만 때때로 찾아오는 이런 어설픈 공황에는 아직도 그리 노련한 대처를 하지는 못하는 사람이다 친구처럼 편안한 그이와의 동행은 여느 때처럼 다정했지만 속내가 어지러운 내 모습은 익숙한 만큼 믿는 구석이 있어선지 오름 가는 차안에서 내내 까칠한 시비를 자꾸만 걸어대었다 장난이라도 가까운 사람에게 따스한 위로를 받고픈 상태의 나였던 게 아닐까.. 나를 아는 그이인 듯 내 시비가 어리광이라도 되게 웃는 소리를 건네며 오빠처럼 잘도 받아주었다 차를 타고 그리 멀지는 않은 노꼬메오름 입구에 다달았다 동생이 춥게 입었다 타박하며 자켓을 벗어주어 내 몸보다 많이 큰 옷을 겹쳐 입고, 언니가 챙겨준 토시를 바지 아래에 끼워신고... 둔해보이는 인형이나 된 듯한 모습으로 오름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기분이 그래선지 발걸음도 무거워 내딛는 걸음마다 천근만근 다리를 끌어옮기는 느낌이었다 오름치고는 조금 높은 듯한 그 곳, 평지를 지나치니 가파른 경사가 눈 앞에 펼쳐졌다 입구에 주차차량이 많은 만큼이나 오르고 내려오는 여러 사람들이 더러는 인사를 나누며 더러는 무표정하게 지나쳐갔다 땀이 솟기 시작하였다 비온 뒤의 오름은 젖은 흙의 촉감으로 자칫 지저분하여 짜증스러울 지 모르나 푸석푸석 마른 흙가루가 날리는 것보다야 한껏 부드러움에 나는 맘이 좋았다 끌리듯 걸음을 떼는 힘겨움에서 약간의 이탈감을 느끼게했다할까~ 중간쯤 왔을까, 내 숨소리는 한껏 고조되어 이른바 하악하악 큰 숨을 고르고있었다 동행하는 이가 뒤에서 이따금씩 밀어주다 웃음을 날렸다 그도 그럴 것이 다섯살안팎으로 보이는 어린아이들이 힘든 기색없이 여러번 우리를 지나쳐갔음이다 운동을 조금씩은 하며 지내는 나이건만 얼굴이 붉어지며 땀은 더욱 더 솟아났다 솔직한 마음으로 참말 힘들었다 내 가슴의 짐짝처럼 무겁디 무거운 발길~ 무언가 실천해야하는 일을 품을때 내 자신에게 거는 주문을 외웠다 '이것은 내 삶에 가장 작은 난관이다~ 이것을 해내지 못하면 난 앞으로 아무 것도 이루어내지 못한다!' ㅎㅎ 누가 들으면 작은 오름 올라서며 이런 주문?씩이나 걸어대는 내 모습이 우스울 지 모르지만 난 일상에서 이 주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며 작은, 그리고 큰 어려움을 결국은 늘 헤쳐내곤 하였었다 곁에서 그이가 한마디 던진다~ '' 힘내~ 이제 다 왔어~^___^'' 이 단말의 여운은 또한 얼마나 사무치게 감사한지.. 까르르 웃음이 번진다 살아가며 내 맘과 가까운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는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모두가 안다 때로는 그 작은 손길로 인해 누군가는 살기도, 또는 죽기도 하는 게 인생 아니던가 나 또한 그런 함께하는 삶이 소중하여 '남는 건 사람뿐이다~'하며 살아가는 사람 중의 하나다 어느 새 무거웠던 내 걸음과 내 마음은 한꺼풀씩 무게를 벗어내고 있었다 울긋불긋 가을 산자락의 색감과 하늘과 가까울수록 더더욱 피어나는 상큼한 공기, 꿋꿋한 굵은 나무들과 바람따라 나풀대는 들풀들의 체취~ 그 모두가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자연이다 고지가 얼마 안남은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쯤엔 즐거운 마음과는 상관없이 힘겨운 내 몸뚱아리의 하자로 인해 그이의 손을 잡고 겨우겨우 산을 올랐다 정상에 가까워지며 시야 가득 들어오는 주변 장관들을 보느라, 고된 발걸음을 옮기느라 목덜미로 달려드는 달콤한 바람을 취하느라 참말로 바쁜 내 몸이었다 완만한 산길을 조금 더 밟아 이윽고 다다른 오름의 정상, 감개무량하였다 온 몸에 알알이 박히듯 산의 정기를 마시느라 심호흡을 연신 해대었다 사진을 찍고 전화를 해대고, 오르기 전 휴게소에서 사둔 김밥을 나누어 먹고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즐겁게 노래를 흥얼거리는 우리, 중간중간 사진을 찍기도 하며 수다를 떨기도 하며 그렇게 내려왔다 정상에서 너무 쉬었던 탓인지, 배가 부른 탓인지 한마디로 후덜덜~거리는 다리에 힘을 줘가며 조심조심 오름을 타고 천천히 천천히 산아래로 다달았다 입구에 오름 표시가 된 바위 앞에서 기념샷을 찍고 참 좋았다고 얘기나누며 그렇게 오름에서 돌아나왔다.. 오늘 아침을 열던 내 상태는 모두 잊혀지기나 한 듯 맑아진 나를 보았다 알 수 없던 결핍감이 어느 새 알 수 없는 충만함으로 가득 차 가을하늘처럼 드높아진 내 안이랄까... 시내에 들어와 그이가 아는 식당에서 함께 먹은 북어해장국은 그런 내 기분탓인지 너무도 꿀맛이었고 아마도 오래오래 마음에 남는 정찬으로 추억되지 않을까싶다~ 나는 오늘 가을산자락에 내 몸을 정화시키고 의기충천하야 행복한 사람으로 거듭 태어난 듯 하다 항상 내 가까운데 자연이 있고 사람이 있고 그것이 곧 날 살게함이라 이런 삶의 기쁨을 나는 매우 소중히 여긴다...
자연과 사람과 동행...
동생과 산행을 나섰다
일요일 새벽 뜬금없는 전화 한 통으로 밤잠을 설치고 온통 부어있던 나는
유쾌히 산바람을 쐬며 심기를 가다듬어보자 마음먹었더랬다
새벽녁의 일이 아니더래도 최근
정체를 알 수 없는 깊은 상실감과 그로 인한 정서적인 결핍으로
여러날동안 이 가을어귀를 무참히도 방황하고있던 나였다
사람이 밥을 잘먹고있다하여 그만으로 살아지는 동물은 아니지않던가
하루하루 바쁘게 쉼없이 연장해가는 일상속의 나이긴 하지만
때때로 찾아오는 이런 어설픈 공황에는 아직도 그리 노련한 대처를 하지는 못하는 사람이다
친구처럼 편안한 그이와의 동행은 여느 때처럼 다정했지만
속내가 어지러운 내 모습은 익숙한 만큼 믿는 구석이 있어선지
오름 가는 차안에서 내내 까칠한 시비를 자꾸만 걸어대었다
장난이라도 가까운 사람에게 따스한 위로를 받고픈 상태의 나였던 게 아닐까..
나를 아는 그이인 듯 내 시비가 어리광이라도 되게 웃는 소리를 건네며 오빠처럼 잘도 받아주었다
차를 타고 그리 멀지는 않은 노꼬메오름 입구에 다달았다
동생이 춥게 입었다 타박하며 자켓을 벗어주어 내 몸보다 많이 큰 옷을 겹쳐 입고,
언니가 챙겨준 토시를 바지 아래에 끼워신고...
둔해보이는 인형이나 된 듯한 모습으로 오름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기분이 그래선지 발걸음도 무거워 내딛는 걸음마다 천근만근 다리를 끌어옮기는 느낌이었다
오름치고는 조금 높은 듯한 그 곳, 평지를 지나치니 가파른 경사가 눈 앞에 펼쳐졌다
입구에 주차차량이 많은 만큼이나 오르고 내려오는 여러 사람들이
더러는 인사를 나누며 더러는 무표정하게 지나쳐갔다 땀이 솟기 시작하였다
비온 뒤의 오름은 젖은 흙의 촉감으로 자칫 지저분하여 짜증스러울 지 모르나
푸석푸석 마른 흙가루가 날리는 것보다야 한껏 부드러움에 나는 맘이 좋았다
끌리듯 걸음을 떼는 힘겨움에서 약간의 이탈감을 느끼게했다할까~
중간쯤 왔을까, 내 숨소리는 한껏 고조되어 이른바 하악하악 큰 숨을 고르고있었다
동행하는 이가 뒤에서 이따금씩 밀어주다 웃음을 날렸다
그도 그럴 것이 다섯살안팎으로 보이는 어린아이들이 힘든 기색없이 여러번 우리를 지나쳐갔음이다
운동을 조금씩은 하며 지내는 나이건만 얼굴이 붉어지며 땀은 더욱 더 솟아났다
솔직한 마음으로 참말 힘들었다 내 가슴의 짐짝처럼 무겁디 무거운 발길~
무언가 실천해야하는 일을 품을때 내 자신에게 거는 주문을 외웠다
'이것은 내 삶에 가장 작은 난관이다~
이것을 해내지 못하면 난 앞으로 아무 것도 이루어내지 못한다!'
ㅎㅎ 누가 들으면 작은 오름 올라서며 이런 주문?씩이나 걸어대는 내 모습이 우스울 지 모르지만
난 일상에서 이 주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며
작은, 그리고 큰 어려움을 결국은 늘 헤쳐내곤 하였었다
곁에서 그이가 한마디 던진다~ '' 힘내~ 이제 다 왔어~^___^''
이 단말의 여운은 또한 얼마나 사무치게 감사한지.. 까르르 웃음이 번진다
살아가며 내 맘과 가까운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는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모두가 안다
때로는 그 작은 손길로 인해 누군가는 살기도, 또는 죽기도 하는 게 인생 아니던가
나 또한 그런 함께하는 삶이 소중하여 '남는 건 사람뿐이다~'하며 살아가는 사람 중의 하나다
어느 새 무거웠던 내 걸음과 내 마음은 한꺼풀씩 무게를 벗어내고 있었다
울긋불긋 가을 산자락의 색감과 하늘과 가까울수록 더더욱 피어나는 상큼한 공기,
꿋꿋한 굵은 나무들과 바람따라 나풀대는 들풀들의 체취~ 그 모두가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자연이다
고지가 얼마 안남은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쯤엔
즐거운 마음과는 상관없이 힘겨운 내 몸뚱아리의 하자로 인해 그이의 손을 잡고 겨우겨우 산을 올랐다
정상에 가까워지며 시야 가득 들어오는 주변 장관들을 보느라, 고된 발걸음을 옮기느라
목덜미로 달려드는 달콤한 바람을 취하느라 참말로 바쁜 내 몸이었다
완만한 산길을 조금 더 밟아 이윽고 다다른 오름의 정상, 감개무량하였다
온 몸에 알알이 박히듯 산의 정기를 마시느라 심호흡을 연신 해대었다
사진을 찍고 전화를 해대고, 오르기 전 휴게소에서 사둔 김밥을 나누어 먹고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즐겁게 노래를 흥얼거리는 우리, 중간중간 사진을 찍기도 하며 수다를 떨기도 하며 그렇게 내려왔다
정상에서 너무 쉬었던 탓인지, 배가 부른 탓인지 한마디로 후덜덜~거리는 다리에 힘을 줘가며
조심조심 오름을 타고 천천히 천천히 산아래로 다달았다
입구에 오름 표시가 된 바위 앞에서 기념샷을 찍고 참 좋았다고 얘기나누며 그렇게 오름에서 돌아나왔다..
오늘 아침을 열던 내 상태는 모두 잊혀지기나 한 듯 맑아진 나를 보았다
알 수 없던 결핍감이 어느 새 알 수 없는 충만함으로 가득 차 가을하늘처럼 드높아진 내 안이랄까...
시내에 들어와 그이가 아는 식당에서 함께 먹은 북어해장국은 그런 내 기분탓인지 너무도 꿀맛이었고
아마도 오래오래 마음에 남는 정찬으로 추억되지 않을까싶다~
나는 오늘 가을산자락에 내 몸을 정화시키고 의기충천하야 행복한 사람으로 거듭 태어난 듯 하다
항상 내 가까운데 자연이 있고 사람이 있고 그것이 곧 날 살게함이라
이런 삶의 기쁨을 나는 매우 소중히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