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싫지만 많이 하는 말 '나잇값'에 대하여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이라는 시간을 날마다 조금씩 먹어치운다. 그러다 보니 내안에는 그동안 먹은 시간의 무게가 차곡차곡 쌓인다. 우리는 이 무게를 나잇값이라 한다. 그런데 세상은 나에게 먹은 밥값을 하듯 나잇값을 하라고 독촉한다. 심지어 야박한 세상은 내가 나이를 셀 수 있을 정도만 되면 바로 나잇값을 들먹인다. 그래서인지 웬만큼 나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가 "나잇값 좀 해라"다. 동생과 싸울 때는 "형(누나)이면 형답게 나잇값 해라" 하며 핀잔 듣기 일쑤고, 어릴 적 하던 대로 장난을 좀 치려 해도 "나잇값 좀 해라" 하는 불호령이 떨어진다. 어른이 되어 유치한 행동이라도 할라치면 사람들은 '나잇값도 못한다'라며 인상을 쓰고, 노인이 되어 사랑에 빠지면 '나잇값도 못하는 주책'이 되어 버린다. 내가 먹고 싶어서 먹은 것도 아니고, 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세월은 자기 멋대로 내 안에 들어ㅘ 놓고 이제 그 값을 내라고 나를 옥죈다. 마지막에는 그 나잇값을 대신 내놓으라는 듯 나의 목숨을 거두어 간다. 그러고 보면 세월은 참 매정하고 잔인하다. 2
김혜남 『어른으로 산다는 것』
*듣기 싫지만 많이 하는 말 '나잇값'에 대하여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이라는 시간을 날마다 조금씩 먹어치운다.
그러다 보니 내안에는 그동안 먹은 시간의 무게가 차곡차곡 쌓인다.
우리는 이 무게를 나잇값이라 한다.
그런데 세상은 나에게 먹은 밥값을 하듯 나잇값을 하라고 독촉한다.
심지어 야박한 세상은 내가 나이를 셀 수 있을 정도만 되면 바로
나잇값을 들먹인다. 그래서인지 웬만큼 나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가 "나잇값 좀 해라"다. 동생과 싸울 때는
"형(누나)이면 형답게 나잇값 해라" 하며 핀잔 듣기 일쑤고,
어릴 적 하던 대로 장난을 좀 치려 해도 "나잇값 좀 해라" 하는 불호령이
떨어진다. 어른이 되어 유치한 행동이라도 할라치면 사람들은 '나잇값도
못한다'라며 인상을 쓰고, 노인이 되어 사랑에 빠지면 '나잇값도 못하는
주책'이 되어 버린다. 내가 먹고 싶어서 먹은 것도 아니고, 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세월은 자기 멋대로 내 안에 들어ㅘ 놓고 이제 그 값을
내라고 나를 옥죈다.
마지막에는 그 나잇값을 대신 내놓으라는 듯 나의 목숨을 거두어 간다.
그러고 보면 세월은 참 매정하고 잔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