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잇따른 우울증 고백 - 우울증은 무엇인가?

김율아200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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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혹은 시달렸다고 고백한 몇명의 연예인들: 토니안, 강인, 전진, 황보)

 

요즘 연예인들의 우울증 고백이 연달아 터져 나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연예인들에게 격려의 말을 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도와주지는 못 할 망정 악플을 달고 있다. 이걸 보고있던 나는 사람들이 우울증이 정말 어떤 병인지 안다면 이러지 않을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왜냐면 나는 우울증이 뭔지 알기 때문이다. 나도 우울증 환자다.

 

우울증은 단순히 날씨가 꿀꿀해서 기분이 안 좋거나 가을타는 정도가 아니다. 우울증 환자는 매일매일 살아갈 의욕을 잃고 산다. 우울증은 병이다.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우울병을 검색하면 이렇게 나온다: 우울한 기분에 빠져 의욕을 상실한 채 무능감·고립감·허무감·죄책감·자살충동 등에 사로잡히는 일종의 정신질환.

 

그렇다. 우울증은 정신질환이다. 나도 내 자신을 정신질환 환자라고 하는게 싫지만 우울증은 정말 한 사람의 인생의 모든점을 점령하는 무서운 병이다.

 

우울증 환자들 마다 그 정도와 증세는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우울증의 증세는 이렇다.

 

1. 잠이 급격히 많아지거나 적어진다.

나의 경우에는 잠이 엄청 많아졌다. 나는 지금 미국에 있는 대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가족과는 비행기로 4시간이 떨어져 있는 곳이다. 그러니 내가 하루의 24시간 중 23시간 동안 잠을 자면 내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잤다. 하지만 하루종일 자도 피로는 풀리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잠을 자고 있으면 룸메이트가 조용히 나가준다. 그러면 혼자서 마음껏 울어도 뭐라할 사람이 하나도 없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한둘이 아닌지라 수업을 밥먹듯이 빼먹고 이불을 머리위로 뒤집어쓰고 있었다.

 

2. 자신감? 그런건 없다.

무기력함과 무능력함에 시달린다. 아무리 주변에서 '너는 XX를 잘하잖아'라고 말해줘도 그게 다 가식처럼 들리고 믿겨지지가 않는다. 아주 오래전 일까지 다 생각해내서 내 자신을 자책한다. '왜 그때 이렇게 하지 못 했지?' 이러면서 내 자신을 비하하곤 한다. 내가 잘못한게 아님을 알면서도 그런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것임에도 내 책임으로 돌린다. 예를 들자면 오래전에 있었던 성폭행이라던가 주변 사람이 힘들어 하는걸 보면서도 '왜 내가 이걸 고치지 못하는걸까?'하며 생각한다.

 

3. 눈물이 많아진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눈물을 흘리기 쉽상이다. 뉴스에서 나와는 상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슬픈 사연이 들린다면 눈물이 주르륵하고 흘러내린다. 한번은 수업시간에 교수가 웃긴 말을 해서 학생들 모두가 폭소를 터뜨린 적이 있었다. 나도 크게 웃고 있었다. 웃음이 멈추지를 않았다. 하지만 나의 웃음은 어느새 울음으로 바뀌어 버렸다. 다행히도 나는 고개를 숙이고 금방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무런 이유 없이도 눈물이 나올때도 있었다.

 

4.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공부를 하려고 책을 펴놓고 정말 몇 시간 동안 한 페이지만 들여다 보고 있었던 적이 몇 번 있다. 집중력이 떨어짐과 동시에 '내가 이렇게 공부를 해서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하는 생각에 시달린다.

 

5. 신체적 고통도 따른다.

위에 사건처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에는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숨 쉬기가 힘들어지고 근육통이 오고 심장이 욱신거리며 아프다.

 

6. 식욕이 없어지거나 폭식을 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의 경우는 식욕이 급격히 떨어졌다. 정말 하루에 물만 마시고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하루에 한끼 식사는 한다. 하지만 그 이상 먹으려고 하면 체하기 일쑤다. 한끼만 먹어도 하루종일 배가 부르다.

 

6. 자살충동.

자살충동은 사람마다 정도 차이가 많이 난다. 하지만 자살충동은 블랙홀 같은것 같다. 한번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헤어나오기가 힘들다. 나는 자살충동을 느낄때 가족생각을 하면 갑자기 '이러면 안돼!'하는 생각을 하고 그 블랙홀에서 나오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있는 힘을 다해서 자살충동을 억누르고 나면 힘이 다 빠져서 쓰러져서 잠이 들어버렸다. 한번은 학교 도서관 앞에 있는 벤치에 누워서 잠들어 버린 적도 있다. 대낮에 여학생이 울면서 벤치에 누워서 잠을 자고 있다고 생각해봐라. 이렇게 불쌍하고 볼성사나운건 이 세상에 또 없을거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우울증 환자를 그러면 어떻게 대해야 하는걸까? 내가 우울증 전문가는 아닌지라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내 경험상 내가 바라는게 이런거였던것 같다.

 

1. 정신과 치료!

우울증은 정신질환이다. 그냥 훌훌 털어버릴수 있는것도 아니고 궁상을 떠는것도 아니다. 우울증 환자의 뇌 속에선 chemical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하고 필요할 때에는 항울제를 복용하는 치료법들이 있다. 나도 현재 항울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항울제는 문제를 고치지는 못 한다. 단지 단기간에 우울증 증세를 없애주는 역할 밖에 할 수 없다. 함부로 항울제를 복용했다간 평생 약에 의존하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꼭 의사와 의논한 후에 복용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항울제를 복용할 때에도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는게 제일 좋을듯 싶다.

 

2. 주변에서의 관심.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외톨이가 되었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이럴때 누군가가 내게 와서 "오늘은 기분이 어때?"라고 물어봐 준다면 좋을것 같다. 나는 아무도 이렇게 물어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나 혼자서 아침마다 그날그날의 기분을 1에서 10까지 놓고 점수를 매겨봤다. 하지만 누군가가 내게 이렇게 질문을 해줬다면 마음이 편안해졌을것 같다. 그렇다고 함부로 우울증을 훌훌 털어버리라고 하는건 안 좋은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 "나는 왜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러고만 있는걸까?'하는 생각에 더 우울해 진다. 그냥 "기분이 어때?"하고 물어봐 주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로 고마움을 느낀다.

 

3. 혼자만의 행복을 찾는다.

혼자 있을때 우울증은 가장 심해진다. 그래서 최대한 혼자 있는 시간은 피하는게 좋다. 하지만 정말로 혼자 있을수 밖에 없을 때에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일을 찾아서 하는게 좋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걱정없이 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서 한다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서 그 다음에 꼭 해야할 일을 조금더 잘 해낼 수 있다. 음악 감상, 악기 연주, 기도, 영화보기, 싸이하기 등등 혼자서 아무 생각없이 즐거워질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글을 쓰다 보니까 글이 너무 길어진듯 싶다. 하지만 이 글을 통해서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우울증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갖게 된다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이 글을 읽고 나서는 주변에 우울증 환자가 있다면 꼭 낳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사람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우울증 환자가 정말로 혼자 남겨져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상사가 있어서는 안된다. 故 최진실씨 처럼 혼자서 우울증 때문에 끙끙 앓다가 예쁜 아이들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는 슬픈 소식이 다시는 들리지 않길 바라면서 글을 접는다.

 

 

 

 

(V.I.P. 여러분들의 성화에 탑은 글에서 삭제했습니다. 모두들 이제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으시길...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