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의 남자 - 시대를 앞서 나간 불운의 드라마

김성동200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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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가을, 한국을 눈물 바다로 만들었던 가을 동화를 기억하는가?

당시 40퍼센트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심지어는 일본의 중년층의 마음까지도 휩쓸어 버린 드라마 가을 동화.

당신은 가을 동화를 봤는가? 

그런데 요즘은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등 전문직 드라마에 눈이 가는가?

그렇다면 내 이야기를 잘 들어보길 바란다. 

 

한국 드라마가 늘 그렇지만(요즘은 조금 다양해지긴 했지만)
당시에는 멜로, 신파 장르가 당시 주류였고 다른 종류의 드라마가 나오기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늘 잘 먹히던 눈물 쏙 빼는 드라마가 가장 돈을 많이 벌어오던 시절이었던 2000년.

KBS에 가을 동화가 편성된 9월, SBS에는 당시 드라마의 패턴과는 뭔가 다른 드라마가 편성된다.

 

바로 그것은 &#-9;줄리엣의 남자&#-9;

 

차태현, 예지원, 지진희, 김민희가 주연으로 캐스팅 된 이 드라마는,

사채 업자인 장기풍(차태현)이 할아버지가 남겨준 100억 어음으로 인해 부도를 맞은 백화점의 사장인 송채린(예지원)을 만나게 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이다.

 

백화점 내의 경영권 분쟁으로 주식을 매집하기 위해 과도하게 빚을 낸 삼송백화점의 사장인 송채린의 아버지는 백화점이 1차 부도를 맞자 자살을 선택하고 프랑스에서 유학을 하던 그의 딸 송채린은 백화점을 맡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온다. 한편 한국으로 들어온 장기풍은 사채업자인 장삼부(신구)가 그의 재산을 모두 기부해버리는 바람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소위 &#-9;개털(?)&#-9;이 되어 버린다. 그에게 남겨진 것은 100억짜리 어음, 그것도 부도가 난 삼송백화점의 어음이었다. 장기풍은 어음을 해결하기 위해 송채린을 만나게 되고 어릴 적 그를 버리고 떠난 어머니를 닮은 그녀에게 빠지기 시작한다. 한편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삼송백화점의 부사장 양미라(김성령)는 삼송백화점의 대표이사 자리를 계속해서 탐내고 있으며 송채린의 약혼자인 최승우(지진희)가 있는 신우 그룹은 삼송백화점을 인수하기 위해 양미라와 손을 잡는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최승우는 분노하게 되고 송채린을 위해서 백화점을 인수한뒤 아버지를 배신하겠다고 계획한다. 잡아먹히지 않으려는 삼송백화점과 잡아먹으려는 신우 그룹사이의 경영권 전쟁을 담은 드라마 &#-9;줄리엣의 남자&#-9;

 

 

이 드라마는 당시로써는 기업간 M&A를 다룬 아주 획기적이고 전문적인 드라마였다.

기업간 M&A를 대충 다루지 않고 아주 비중있고 자세하게 다루게 되는데, 여기서는 여러 금융 전문 용어들이 나온다.

&#-9;위임장 대결&#-9;, &#-9;역외 펀드&#-9;, &#-9;사모 사채&#-9; 등 여러 전문 용어가 나오긴 하지만 크게 이해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고 재미있게 금융용어를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면서 내용을 아주 박진감 넘치게 진행한다. 주식을 가지고 하는 위임장 대결과 이를 둘러싼 두뇌 대결은 지금 봐도 유치하지 않고 매우 흥미롭다.

 

이런 전문적인 부분을 다루면서도 드라마의 기본인 &#-9;멜로&#-9;를 소홀히 하지 않고 깊게 다룬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여자와 그녀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려는 남자.

그리고 그녀를 위해서 온갖 오해를 다 받으며 어렵게 그녀에게 다시 다가가려 하는 남자의 삼각 관계를 아주 흥미롭게 다루고 있으며 다른 멜로 드라마에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 괜찮은 멜로 라인을 잡고 있다.

 

또한 캐스팅도 차태현, 예지원, 지진희, 김민희 등 그렇게 연기력이 떨어지지 않는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다.

(차라리 송승헌, 송혜교보다는 낫지 않은가??)

거기에 조연급이 더욱 화려한데, 신구, 강부자, 이정길 등 과도하게 묵직한 배우가 뒤를 잘 받쳐주고 있으며,

지금은 슈퍼 스타가 되어버린 조재현이 조연으로 나와 감초연기를 톡톡하게 해준다.(이게 과연 조재현인가 싶을 정도로..;)

 

드라마의 전개 속도를 보자면 당시 드라마로써는 생각할 수 없었던, 그리고 지금과 비교해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속도를 자랑한다. 멜로에 대한 부분도 질질 끌지 않고 바로바로 전개시키면서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지루해 하지 않도록 했다. 거기에 주 내용인 경영권 분쟁에 대한 전개는 지금 봐도 아주 경이로울 정도이다. 이렇게 깔끔하게 드라마를 전개시킬 수는 없다 싶을 정도이다. 군더더기가 없다. 아주 놀랍다.

 

 

20%의 시청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40%의 경이로운 기록을 행진하고 있었던 &#-9;가을동화&#-9;로 인하여 가려진 안타까운 드라마 &#-9;줄리엣의 남자&#-9; 이 드라마는 어떻게 보면 전문적인 드라마가 대세인 요즘과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너무 이르게 태어나 버린 불운한 드라마였다고 생각한다. 

 

당시 IMF로 인해 어렵던 경제 상황에서 경제를 소재로 한 드라마였던 만큼,

요즘 같이 미국 경제 침체로부터 시작된 세계경제의 침체로 인해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서 &#-9;줄리엣의 남자&#-9;에 다시 관심이 가게 된다.

개인적으로 카이스트와 더불어 다시 리메이크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드라마.

 

어떻게서든 구해서 꼭 보길 권한다.

과연 &#-9;당시 이런 드라마가 어떻게 나왔는가&#-9;하면서 놀라게 될 것이다.

지금 나왔다면 베토벤 바이러스 만한 인기를 끌지 않았을까 하는, 시대를 잘못 타고 난 불운한 드라마 &#-9;줄리엣의 남자&#-9;

 

이번 달, 볼만한 드라마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사족 1 : 예지원은 이후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아주 깨는 드라마만을 하게 된다. 그녀의 마지막 멜로 드라마였다고 볼 수 있다.

            (그래. 그게 다행이다. 이 드라마에서 연기 구멍은 바로 당신이었으니까......; 차라리 김민희가 더 잘하는 듯했어.ㅠ)

사족 2 : 여기서 나오는 조재현의 모습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경이롭다. 당신이 상상하는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사족 3 : 이 드라마는 OST도 꽤 수준급이다. 지영선의 &#-9;차라리&#-9;나 스페이스A의 &#-9;어떤 욕심&#-9; 등은 지금 들어도 아주 들을만 하다.

            (물론 가을동화 OST에 밀렸지만....;)

사족 4 : 개인적으로 경제학에 대한 기본적 상식을 안 다음 이 드라마를 보면 더욱 잘 이해가 가면서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막으로 해설을 해주는 센스를 보여주면 좀 좋았을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