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세]

한지은200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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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세]

"이제 할 말 다 했냐?"

 

"말 한마디야! 나도 프로야. 작품나오면 주감독 이름만 나와? 나도, 내 이름도 나와! 그까짓 스태디캠? 젠장. 나, 그거 메고 사막에서 열시간도 굴러본 놈이야."

 

"아니, 그럼 열시간도 굴러본 분이 이번엔 왜 한시간도 못 굴러요? 제가 같잖아요?"

 

"선배님, 힘드신데 죄송하지만 한번만 더 하겠습니다. 어? 내가 그 말만 들었어도 했어. 자기 이름 걸고 일 하는 프로가 힘들다고 일 안하냐? 어? 일하다보면 엔지 백번 천번도 나지. 그런데, 주감독. 너 그때마다 어쨌냐? 미안하다 죄송하다. 그 한마디 했냐? 나한테도 내 밑에 있는 애들한테도. 내가 내 밑에 있는 애들 한테는 아버지야. 그런데 걔들 앞에서.. 자긴, 자기만 참은거 같지? 애들도 나도 배우도 다 참고 일해. 그리고 헌팅지가 별로면 섭외부장한테 말하지 왜 말 못해? 내가 좋다고 그래도 자기가 싫으면 말하면 되는거 아니야. 헌팅도 그래. 내가 거기서 많이 찍어 봐서 색다른 구도 잡아간다고 했으면 믿어야 할거 아니야. 서울에 있는 호텔 다 마음에 안들고 그렇다고 지방 갈 시간은 없고. 대체 어쩌라고!"

 

"씬이 많으니까..빨리 찍고는 싶은데.. 그때마다 어떻게 양해를 구해.."

 

"말 한마디 하는데 몇시간 걸려? 애들 해외라고 기분 들떠있다고 뭐라고 할 거 아니야. 술 한잔 먹여주고 야, 술 마신 댓가로 날밤이다. 하면 애들 군소리없이 해. 왜냐? 걔들도 프로니까. 자기만 프로가 아니라고!"

 

"선배님 말씀 듣고 보니까.. 제가 죽일년..."

 

"그딴 소리 말고, 내가 성질이 별나. 할 말 안하고 못 배겨. 성질내고 할 말 다 하니까 좀 낫다. 일하자. 일당주고 놀릴 순 없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