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 둔 낙엽

이세협200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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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없이 걸어왔어도

쉽게 앉지 못하고 있다

앉자마자 보게 될

꼭 한 사람만큼의 빈자리

 

다시 일어나 걸어갈까

애초부터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앞만 보고 중얼거릴까

 

철없이 붉은 물드는

가슴 응석 받아낸다고

온종일을 다 갖다 바치기도 했다

 

한 걸음

옮겨지면

한 잎새

발자국을 채우고

 

얼마큼의 낙엽을 만들어내면

겨울잠을 자게 될까

꼭 한 사람만 들어가는 꿈의 문턱

홀로 놀아도 웃을 수 있는 놀이터

 

일어나자

걸음을 옮겨 낙엽을 흘리자

붉게 붉게 뽑아내고 뽑아내면

쉴 수 있는 내 집이 보일테니

 

그래도 조금만

더 기다려보고

더 아프게 붉어져도

조금만 더 있다가

 

그 자리에

가장 붉게 낸 낙엽 하나만

놓고 가려고

거기 있었다는 것만

알아주었으면 해서

 

나였다는 것만

기억해주었으면 해서

 

 

by 이세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