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역시 外 _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김선미200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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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역시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거리는 성병 환자의 코처럼 사라져 버렸다.

강은 흘러 퍼져 침이 되어 버린 정욕.

속옷의 마지막 한 꺼풀까지 벗어 던진 채

정원은 음란하게 6월 위에 몸을 펴고 누웠다.



나는 광장에 나가

불타 버린 동네를 붉은색 가발인 양

머리 위에 눌러 썼다.

내 입 밖으론 미처 다 씹지 못한 외침이

그 다리를 흔들거리며--사람들은 겁에 질린다.



하지만 아무도 나를 심판하거나 욕하지 않으리.

오히려 예언자에게 하듯 내 가는 길 가득히 꽃을 깔아 주리니.

코 잃은 모든 자는 안다

내가 그들의 시인이라는 걸.



그들의 마지막 심판이 여인숙처럼 내겐 무섭다.

불타는 건물을 뚫고 창녀들은

오로지 나만을 聖物처럼 안아 내 와서는

하나님 전에 자신의 변호로 내밀 것이니.



그러면 하나님은 내 작은 책자에 눈물 흘릴 것이다.

그건 말이 아니라 덩어리져 달라붙은 경련의 무리.

하나님은 내 시를 옆구리에 낀 채 하늘을 달려 가서는

숨을 헐떡이며 자신의 친구들에게 읽어 줄 것이다.









여름 별장에서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가 겪었던 예외적 모험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푸슈키노 고장, 아쿨로프 산, 야로슬라프 기찻길에서 27킬로 떨어진 루먄체프 별장)



140개의 태양으로 불타 오른 저녁 노을,

7월로 줄달음질 친 여름,

폭염,

불타 오른 폭염--

별장은 그러했다.

등 구부려 아쿨로프 산이 된

푸슈키노 고장의 작은 언덕,

산 아래에는--

마을,

나무껍질처럼 휘어진 지붕.

마을 너머로--

구멍 하나,

아마도 그 구멍으로

매번 천천히 그리고 틀림없이

떨어졌을 해.

그리고 내일이면

다시

세상을 범람하려고

붉게 떠올랐을 해.

날이 갈수록

그 사실에

나는

못견디게

울화가 치밀었다.

그래서 어느날 모든 것이 공포 속에 시들어 버릴 정도로

울화가 치민 나는

대놓고 소리쳤다:
"냉큼 내려와!

햇볕 한복판에서 그만 어슬렁대라구!"

난 해에게 소리쳤다:

"식충!

구름한테 응석을 부리더니만,

허구한 날 포스터나 그리고 앉아 있단 말이냐!"

난 해에게 소리쳤다:

"어디 두고 보자!

이것 봐, 황금 이마,

그렇게

할 일 없이 서성대느니.

내게

차나 한잔 하러 오는 게 어때!"

아 내가 무슨 일을 저질렀던고!

난 죽었구나!

내게,

자진해서,

배로 그 해가,

햇빛 발걸음도 성큼성큼

벌판을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두려움을 나타내고 싶지 않아--

난 뒤로 숨는다.

어느새 해의 눈은 정원에 다다른다.

어느새 정원을 지나,

창가로,

문으로,

문틈새로 들어와

그 거구를 내려뜨리더니만

완전히 쿵 떨어져 내린다.

숨을 돌린 해는

베이스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불을 되돌려 오기는

천지개벽 이후 처음이군.

자네가 날 불렀던가?

차 가져 오게,

잼도 가져 오지, 시인!"

해의 눈에서 떨어져 내린 눈물,--

그 폭염이 날 미치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난 그에게

차를 내놓는다.

"자,

앉게나, 천체!"

나도 모르게 그만 대담해져

그에게 소리치고는,--

얼떨결에

벤취 귀퉁이에 앉아

걱정한다--더 악화되지만 말았으면!

그런데 이상한 빛이 해로부터

흘러내리고--

난 신중함에 대해선

잊어버린 채,

앉아, 차츰

천체와 대화를 나눈다.

이런 거

저런 거에 대해,

전신국이 무엇을 횡령했는지에 대해.

그러자 해가 말하길:

"알았어,

열올리지 말게,

만사를 단순하게 보라구!

그래 빛난다는 일은 내게

쉬울 것 같나?--

가서 한번 해보게나!--

이렇게 가고--

정말 가려는 듯이,

가서--그리고는 양쪽을 다 비쳐 주고!"

그렇게 우리는 어두워질 때까지--

즉 예의 그 밤이 올 때까지 수다를 떨었다.

벌써 어둠이 오다니?

우리는 완전히 친해져서

반말이다.

그리고 곧,

우정을 숨기지 못해

난 그의 어깨를 친다.

해도 그렇게 한다.

"친구, 자네와 나,

우리는 짝일세!

가자구, 시인,

가서 온통 빛을 발하며

세상의 잿빛 쓰레기더미 속에서

노래하세나.

난 내 해를 쏟아 붓고,

자네는 자내 해를

시로 쏟아 붓고."

그림자들의 벽이,

밤들의 감옥이

두 태양 아래 무너졌다.

시와 빛의 무질서여--

닥치는 것이면 무엇이든 밝혀라!

그러면 그것은 지쳐 버리고,

멍청한 잠꾸러기인

밤은

몸을 눕히고 싶어지겠지.

문득--난

전력을 다해 밝아지고--

그러면 날은 다시 울려 퍼진다.

언제나 빛나는 것,

어디서나 빛나는 것,

돈 江 사람의 마지막 하루까지

빛나는 것--

오직 그것뿐!

이것이 바로 나의,

그리고 해의 슬로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