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해적 때문에 시끄럽다. 소말리아의 해적이 케냐까지 내려와서 배를 납치한단다. 아무리 배가 크고 해적선이 작아도 꼼짝 못 한단다. 게다가 한국인 선원도 잡혀간다는 소식도 종종 들린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서는 '강감찬호'를 파병한단다. 해적 소탕하러. 2. '해적'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건 '캐리비안의 해적'이나 '원피스'가 떠오른다. 왠지 해적은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존재하지 않는 전설 상의 존재라고 여겨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영화나 만화의 소재로서만 등장할 법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 소말리아에서 있단다. 한 번 보고 싶다. 의 루피 의 잭 스패로우 3. '해적'이라는 코드는 확실히 매력적인 상품임에 틀림없다. '캐리비언의 해적'이나 '원피스'의 인기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렇게 '해적'이 '뜨는' 문화 아이콘이 되는 이유는, 아마도 해적이 '자유롭기' 때문일 것이다. 해적은 얽매이지 않는다. 어떤 윤리에도, 국가에도, 심지어는 신과 악마에게 조차 얽매이지 않는다. 4. '원피스'에 비해서 '캐리비언의 해적'은 좀 더 치졸한 해적상을 그리고 있다. '원피스'에서 주인공 루피와 그 해적단원들은 적어도 '자기 동료'들에 대한 의리는 지킨다. 그런데 비해 '캐리비언의 해적'에서는 동료고 뭐고 없다. 그들은 언제든지 동료를 팔아먹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럼에도 '캐리비언의 해적'에서도 해적조차 따라야 하는 '불문율'같은 것이 있었는데 잘 기억이 안 나므로 패스 -_-; 5. 그런데 무엇보다 이 해적 아이콘이 뜨는 이유는 그것이 '각자 좋을 대로 하라'는 포스트 모더니즘적 추세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해적이 인기가 좋아지는 이유는 국가가 타락했기 때문이다. '캐리비안의 해적'에서든 '원피스'든 국가는 '정의'를 내세우지만, 폭력을 휘두른다는 점에서는 해적이나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절대적 정의'라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고, 정의라는 것은 반드시 '누군가의 정의'이다. 따라서 '각자의 정의'를 따르라는 것이 '해적'이 갖고 있는 상징성의 의미다. 6. 허구의 산물인 만화나 영화에서 이러하다면, 현실에서는 어떠한가? 만화나 영화에서는 해적들이 '비교적' 착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이미지가 좋아 보일지는 모르지만, 소말리아의 해적단에 대한 이미지는 어떠한가? 소말리아의 해적들 역시 '각자의 정의'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누구도 비난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닌가? 사실 소말리아가 가난에 허덕이는 나라가 된 것은 강대국들의 '합법적인' 약탈 때문이 아닌가? 현재의 강대국들은 2차대전 전까지 많은 나라들을 식민 통치하면서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의 위치에 설 수 있었다. 그들은 현재 '승자'이기 때문에 역사는 그들을 '합법적'이라고, 또는 식민 통치가 오히려 식민지에게 유익했을 뿐더러 (근대화를 시켜주었기 때문에) 정의롭기까지 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한 자의 입장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세계는 어디까지나 약육강식의 원리에 의해 돌아갈 뿐이기에, 상대적 약자는 지금은 잘 안 쓰이는 '물리적 폭력'을 통해 살아갈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현재의 강자들은 '물리적 약탈'에 앞서 '금융-경제적 약탈'을 눈에 띄게 또는 은밀하게 자행하고 있다.) 따라서 차마 '물리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미 물리력을 행사하고 있는 소말리아 해적들을 동경하거나, 혹은 격려해야 되는 것은 아닌가? 7. 그런데 요즘 원피스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해적은 포스트모더니스트(탈근대인, 탈현대인)가 아닌, 그저 모더니스트(근대인)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근대에 이르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아니 사실 '근대성'이라는 것은 도달될 수 없는 이념일 뿐이라고 하는 게 낫겠다. 8. '근대성'이라는 말이 낯설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간단히 정리하자면, (1)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닌,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2) 완전한 진리 혹은 윤리를 추구함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최초의 근대 문학이라고 여겨지는 '돈키호테'에서 돈키호테는 누가 뭐라하든 간에 자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근대 철학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데카르트는 확실하지 않은 모든 것을 의심했을 때에도 의심될 수 없는 자아의 존재를 진리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러한 근대성은 학문적/종교적으로 보자면 독단적 진리 강요에 대한 반발이며, 정치적/사회적으로 보자면 신분 차별에 대한 반발이라고 할 수 있겠다. 9. 역사적으로 자유로운 학문의 연구 및 자유로운 의사 소통이 가능하게 되면서 그리고 신분 차별이 폐지되고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자리 잡으면서 근대성은 이미 실현되었고, 이제는 그 근대성이 한계를 드러내는 '탈근대' 시대라고 보는 것이 최근 추세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세계는 근대성에 가까워진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전근대적이라는 것이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신분 차별이 있던 시대보다는 더 많은 자유를 제공할지는 몰라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체제 내에서 역시 '차별'이 존재하며 예전 못지 않게 이 차별의 벽이 넘기 힘들다. 현재의 우리 나라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 나라는 형식적으로만 삼권 분립이지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예전의 '관습헌법'이라든지, 최근의 종부세 판결을 보면 알 수 있다. 강만수와 '접촉'했을 때의 예상대로 판결이 나고 말았다. 게다가 경제예측을 잘 해서 (MB曰) '입바른 소리'를 하게 된 '미네르바'라는 사람은 '정보 당국'에 의해 감시를 받고 있어서 더 이상 경제 예측을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뭐 여기에 대해서 말하자면 밑도 끝도 없으니까 이만.. (그나저나 해적 같은 정부가 해적을 소탕하러 간다니 우스울 따름이다.) 10. 여기서 잠깐 만화 감상. 우솝은 해적왕 로저의 동료였던 레일리를 만나서 전설의 보물 "원피스"가 어디 있는지를 물어보려 한다. 그 순간.. 내가 보기에 이 장면이 원피스 작품 전체의 핵심 장면이다. (아직 만화가 완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해적이란 무엇인가? 해적왕이란 무엇인가?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해적왕이다. 해적왕이 되는 것은 ,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물을 얻는 것도 아니고, 다른 모든 해적들보다 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이 모든 것들은 다 수단일 뿐이다. 자유로워지기 위한. 따라서 전설의 비보 "원피스"는 하나의 상징적 이념일 뿐이다. 11. 여기에서 해적'왕'과 해적 '쫄따구'가 구분된다. 해적 쫄따구들은 힘, 돈, 명예 등등을 위해서 해적질을 한다. 그런데 그 해적질은 타락한 국가의 해적질이나 다를 바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해적왕은 절대적인 자유를 추구한다. 이 점에서 해적왕은 다른 모든 해적들과 구분된다. 게다가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는 '타인의 자유' 또한 얻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윤리'가 필요하다. 원피스 독자라면 알겠지만 루피는 매우 윤리적인 사람이다. 그는 해적으로서 보물을 훔치는 일이 거의 없다. (있긴 있어도 약탈하는 경우는 없음) 그리고 그는 적이라고 할지라도 약자를 돌볼 줄 알며, 동료의 목숨을 귀중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적들 중에서 루피가 가장 쓰레기 취급하는 사람들은, 사람(동료)의 목숨을 하찮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놈들은 루피가 반드시 혼내준다. 따라서 그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해적일지 몰라도,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거의 '성인군자'요, '이상국가'의 실현자이다. 자, 이제까지 우리는 루피가, '무작정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부류의 졸개 해적이 아니라, '일정한 원리와 원칙'에 의거해서 자유를 추구하는 '해적왕(이 될 사람)'이라는 것을 살펴보았다. 이런 점에서 그는 아주 전형적인 '근대인'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포스트모더니즘에서도 '무조건 내 맘대로 하는 게 진리'라고는 말하지 않고, 어떤 원리와 방침들을 제시하기는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절대적인 진리'라는 것은 부정하는데, 이 점이 모순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원칙을 말하지 말든지, 절대적인 진리를 부정하지 말든지 아무리 정교한 논리를 만들어내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12. 여러 가지 말이 횡설수설 길었지만 여하튼,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은 원피스의 '대해적 시대'와 비슷한 상황이다. 해적 같은 정부와, 정부 같은 해적이 서로 싸운다. 만화라서 비현실적인게 아니라, 눈 뜨고 있어도 코 베어가는 세상이다. 그렇다고 졸개 해적들의 행태를 그대로 따라하지는 말자. 근묵자흑이어늘...27
해적과 근대성
1.
요즘 해적 때문에 시끄럽다.
소말리아의 해적이 케냐까지 내려와서 배를 납치한단다.
아무리 배가 크고 해적선이 작아도 꼼짝 못 한단다.
게다가 한국인 선원도 잡혀간다는 소식도 종종 들린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서는 '강감찬호'를 파병한단다.
해적 소탕하러.
2.
'해적'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건 '캐리비안의 해적'이나 '원피스'가 떠오른다.
왠지 해적은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존재하지 않는
전설 상의 존재라고 여겨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영화나 만화의 소재로서만 등장할 법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 소말리아에서 있단다.
한 번 보고 싶다.
의 루피
의 잭 스패로우
3.
'해적'이라는 코드는 확실히 매력적인 상품임에 틀림없다.
'캐리비언의 해적'이나 '원피스'의 인기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렇게 '해적'이 '뜨는' 문화 아이콘이 되는 이유는,
아마도 해적이 '자유롭기' 때문일 것이다.
해적은 얽매이지 않는다.
어떤 윤리에도, 국가에도, 심지어는 신과 악마에게 조차 얽매이지 않는다.
4.
'원피스'에 비해서 '캐리비언의 해적'은 좀 더 치졸한 해적상을 그리고 있다.
'원피스'에서 주인공 루피와 그 해적단원들은 적어도 '자기 동료'들에 대한 의리는 지킨다.
그런데 비해 '캐리비언의 해적'에서는 동료고 뭐고 없다.
그들은 언제든지 동료를 팔아먹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럼에도 '캐리비언의 해적'에서도 해적조차 따라야 하는 '불문율'같은 것이 있었는데
잘 기억이 안 나므로 패스 -_-;
5.
그런데 무엇보다 이 해적 아이콘이 뜨는 이유는
그것이 '각자 좋을 대로 하라'는 포스트 모더니즘적 추세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해적이 인기가 좋아지는 이유는 국가가 타락했기 때문이다.
'캐리비안의 해적'에서든 '원피스'든
국가는 '정의'를 내세우지만,
폭력을 휘두른다는 점에서는 해적이나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절대적 정의'라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고,
정의라는 것은 반드시 '누군가의 정의'이다.
따라서 '각자의 정의'를 따르라는 것이 '해적'이 갖고 있는 상징성의 의미다.
6.
허구의 산물인 만화나 영화에서 이러하다면,
현실에서는 어떠한가?
만화나 영화에서는 해적들이 '비교적' 착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이미지가 좋아 보일지는 모르지만,
소말리아의 해적단에 대한 이미지는 어떠한가?
소말리아의 해적들 역시 '각자의 정의'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누구도 비난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닌가?
사실 소말리아가 가난에 허덕이는 나라가 된 것은
강대국들의 '합법적인' 약탈 때문이 아닌가?
현재의 강대국들은 2차대전 전까지 많은 나라들을 식민 통치하면서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의 위치에 설 수 있었다.
그들은 현재 '승자'이기 때문에 역사는 그들을 '합법적'이라고,
또는 식민 통치가 오히려 식민지에게 유익했을 뿐더러 (근대화를 시켜주었기 때문에)
정의롭기까지 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한 자의 입장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세계는 어디까지나 약육강식의 원리에 의해 돌아갈 뿐이기에,
상대적 약자는 지금은 잘 안 쓰이는 '물리적 폭력'을 통해 살아갈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현재의 강자들은 '물리적 약탈'에 앞서 '금융-경제적 약탈'을 눈에 띄게 또는 은밀하게 자행하고 있다.)
따라서 차마 '물리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미 물리력을 행사하고 있는 소말리아 해적들을 동경하거나, 혹은 격려해야 되는 것은 아닌가?
7.
그런데 요즘 원피스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해적은 포스트모더니스트(탈근대인, 탈현대인)가 아닌, 그저 모더니스트(근대인)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근대에 이르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아니 사실 '근대성'이라는 것은 도달될 수 없는 이념일 뿐이라고 하는 게 낫겠다.
8.
'근대성'이라는 말이 낯설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간단히 정리하자면,
(1)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닌,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2) 완전한 진리 혹은 윤리를 추구함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최초의 근대 문학이라고 여겨지는 '돈키호테'에서 돈키호테는
누가 뭐라하든 간에 자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근대 철학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데카르트는
확실하지 않은 모든 것을 의심했을 때에도 의심될 수 없는 자아의 존재를
진리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러한 근대성은
학문적/종교적으로 보자면 독단적 진리 강요에 대한 반발이며,
정치적/사회적으로 보자면 신분 차별에 대한 반발이라고 할 수 있겠다.
9.
역사적으로 자유로운 학문의 연구 및 자유로운 의사 소통이 가능하게 되면서
그리고 신분 차별이 폐지되고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자리 잡으면서
근대성은 이미 실현되었고,
이제는 그 근대성이 한계를 드러내는 '탈근대' 시대라고 보는 것이 최근 추세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세계는 근대성에 가까워진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전근대적이라는 것이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신분 차별이 있던 시대보다는 더 많은 자유를 제공할지는 몰라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체제 내에서 역시 '차별'이 존재하며
예전 못지 않게 이 차별의 벽이 넘기 힘들다.
현재의 우리 나라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 나라는 형식적으로만 삼권 분립이지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예전의 '관습헌법'이라든지, 최근의 종부세 판결을 보면 알 수 있다.
강만수와 '접촉'했을 때의 예상대로 판결이 나고 말았다.
게다가 경제예측을 잘 해서 (MB曰) '입바른 소리'를 하게 된 '미네르바'라는 사람은
'정보 당국'에 의해 감시를 받고 있어서 더 이상 경제 예측을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뭐 여기에 대해서 말하자면 밑도 끝도 없으니까 이만..
(그나저나 해적 같은 정부가 해적을 소탕하러 간다니 우스울 따름이다.)
10.
여기서 잠깐 만화 감상.
우솝은 해적왕 로저의 동료였던 레일리를 만나서
전설의 보물 "원피스"가 어디 있는지를 물어보려 한다.
그 순간..
내가 보기에 이 장면이 원피스 작품 전체의 핵심 장면이다. (아직 만화가 완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해적이란 무엇인가?
해적왕이란 무엇인가?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해적왕이다.
해적왕이 되는 것은 ,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물을 얻는 것도 아니고,
다른 모든 해적들보다 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이 모든 것들은 다 수단일 뿐이다.
자유로워지기 위한.
따라서 전설의 비보 "원피스"는 하나의 상징적 이념일 뿐이다.
11.
여기에서 해적'왕'과 해적 '쫄따구'가 구분된다.
해적 쫄따구들은 힘, 돈, 명예 등등을 위해서 해적질을 한다.
그런데 그 해적질은 타락한 국가의 해적질이나 다를 바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해적왕은 절대적인 자유를 추구한다.
이 점에서 해적왕은 다른 모든 해적들과 구분된다.
게다가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는 '타인의 자유' 또한 얻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윤리'가 필요하다.
원피스 독자라면 알겠지만 루피는 매우 윤리적인 사람이다.
그는 해적으로서 보물을 훔치는 일이 거의 없다. (있긴 있어도 약탈하는 경우는 없음)
그리고 그는 적이라고 할지라도 약자를 돌볼 줄 알며, 동료의 목숨을 귀중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적들 중에서 루피가 가장 쓰레기 취급하는 사람들은,
사람(동료)의 목숨을 하찮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놈들은 루피가 반드시 혼내준다.
따라서 그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해적일지 몰라도,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거의 '성인군자'요,
'이상국가'의 실현자이다.
자, 이제까지 우리는 루피가,
'무작정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부류의 졸개 해적이 아니라,
'일정한 원리와 원칙'에 의거해서 자유를 추구하는 '해적왕(이 될 사람)'이라는 것을 살펴보았다.
이런 점에서 그는 아주 전형적인 '근대인'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포스트모더니즘에서도 '무조건 내 맘대로 하는 게 진리'라고는 말하지 않고,
어떤 원리와 방침들을 제시하기는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절대적인 진리'라는 것은 부정하는데,
이 점이 모순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원칙을 말하지 말든지, 절대적인 진리를 부정하지 말든지
아무리 정교한 논리를 만들어내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12.
여러 가지 말이 횡설수설 길었지만
여하튼,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은 원피스의 '대해적 시대'와 비슷한 상황이다.
해적 같은 정부와, 정부 같은 해적이 서로 싸운다.
만화라서 비현실적인게 아니라, 눈 뜨고 있어도 코 베어가는 세상이다.
그렇다고 졸개 해적들의 행태를 그대로 따라하지는 말자.
근묵자흑이어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