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22. 내원사

황영희2008.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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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을단풍을 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일을 마치고 무작정  운전대

를 잡았다.

 

 

튀김과 떡볶이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자판기 커피 한 잔을 즐기려

버튼을 눌렀는데,, 이런 얼음커피로 잘못 눌러버렸네 ;;;

 

강변도로를 따라 달리다 전광판을 보니 대동IC까지 7Km정체란다.

안되겠군. 화명동을 지나 금곡으로 해서 국도로 가야겠다.

한 시간하고도 삼십여분만에 도착한 내원사. 입장료가 나를 포함해

서 자동차까지 4,000원 이란다. 에공 비싸라. ㅡ.ㅡ+

입구쯤에 차를 세워놓고 걷기 시작!

 

 

차를 세워둔 곳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아 처음으로 보이는 다리.

여기까진 힘들지 않다.

공기도 좋고 사방으로 보이는 산들, 나뭇잎이 낙엽이 되어 많이 떨어져버

리기는 했지만 아직 그 붉은 기운을 머금고 있다.

 

 

열심히 부지런히 걷고 또 걷는다. 이 길이 이렇게 길었던가?

전에 왔을땐 길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차를 타고 올라와서 그랬나.

토요일인데도 사람이 많지 않다.

덕분에 조용히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걸을 수 있다. 차를 타고 오지 않

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좋은 공기를 또 어디서 마셔보겠어.

 

 

내원사를 올라가는 곳곳에 이런 돌무더기들이 있다.

그들은 내원사를 오가며 소원을 빈다.

가족들의 건강과 연인과의 오랜 사랑 그리고 모든 세상의 시련에서 자

신들이 이기기를, 또 행복이 내내 자신들의 삶에 오래도록 깃들기를 소망

하고 또 소망한다.

 

 

가을의 색깔에 취해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가며 쉬지않고 걸었더니 드

디어 내원사의 입구에 다다랐다.

스님들께서 일심으로 수행하시는 곳이라 입구엔 경적금지 푯말이 떡

하니 서 있다.

 

 

 

 

사실 내원사는 그리 볼 것이 없다. 생각보다 작은 절이다.

그래도 사람들이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산세가 아름답고 올라오는 동안

느낄 수 있는 삼림의 상쾌함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그것도 이번엔 별로 느끼지 못했다. 여기저기 공사를 하는 통에

계곡의 돌 위엔 시멘트 가루가 회색빛으로 쌓이고 계곡물도 뿌옇다.

해마다 철이 되면 찾는 이가 많아 어쩔 수 없는 공사라지만 좀 불편

하더라도 그냥그냥 놓아두면 참 좋읗텐데,,, 아쉽다.

 

 

우스갯소리로 대한민국의 명당이란 명당은 절이 다 꽤차고 있다고 누

가 말했다. 그 말이 참말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내원사의 경치는 아름

다웠다.

현시대에 길이 생겨서 그렇지 옛날엔 꼬불꼬불 돌맹이 길에 비라도 오

면 물웅덩이가 생겨 다니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텐데도 절은

산 속에 둘러쌓여 그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시려 가는 도중에 만난 맛난 감들.

예쁘게 깍아 실에 대롱대롱 매달아 놓았다. 말려서 맛난 곶감으로

변신시킬려는 것이지요. 스님들의 영양간식인가? ㅋ

 

 

이십여분을 절에서 보내고 내려오는 길.

저만치서 보니 아까보단 사람들이 많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상점들

은 모두들 같은 상품들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다.

어! 저기 모과네~ 향기를 맡아보고 요리조리 빛깔도 보고 다른 것들이랑

크기도 비교해 보면서 걔중에 젤루 예쁜것으로 고른다.

그래봐야 모과지만.

 

 

 

 

하산하는 길에 보니 올라갈 때는 보이지 않았던 다른 자연이 눈에 들

어온다. 겨울동안 굶주릴 설치류들을 위한 작고 빨간 열매, 이제 곧 다

가올 겨울을 위해 나무를 떠나야 하는 마른 나뭇잎, 그리고 다시 찾아

올 봄을 미리부터 준비하고픈 겨울눈.

자연은 그렇게 베풂과 배려와 준비함을 조용히 가르쳐 주고 있었다.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

대충 보아도 연인들의 흔적이 많다. 그들은 언제나 함께 무언가를 하고

남기는 것을 좋아한다. 이들 중 백년해로의 약속을 한 사람은 몇 명이

나 될까,,

 

사랑은 아름답고 행복하고 영원할것 같지만 꼭 그렇진 않다.

슬프고 고독하고 아픔으로 가득하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랑을 갈망한

다. 그건 바로 자신이 살아있다는 명백한 증거니까.

 

 

계곡의 물위로 잔뜩 떨어진 낙엽이 예쁘다.

계곡은 내가 멈춘 동안에도 흐르고 있고 내가 살아서 볼 수 있는 내도록

흐를것이다. 하늘을 담고 있는 계곡은 그야말로 시리도록 아름답다.

 

 

마지막 한 컷.

바람이 불어주기를 기다리는 씨앗들. 내년이 되면 다시 예쁜 꽃을 피워

곤충들의 먹이가 되고, 사람들의 기쁨이 되고, 아이들의 장난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씨앗이 되어 어디론가 날아가겠지.

 

이렇게 시간은 반복되지만 사람들은 저마다의 추억을 산처럼 쌓는

다. 그리고 그 추억으로 생을 마감할때까지 머릿속에서 되돌리고 또 되

돌려 보며 행복해 한다.

늘 범사에 감사하며,,,

 

  바람이 분다 - 이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