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통령 덕분에 잠이 안 온다...

정희찬2008.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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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통령 덕분에 잠이 안 온다...


최근 남북경제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북한 개성공단사업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다. 남한의 우수한 기술력과 자본력 그리고 북한의 저렴한 인권비와 광물자원 등 남북경제 협력의 시험대 위에서 시작된 개성공단사업의 경제적 효과는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남북경협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할 경우 남한은 최소 5천억원 이상의 투자 손실 이 외에도, 2조 5천억원 가량의 경제적 효과도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성공단사업이 중단될 경우에 경제적 피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개성공단사업의 협력업체 수 3100여개가 도산하고, 협력업체 고용인원 16만명의 일자리도 위협을 받는다. 그리고 개성공단에 입주한 사업체의 경우 도산을 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거래업체로부터 신용을 회복하기 어려워 재기의 기회도 불가능해지고, 우리나라의 해외신용에도 큰 타격이 예상되기도 한다. 당연히 남북의 정치적 냉각으로 외국인들의 투자유치도 어려워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렇듯 개성공단사업이 중대한 위기에 처하자, 일부 정치와 경제의 상관성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 중에는 처음부터 정치적으로 불안한 북한에 투자를 하지 않아야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성공단사업은 경제적 목적 이외에 통일을 염둔 포석이다. 남한이 남북경제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북한을 단순히 경제적으로 도와주고 지원하는 차원이 아닌 우리의 경쟁 상대국인 중국이 남북한냉각기를 이용해 북한의 다양한 분야의 경제적 잠식을 차단하고 경쟁의 우위를 확보하려는 경제전쟁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과거 舊 러시아가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국의 영토였던 알레스카를 미국에 헐값에 매각했었다. 그런데 그 얼음과 불모의 땅이었던 알레스카에서 검은 황금으로 불리는 석유가 쏟아지고, 관광자원으로 개발되어 경제적 효과는 물론 군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자국의 영토를 헐값에 매각하는 어리석은 나라는 찾기 힘들다. 그러나 우리에게 유일하게 매입할 수 있는 땅이 북한이라고 주장 한다면, 국내 사람들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펄쩍 뛸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남한의 국민 된 입장으로 북한 영토를 생각하면 군침이 도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무력으로 북한영토를 차지하지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설혹 그렇게 해서라도 차지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현실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는가? 한반도에서 전쟁이라도 발발하면 짧은 시간에 희생자가 100만명 이상, 남한의 산업시설은 전쟁의 와중에 초토화 될 것이라는데, 어찌 내가 그런 손해를 보는 장사인 전쟁을 수행 하자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사실 나는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주의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약삭빠른 장사꾼다운 경제논리로 남북경제협력에 대해 논하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어쨌건, 정치란 자신의 견해와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설득해서 협상을 이끌어내는 고도의 기술이다. 그러나 속된 말로 바꾼다면, 정치란 장사꾼과 같다. 훌륭한 장사꾼은 자신이 싫고 좋아하는 사람을 구분하지 않고 물건을 많이 판매한다. 국민들은 장사를 잘하는 정치지도자를 만나야 배불리 먹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 이왕이면, 국민들에게 배불리 먹게 하고 편안하게 살아가도록 하면서도 풍부한 문화적 삶을 살도록 만들어주는 정치지도자가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고 그 무엇이랴?


과거 조선의 광해 집권 시절, 명나라는 청나라와 전쟁을 준비하면서 조선에 파병을 요구하였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가 조선을 도와서 왜구를 물리쳤으니, 이번에는 조선이 자신들을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임진왜란이 끝난 지 얼마 안된 조선의 입장에서 국내 경제는 피폐한 상태였고, 새로 중원에서 세력을 넓혀가던 청나라의 기세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광해는 명분과 실리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광해는 명나라의 요구 조건대로 조선의 병사를 파병하게 된다. 그러나 광해는 은밀히 밀사를 보내어 파병된 조선의 수장에게 절대 청나라와 싸우지 말고, 오히려 싸우는 척 하다가 거짓 투항을 하라고 명령한다. 이러한 광해의 지략은 명나라에게 명분을 잃지 않고, 청나라와 전쟁을 하지 않게 되어 실리를 챙기는 이중적 외교 전략이었다. 훌륭한 정치적 장사꾼이란 광해와 같은 인물이다.


그런데,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방문 중에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통일하는 게 최후의 궁극적 목표”라는 발언과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공동 제안에 찬성하는 한 표를 행사했다. 이러한 일련의 발언은 국내 보수적 세력들에게 환영받을 만하지만북한의 입장에서는 남한이 흡수통일을 계획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아주 충분한 발언이었다.

 

또한 이번 유엔 대북인권결의안에 정부가 찬성표를 던진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알다시피 북한의 인권은 열악한 상태이고, 아직도 북한에 납치되어 돌아오지 못하는 가족을 두신 분들은 이번 정보의 조치에 환영할 만하고,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해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7년 10월 북한에 납치되었다가 돌아온 귀환자들이 북한당국을 유엔의 인권위원회에 제소한 것처럼 민간인 차원의 방법은 나름의 유효한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우리 정부가 유엔 대북인권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이미 찬성 95, 반대 24, 기권 62표로 유엔 대북인권결의안은 찬성으로 가결될 것이라는 예견이 있었다. 훌륭한 장사꾼은 이득을 챙기기 위해 속내를 끝까지 숨기는 법이다. 별다른 의미 없는 한 표로 고집불통 북한을 자극시켜 어떤 실리를 챙겼을까? 정권 말기에 이른 부시 행정부에 대한 의리였을까?


이명박 대통령은 항상 경제가 최우선이라고 말해왔다. 그런데 자신의 발언 하나로 개성공단사업의 위기가 좌초될 수 있음은 정말 몰랐을까? 이젠 경제보다 국내 보수적 세력들로부터 지지율을 끌어내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해야할까? 한신은 중국 역사에 유방에게 천하를 안겨준 영웅이다. 한때 그는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고자 백정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나가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감정의 치우침 없이 한발 물러나 자신을 낮추고 후일을 기약했던 그의 선택은 옳았다.


단순히 이쪽에서 저쪽을 향해 목소리만 높인다고 북한의 인권이 개선될 것인가? 그냥 무작정 인내하고 기다린다고 북한이 개방을 할 것인가? 북한의 개방이 늦춰지거나 후퇴했을 때에 더 막대한 복구 비용은 들어가는 것은 알고 있을까? 과거의 해묵은 원한으로 후손들이 보다 넓은 영토에서 마음껏 달리며 살 수 있는 지혜는 어디에 있을까?

 

여름날 개장수도 오징어 한 마리로 동네에 집체만한 개를 훔친다는데, 오징어 한 마리로 벌벌 떠는 꼬락서니로 어찌 통일을 구현해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북한 영토만 생각하면 군침이 돈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나와 같은 사람을 무척 미워하겠지만, 어찌하랴, 나도 남한의 국민으로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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