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군인남자친구

김성희200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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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군인남자친구

"군대"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었을 땐 그랬습니다.

훗날 내 사랑이 군대에 가게 되더라도 헤어지고 가는 것이 맞다고.

전역을 한 후에도 서로가 그립다면

그 때 다시 만나는 것이 맞다고 말이죠.

 

하지만 군대에 갈 나이의 연애를 하게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2년이라는 시간동안

태어나서 처음겪는 일들을 견뎌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을 때 내가 힘이되어 줘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어요.

 

왜 기다리냐고.. 기다려봤자라고.....

더 좋은 사람 많다고...

 

하지만 전 알아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사랑하는 사람이 입대를 하게되면 헤어지지 못한다는 걸.

혹 그분이 남자라면,

사랑하는 여자가 기다려주길 바란다는 걸.

분명히 그래요.

 

누가 더 힘이든지는 가리기가 힘들겁니다.

 

대한민국에 있는지도 몰랐던 이상한 이름의 지역에서

지독하게 추운 겨울과 지독하게 더운 여름에

익숙해지지 못하고 힘들 그 사람과,

수많은 기념일과 반짝이는 날들과 서럽게 아픈 날을 혼자 버티며

전화기 하나에 매달리며 있어야 하는 기다리는 사람.

 

세상 모두가 그대로인데 너 하나만 없는 내 세상과

세상 모두가 바뀌고 너 하나만 그대로인 너의 세상중에

누가 더 힘들고 덜 힘들지 가리기는 힘든 일입니다.

 

 

남자친구의 군입대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로맨틱하지 못하죠.

 

한밤중에 열이나고 아파도

달려와 줄 수 없도

아무리 보고싶어도 휴가나

멀고 먼 강원도 산골까지 면회를 가지 않는 이상은

절대로 만나지 못합니다.

 

짦은 만남을 뒤로하고 헤어질 때엔

수없이 버스안과 버스밖에서

눈을 마주쳐야하고

억지로 웃어야 하고

다시 보자고 말해야하고

 

나도 모르게 온 부재중전화는

다음 전화를 받기전까진

안절부절하게 만들기도 하구요.

 

직접 만나지 못해서 쌓인 오해들은

입대전과 전혀 다른 강도로 연타해옵니다.

 

디데이를 세어가며 휴가를 기다리고 외박을 기다리고

내 정신세계가 온갖방해를 무릅쓰고 너 하나에 집중되며

아주 빈번히 핸디캡이 많아지는 생활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행복한 일도 많아요.

 

매일보던 그 사람의 부재가

소중함이라는 단어를 다시보게 해 주었고

함께 있을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게 해 주었죠.

 

새삼스럽게 전화라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발명품인지도 알았고

평생 해보지 않았을 우표붙여 보내는 편지도 지겹도록 써봤습니다.

 

그를 만나러 가는 길 버스안의 길고 긴 시간이

얼마나 설레이는 것인지도 느껴보았고

면회가서 그 사람 기다리다가                         

잠시 눈을 다른곳으로 돌린동안

내 앞에 달려와 턱까지 찬 숨을 들이쉬며

마법처럼 서있던 모습을.

 

난 아직도 기억합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그렇게 가슴깊이 들어본 장소가 없습니다.

 

보고싶다는 말을

그렇게 눈물나게 들어본 전화는 없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이 사람을 사귀면서

내게 최고의 시간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이런경험을 언제다시 해 볼까요.

 

피하지 못하는 2년이라면

잊지못할 추억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가 돌아올 날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안에서 힘들 그대를 생각하면

남은 날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가 간 후로 단 하루도 평범한 날이 없었습니다.

그가 돌아올 때 까지 그럴 겁니다.

 

멋진사람이 되어 돌아올

내가 사랑하는 내 남자친구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그가 돌아오는 날,

평생 잊지못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2년을 선물해줘서 고맙다고,

그리고

수고했다고 말하며

 

안아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