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저의 사랑이라면 ...

김지혜2008.11.27
조회55

만파식적

-남편에게-

              김승희

 

 

 

더불어 살면서도

아닌 것 같이

외따로 살면서도

더불음 같이

그렇게 사는것이 가능할까?

 

 

간격을 지키면서

외롭지 않게

외롭지 않으면서

방해받지 않고

그렇게 사는 것이 아름답지 않은가..?

 

 

두개의 대나무가 묶이어 있다

서로간의 기댐이 없기에

이음과 이름 사이엔

투명한 빈자리가 생기지

그 빈자리에서만

불멸의 금빛 음악이 태어난다

 

 

그 음악이 없다면

결혼이란 악천후,

영원한 원생동물들처럼

서로의 돌기를 뻗쳐

자기의 근심으로

서로 목을 조르는 것

 

 

더불어 살면서도

아닌 것 같이

우리 사리엔 투명한 빈자리가 놓이고

풍금의 내부처럼 그 사이로는

바람이 흐르고

별들이 나부껴

 

 

그대여ㅡ 저 신비로운 대나무피리의

전설을 들은 적이 있는가?,,

외따로 살면서도

더불음 같이

죽순처럼 광명한 아이는 자라고

악보를 모르는 오선지 위로는

자비처럼 서러운 음악이 흘러라...

 

 

 

 

 

 

 

 

 

 

 

 

 

 

 

 

 

 

 

 

항상 내가 기다리던 사랑이라는 놈의 모습은

오래도록 인내하고 진득하게 아름다운 그런 모습이었어

 

어쩌면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버린 슴살의 만남은

너무 서로의 영역을 배려하지 않은 탓에 망가져 버렸을지도 몰라

 

우리들 각자는 다 자기의 모습도있고 시간도있고 인생도있는건데

단지 보면 좋다는 이유만으로 한단계만큼의 뒷전도 용납하지않고서

서로를 서로안에 가둬버렸던 탓이었는지도 몰라

 

단지 최우선순위가 되지않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섭섭함에 잠을 이루지못했던

마음이 무너져버릴것같았던

따지고들지 않을수없었던

그런 탓이었는지도 몰라

 

서로의 정신적 신체적 영혼적 시공간을 배려하지않은 관계는

결국 엉겨버리고 말게되어있어

그러다보면 문제가 생기고 부서지게 되어있는거야

 

'자아의 부재'

의 무서움은

'사랑의 결별'

보다 더 깊고 어두워

 

 

 

 

 

어쩌면 견우와 직녀의 모습은

정말 바람직한 사랑의 예시가 아닐까 싶어

 

각자의 생활을 열심히 해내고 나서야

서로에게 더 충실해 질수 있다는

멋진 모습이 부러워

 

아마 다음에 인연을 만날수있다면

조금 적게만나도

조금 적게놀아도

그게 덜 사랑한다는 말은 아닐테니

각자에게도 충실하고

서로에게도 충실할수있는

 

그런 멋진 만남을 가졌음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