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중에 횡설수설

최홍규2008.11.29
조회73

 

 

 

좋은 사람이었다.

 

좋은 사람이었고,

 

그냥 나를 사랑해주는 그런 좋은 사람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소통할 수 있는 여러가지 것들을

 

즐기고, 또, 느꼈으며, 그렇게 소통을 했다.

 

우리는 서로가 좋은 존재라는 것을 알았고,

 

서로에게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너무 가슴이 뛰어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두렵기도 했다.

 

언제나 좋을 수 없다는 것을 그간의 세월의 흔적으로

 

알아차려버린 나는. 지금의 모든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더 애틋했다.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몸의 떨림으로 알아버렸을때

 

그렇게 애틋하고, 그리웠다.

 

 

세상에서 우주에서 우리가 같은 존재로 태어난 것 같았다.

 

우리의 생각은 심장의 진동으로 느껴졌고,

 

신경들의 집중으로 서로의 존재를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알아가고 있었고,

 

두려울 것도 없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아파했고, 안타까워 했다.

 

애틋하고, 그리운 감정만으로

 

세상에서 우리는 하나의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그것을 알아버렸을때,

 

함께 있어 두려워했던 감정들이 현실에 나타났음이 느껴졌다.

 

그때의 감정을 고이 간직할 수 있을까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만은 기억해주길 바라면서,

 

그렇게 마음을 닫았다.......

 

 

심장도 떨리지 않는다.

 

신경들은 서로 분산되어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미 지향점을 잃어버렸다.

 

갑자기 수돗물에 세수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양심이 있고, 조금이라도 앞뒤를 분간할 줄 안다는 것에

 

환멸이 느껴졌다.

 

 

다음에는 생각이 없는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사는 지 알 수 없는 사람으로 태어나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랑하고 싶다.

 

그리고, 꼭 내가 알고 있는 그 존재와 다시 만나고 싶다.

 

그 존재도 생각이 없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그냥 그렇게 우리 두 존재가 함께 하는 것만으로 환희에 찬.

 

그냥 그런 존재들로 우리가 만났으면 좋겠다.

 

 

 

 

언제나 여행은 추억으로 남는다.

 

그것이 좋은 추억이든 안좋은 추억이든......

 

난 좋은 여행을 갔고, 정말 살고 싶은 곳이어서,

 

그 곳에 눌러 살았다.

 

눌러살다가 보니, 그 환경은 내가 이제까지 살아온 환경들에

 

어긋나는 것들이었다. 몸에 맞지 않는 옷들과

 

용기내서 바꿔야 하는 그런 풍습들이 있었다.

 

이제 나에게 좋은 풍경을 선사했던

 

그 여행지에서 다시 내가 몸담았던 곳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잠깐 쉬다가는 휴양지가 아니어서,

 

너무 정이 많이 들었고, 사랑스러웠던 곳이어서,

 

오히려 그래서 또 가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난 그곳에 가면 피해를 주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멋졌다. 나를 받아준 그곳도, 그곳의 환경들도.......

 

이제 나에게 맞는 여행지를 찾아야 할때다.

 

정착하여 살고 싶은 곳이 있더라도,

 

난 이제 그런 곳을 잠깐 쉬다가는 휴양지로

 

그렇게 생각하며 살 것 같다.

 

아니, 정착하며 살고 싶은 곳을 찾을 수 있을거란 확신이

 

이젠 전혀 들지 않는다.

 

 

그래도 내가 갔던 여행지는

 

내가 봤던 멋진 풍경으로 그 모습으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주 멋지고, 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

 

꼭 가서 정착하라고 권해주고 싶다.

 

아마 그 환경에 맞는 그릇의 사람이라면

 

정말 멋진 사람일 게다.

 

 

나의 존재는 이제없다.

 

나의 존재가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은 더더욱 없다.

 

나를 사랑하는 존재로 규정지어줄 다른 존재가 없기에 그렇다.

 

 

난 없는 존재임이 확실하다.

 

이제 그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