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휘 <불꽃>

김원200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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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휘 <불꽃>

 

 

껍질 속에 몸을 오므리고 두더지처럼 태양의 빛을 꺼린 삶

산것이 아니라 다만 있었다 마치 돌맹이처럼

결국 너는 살아 본 일이 없었던 것이다

 

살아야겠다. 그리고 살았다는 증거를 보이고 다시 죽어야 한다

 

현은 기를 쓰는 반발의 감정 속에서 예기치 않은 새로운 힘이

움터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힘이 조금씩 조금씩 마음에 무게를 가하더니

전신에 어떤 충족감이 느껴지자

현은 가슴속에서 갑자기 우직하고 깨드려지는

자기 껍데기의 소리를 들었다.

 

조각을 내고 부서지는 껍질,

그와함께 거기서 무수한 불꽃이 튀는 듯 했다

그것은 다음 차원에의 비약을 약속하는 불꽃, 무수한 불꽃,찬란한 그 섬광, 불타는 생애의 의욕, 전신을 흐르는 생명의 여울, 통절히 느껴지는 해방감

현은 끝없이 푸른 하늘로 트이는 마음의 상쾌를 느꼈다.

 

 

선우휘